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공화국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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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 님이 우리의 곁을 떠난지도 2년이 지났다.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  연예인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과 접대문화의 근절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권력자들의 가리기, 힘의 논리로 약자들은 어둠에서 벗어나질 못 하고 있다. < 룸살롱 공화국 >(인물과 사상사, 2011)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접대문화를 '룸살롱'이라는 공간에 집중해 조명하고 있다.
[1989년엔 '남서울 영동'을 예찬하는 문희옥의 '사랑의 거리'(정은이 작사, 남국인 작곡)라는 노래가 히트를 쳤다. 어린 나이에 가냘픈 이미지를 가진 문희옥은 남서울 영동에도 '사랑'이 있음을 선포했지만,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선 말들이 많았다.] 65p
노래 가사는 평이하다고 생각되지만 내면을 보면 '영동'이라는 지명이 강남을 의미하고 '사랑'이라는 미화된 개념을 강남에 선포했다고 해석한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강북쪽의 유흥업소보다는 강남의 유흥업소가 즐비해지면서 상징적인 가사를 담은 노래가 인기를 끌었다고 말한다. 노래가 시대를 반영하여 오늘날에도 많은 화두를 던지를 가사들이 있는데, 도서에서 언급한 '사랑의 거리'는 유흥문화를 지지하는 야릇한 노래였다는 설명이 충격을 준다.
["여대생은 뭐 특별한가. 그럼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은 고졸 여성만 일하라는 이야기인가?" "여대생이 술집 나간다'가 아니고 '술집 아가씨가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97p
최근 신문에서는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업소를 나가는 대학생들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몇 년 전에도 < 퍼킹 베를린 >(프로네시스, 2009)이란 책에서 생계를 위해 성매매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수기를 담았다. 등록금의 인상과 사회 통념의 변화로 대학은 지성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학력을 위한 경유지나 취업학원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 룸살롱 등의 업소에 몸을 던질 수 밖에 없는 실상을 공개한다. 연예인도 열악한 경제사정이나 소속사의 압력에 의해, 접대를 하게되고, 꿈을 위해 몸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한 구조에 휩쓸린 사정을 읽을 수 있다.
[공동체화한 조직은 창조성을 거부하거나 배제한다. 창조성을 위한 시도는 단합을 저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조직 구성원의 시각은 내부지향적이 되며, 공동체 내부의 다수 의견이 진리요 정의가 된다. 당연히 외부 인재는 배제한다.] 266p
저자인 강준만교수는 많은 저서를 통해 사회를 일깨우고 있다. 이 책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문체가 다소 있어 세 네번을 읽어야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룸살롱의 역사라 할만큼 초창기 음주문화를 거슬러 올라가, 접대문화의 타락에 대해 잘 읽을 수 있다. 특권층이 누리는 공간을 다뤘다는 점에서 실상을 알 수 없는 독자들이 은밀한 곳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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