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정철상 지음 / 라이온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직장인의 50% 이상은 직장을 다른데로 옮기겠다는 말을 달고 산다. 대우가 안 좋아서, 보수가 작아서 등의 이유로 회사의 불만을 토로하며 결론은 다른데 가겠다로 끝맺는다. 물론 젊은 사람들이 이런 호기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나오면 운이 없게도 몇 개월간 실업상태로 지낼 수도 있다. 삶에 안주하면 안 되겠지만, 너무 불만만 갖는 직장생활도 위험하다. 도서 <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라이온북스, 2011)를 보면 직장이 아닌 직업을 바꾼 이야기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첫 직장에서 맡은 직무가 직업이 되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데, 저자는 직업 자체가 바뀌었다. 능력이 뛰어나고 만능이라서 그 어떠한 필드에서도 적응이 가능해서? 진취적인 개척정신 때문에?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생존을 위해 맞딱뜨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험난한 직업 전선으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능력이 부족했던 탓에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의 청년들처럼 나 역시 입사 지원에서 수없이 고배의 잔을 마셔야만 했다. 사실 내가 원했던 좋은 기업들 대다수가 나를 원하지 않았다.] 21p
저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도전했다. 다른 자기계발서에는 자신의 진취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글로 포장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겸손하게 자신의 능력을 표현하고, 상황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시켰다. 처음 책 제목에서 소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자기계발서라 예상이 빗나갔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의 소설같은 인생을 읽게됨으로써 실감나는 글을 접할 수 있었다. 최근 신문 만평에, 대부업체들이 대학 총장에게 인사하는 만화가 나왔다. 수천만원의 대출을 안고 대학 졸업을 위해 학자금을 납부한 대학생들이 신용불량자의 문턱에 와 있다. 대학을 나와서도 어려운 취업상황, 그 상황을 극복시켜주기 위해 현실을 인식시키고, 훈련을 아끼지 않는 저자의 활동이 잘 씌여있다. 대구대학교 취업전담교수 타이틀이 이를 보증한다.
[스스로 자신을 고용하는 자는 다른 사람에게 고용을 부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고용된 자를 '직장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고용된 자'의 줄임말을 '고된자'라고 한다.] 231p
사회에 첫 발을 내 딛는 이들은 이력서라는 고용요청서을 제출한다. 하지만 남들의 눈에 잘 보이려고만 노력하다 보니 자신감보다는 항상 부족하게만 보인다. 상대적으로 뛰어난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항상 자신이 남들보다 떨어진다고 생각되기 마련이다. 이에 저자는 스스로 자신을 고용하는 개념에 대해 소개한다. 일단 자신이 스스로를 고용할만큼의 자신감을 얻으면 남들 앞에서도 더 당당해질 수 있다.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타인에게 자신을 상품화 할 수 있겠는가? 도서 분위기가 젊은 느낌이 나서 저자의 나이대를 판단하기 쉽지 않았는데, 386세대의 시대 분위기에 그의 연륜을 녹아낸다. 지금은 40대가 되었지만, 10년 전에는 30대에 80년대 학번, 60년대 생으로 통하던 부류였다. 사회운동과 군사정권, 문민정권의 과도기를 보내며 사회의 부적응 학번이기도 했던 그들은 요즘 세대가 겪는 아픔을 먼저 겪었을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이들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다시 한번 힘든 세대를 감당하기도 하고, 회사 중역이 되거나 아니면 사회 하위 계층으로 떠밀렸을 수도 있다. 직업을 많이 바꾸면서 많은 역경을 견뎌냈다. 그러면서 도전해야할 의무를 가진 20대를 독려할 사회의 멘토로서의 자격이 갖추어졌다. 사회에는 이보다 더 우여곡절이 많은 사람이 있을텐데, 그가 찾아낸 코칭능력으로 대학생들에게 좋은 선배가 되어주는 저자. 강연도 직접 들어보고 싶다.

www.wece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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