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 왕을 꾸짖다 - 상소로 보는 역사 이야기
신두환 지음 / 달과소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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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은 노동절이다. 지금은 근로자의 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노동절의 역사를 읊자면 온갖 자료를 다 찾아봐야 하므로 121돌이라는 것만 알고 지나간다. 정식 근로자로서 첫번째로 근로자의 날을 맞은 나는 일요일이라는 사실에 많이 안타까워 해야 했었다. 그러나 근로자의 날을 평일에 쉬었던 경험이 없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별로 아깝지가 않다. 누군가는 트위터로, '노동절이 일요일이었으니... 대신 그 다음날을 쉬어주는 착한 회사는 없나요? ㅋㅋㅋ'라는 트윗을 보냈다. 일전에 아버지가 근로자의 날 기념으로 체육대회를 하거나 수건을 받아온 기억이 있다. 사실 어제 돌잔치 때문에 수건을 받아 왔는데, 아버지께서는 근로자의 날이라 회사에서 받아왔냐고 묻기도 하셨다. 노동절의 키워드는 이렇게, 공휴일, 체육대회, 수건 등의 긍정적인 단어도 있지만, 반대로 메이데이, 집회, 열사, 투쟁 등의 저항적 용어도 떠올릴 수 있다. < 선비 왕을 꾸짖다 >(달과소, 2011)를 읽다가 정부에 건의하는 방식이 매우 달라진 이 때, 왕조시대의 의견 제시 방법과 현재의 실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신이 생각건대, 근래 시골 산간에는 강제로 빼앗는 풍토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사치를 믿고 날뛰는 무리가 무수히 위엄과 복적을 펼치니 그들의 기세가 두려울 만합니다. 백성들의 전답을 함부로 점유하는 자가 있고 남의 재물을 겁탈하는 자도 있으나 하소연할 곳 없는 백성들은 원망을 하고도 자기의 억울함을 풀 수가 없습니다.] 272p
왕조시대에는 공직의 선비들이 왕에게 상소를 올렸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오히려 공직자들이 서민들의 세금으로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에 바쁘다. 서민들은 여러 제도로 민원을 제기해 보지만,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조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위나 집회 등을 통한 호소는 공권력이나 용역업체로 탄압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갓 뽑힌 공직자들은 과연 얼마나 국민의 소리를 들을지 의문이다. 이 도서를 보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으면 한다.
도서에 소개된 삼국시대부터 대한제국 때까지의 상소들은 국방, 부당한 정책, 백성을 위한 소리, 일제 침략에의 경고를 담고 있다. 매 중요한 순간마다 목숨을 걸고 상소를 올렸던 선비들의 기개를 엿볼 수 있다. 비겁하게 권력자의 뒤에 숨지 않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선비들의 정신은, 나약하고 소극적인 권력에 길들여진 많은 이들에게도 힘을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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