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심리학 -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알려주는 설득과 협상의 비밀
표창원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매주 장소를 빌려 스터디 모임을 하고 있는데, 옆 공간에 '면접 종결자'라는 모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걸음걸이나 면접실 입장도 연습하는지 복도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계속 반복했다. 입사하기 전에 면접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특정 질문에 약간 당황했던 순간이 생각났다. 그 때 자연스럽게 넘어가긴 했지만, 눈동자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았다. 무언가를 사실이라기 보다는 가공해서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질문이 거의 확실한 경험에 대한 물음이었기에 그냥 넘어갔지, 의심이 있어 질문했던 거라면 계속 캐물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면접관 뿐만 아니라 신문을 하는 직업인 경찰관들은 입으로 나오는 말도 듣지만, 표정이나 눈동자를 통해 상대방의 진위 여부를 가려낸다. 당연히 관련 분야에 오래 재직했다면 노하우나 지식이 풍부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은 거짓말 탐지기나 뇌파를 검사해 거짓을 탐지하는 기계가 발달했지만, 사람의 판단에는 미치지 못한다. 범죄심리 분석관인 표창원 교수의 < 숨겨진 심리학 >(토네이도, 2011)은 직업을 통해 쌓은 프로파일링 기술을, 비즈니스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 책이다.
[그러나 '라포rapport' 형성에는 일대일 면담이 가장 효과적이다. 라포는 인간관계에서의 '공감대' 혹은 '감성적 유대'라는 의미로, 본격적인 대화 이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효과가 있다.] 64p
형사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범죄자에게 처음부터 가혹하게 대하지 않고, 담배나 따뜻한 말로 회유한다. 이는 심문하기 전에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해 원할한 대화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이다. 물론 영화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지만, 현실이 반영된 점이라 볼 때 그런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즈니스에서는 고객에게 서류부터 내미는 것이 아니라, 날씨, 야구, 골프 등의 관심사를 얘기하고, 친근감이 형성되었을 때, 본격적인 업무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전에 들은 예로 진정한 영업인은 업무에 대한 이야기보다 신뢰를 주고,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상품을 파는 것은 자신을 파는 것과 같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이 통하면 거래는 저절로 성사되기 때문이다.
[상대가 어느 정도 나에게 마음을 열었다 싶으면 '캐널리제이션canalization' 기술을 구사해보자. 사전적으로 '운하 개설'이란 의미를 지닌 이 과정은 설득의 기술에서 대화의 물꼬를 잘 틈으로써 상황을 나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기술을 뜻한다.] 148~149p
도서에는 다양한 방법의 의사소통 기법이 소개된다.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위임함으로써 기분을 좋게 해주고, 최대한 잘 경청해 주고, 공감해 주어 편하고 즐겁게 말하도록 상황을 조성해 주는 노하우가 잘 정리되어 있다. 면접, 소개팅 등에서도 유용한 프로파일링 전략은 설득과 협상이 중요한 비즈니스맨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다. 핫스팟, 배트나(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차선책, 대안) 등의 전문용어는 심리학이나 인지과학 지식과 함께, 저자가 제공하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www.weceo.or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