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패전 - 혁신의 딜레마
유노가미 다카시 지음, 임재덕 옮김, 윤상균 감수 / 성안당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도서 < 일본 반도체 패전 >(성안당, 2011)은 반도체 강국에서 점유율을 뺏겨버린 일본 반도체 산업의 자성의 목소리를 담았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실태와 실패 요인,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전망을 다룬다. 해외 사례를 분석해 패배 원인을 규명하지만, 재기에 대한 희망보다는 반성의 글이 주를 이뤄 저자의 비관적인 태도가 드러난다. 역자는 이 도서를 통해 승승장구 하고 있는 국내 상황에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기술 개발과 기술 혁신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PC용 DRAM을 저렴하게 대량생산하는 한국 등에 점유율 면에서 밀린 일본 반도체 산업의 변명은 앞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경영, 전략, 코스트 경쟁력에서 졌다", "기술에서는 지지 않았다"라는 두 가지 점으로 집약되었다.] 49p

분명히 일본은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룩했으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영, 전략, 코스트 경쟁력에서 한 발 앞서 대응한 한국에 조금씩 뒤쳐져 '실패'라는 단어를 사용해야할 만큼 큰 격차로 벌어졌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이젠 전자기기 시장에서 모두 한국 제품에 밀리고 있어 전반적인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부장이 되면 기술로부터 더욱 멀어진다. 그 부장이 기술에 종사했던 것은 아득한 옛날 수십 년 전이어서 최첨단 기술은 전혀 모른다. 그 결과, 완전하게 무능해져 은둔 생활에 들어간다.] 154p

기술에 능통한 사람은 기술개발에 지속적으로 종사하도록 하고, 기술적으로 전망이 밝지 않으면 다른 분야에 기여하도록 조정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능력이 있는 이들을 상위 관리자로 승진시키기 때문에 승진 후 기술과 멀어지고, 남아있는 이들에 의한 기술은 저하된다. 고전적인 인사정책은 기술 개발에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잘 드러냈다. 국내에서는 어떤 식으로 관리하는지 알 수 없으나, 이런 관행이 남아있다면 개선에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

최근 기사에도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했다는 내용을 소개해 반도체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도서에서도 반도체의 생산 공정을 다뤄 관심있는 이들은 공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연대별 공정, 재료 변화도 소개해 변천과정도 살펴볼 수 있지만, 깊이 있는 내용이라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기술 발전에 따른 조직 운영을 일본 반도체 업체 간 비교해 주는 부분은 굉장히 좋은 자료라 생각한다.

이 도서는 저자가 추진하는 반도체산업 사회과학연구의 훌륭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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