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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배반 - 뒤집어보고, 의심하고, 결별하라
던컨 와츠 지음, 정지인 옮김, 황상민 해제 / 생각연구소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도서 < 상식의 배반 >(생각연구소, 2011). 원제는 Everything is obvious. '모든 건 분명하다'라고 해석이 되는데, 반어적인 표현이라 본다. 상식이라고 여겼던, 진리라고 생각했던 여러 사실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오류를 지적한다. 이런류의 책이 다수 출간되었기 때문에, 비교하면서 읽기 좋았다. 이 책은 기존 도서보다 어렵고, 실질적인 고증을 위한 접근으로 씌여졌다. 따라서 흥미위주의 책을 읽어왔던 독자라면 읽다가 지루해질 수 있다. 다행이 인용하는 책들이 국내에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던 책이라 친근감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나도 도서에서 다루는 책들의 80% 정도를 읽었기 때문에 공감하면서 무리없이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예컨대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거대한 폭풍이었지만 우리가 경험한 최대의 폭풍은 아니었고, 그 해 여름에 일어난 가장 강력한 폭풍도 아니었다. 카트리나를 블랙스완으로 만든 것은 폭풍 그 자체보다 이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196p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꺼운 꼬리'분포이다. 일반적인 사건은 표준정규분포나 포아송분포 등의 중간이 많은 결과를 나타내는데, 인터넷 발달에 의한 롱테일이나, 파급효과가 큰 자연재해나 질병이 이런 상식적인 분포를 벗어나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이나 발표되는 자료들이 기존에는 상식선에서 설명되고, 반례를 드러내기를 원치 않았지만, 통신의 발달은 리더들의 이런 평이한 자료를 뒤집기 시작했다. 아주 가끔 등장하거나 미미한 자료이기에 사장되었던 사실들이 특종이나 사람들의 흥미거리가 되면서 당연한 사실보다 부각되는 경우도 이에 하나다. 통계에 벗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는 거의 연구하지 않았지만, 이를 심도있게 연구하다보면 더욱 엄청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학원시절 연구결과가 기존의 자료들과 크게 차이날 경우 잘못된 실험결과로 생각했다. 사실 왜 잘못되었는지 추적해나가는 시간에 기존 결과에 비슷하면서 약간 개선된 결과로 가려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있었다. 방송에서도 이런 연구문화가 정착된 이유를 다루면서 교육, 연구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사실 조금만 관심만 있다면, 상식의 오류, 상식의 배반을 당하지 않을테지만, 상식으로 가장한 지배층의 논리에 당하고 있다.
[하지만 삶의 다른 많은 영역에서는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마태 효과'라고 부른 것이 특징적으로 작용한다. 그 이름은 머튼이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마태복음의 한 구절을 인용해 붙인 것이다.] 279p
이는 부와 성공에 적용되는 '승자독식'에 대한 내용인데, 초기 자본금이나 작은 성공 사례가 있는 사람이 그 전적을 이용해 지속 성장하는 현상을 잘 설명한다. 현대에는 부자 아빠의 부자 아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그래서 아무리 공평하고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결코 공평하고 동등할 수 없다. 비슷한 환경에 처한 이들끼리의 경쟁이 되지 않는 이상은 수준 차이가 나는 이들이 동일한 경쟁에서 결코 평등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후광효과'하고도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데, 외모가 출중한 사람에게 아주 약간의 어드벤티지가 주어진다고 해보자. 그 어드벤티지를 이용해 성공에 다가가고, 조금씩 쌓여 격차가 커지기 시작하면 '마태효과'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지배구조가 되는 것이다.
많은 용어와 도서들의 인용으로 풍부한 설명이 된 이 책은, 통계적 오류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구조를 객관적으로 펴냈다. 번역서인지, 아니면 저자의 필체 자체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지는 몰라도, 중간에 격분하는 등의 흔들림이 없었다는게 훌륭하다. 뒷부분 해제에서 이 책이 어떤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지 궁금해한 교수님의 글은 '반향을 불러 일으켜 주길 바란다는' 내적 바램을 담고있는 듯 하다. 물론 지도자들이 이 책을 읽은 것인가? 또 이 책을 그러한 관점에서 읽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도서에서 컨택스트를 추출할 수 있다면 훌륭한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한다. 책제에서 사용한 '상식'은 '신뢰', 사회와 사람에 관한 믿음으로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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