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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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 경주를 해 본 적 있는가?
출발선에서 죽어라 달려 선두를 차지하더라도 여러 개의 허들이 등장하면 그 허들을 넘어뜨리지 않고 탄력적으로 넘고 결승선에 도착해야 하는 경주인다. 그래도 허들 경주는 인생의 허들보다는 낫다. 왜냐하면 눈에 보이고 예측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인생이란 허들은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른 채 나의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를 테스트한다. 겨우 뛰었다 싶으면 다시 반동을 위해 도움닫기하듯이 멀리서부터 다시 뛰어야 한다. 매번 잘해나가도 한 허들에서 유독 넘기 어려워 아예 주저앉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요령이라도 부려 옆으로 돌아서서 가지만 보란 듯이 또 그 허들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가끔 생각해 본다. 그 허들을 통고하지 못하면 나는 실패한 인생인가? 내 온 힘으로 되지 않을 때 모든 결과는 나에게로 귀결된다. 설령 그것이 사회제도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고구마를 입에 넣듯이 목구멍이 답답해지는 느낌이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모습들을 꺼내 보이는 글들의 연속이다.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것은 내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 나에게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들의 현재 이야기이다.

신주희 소설 <허들>은 일곱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햄의 기원, 저마다의 신, 허들, 이발, 공원, 잘 자 아가, 나무 꼭대기에서, 소년과 소녀가 같은 방식으로, 로즈 쿼츠

모든 이야기가 안전하고 평범하게 사는 보통 사람들을 꿈꾸지만 그렇지 못하다.
" 언니와 나의 세계에서 안전이란 언제나 나쁘지 않은 것과 괜찮은 것 사이의 선택이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괜찮은 것 사이의 선택이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아버지의 말대로 나쁜 것을 버텨서 최후에는 평범한 상태가 되는 것이요..... 넌 아니 그러니? 별 필요한 싸움 같은 거 이제 그만하고 싶지 않니?... 끝내 자기 자신과 싸게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이요. 그걸 몰랐던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외면하고 싶었나 봐요. 우리가 실패에 얼마나 취약한 사람인지를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해서 안전해지지 않지만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 안전하기 위해 함께 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나를 위험하게 만드는 사람들, 나만 참으면 평범하게 살 줄 알았는데 지속적인 평범함을 요구하는 사람들로 인해 더 이상 안전하지도 병 범하게도 살지 않게 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나일 수도 있고 내가 만드는 주변의 누군가일 수도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허들은 장애물을 뛰어넘고 찰나의 허공을 나는 기쁨을 누리고 잠깐의 안전한 착지가 주는 만족감으로 계속된 허들을 넘어야 하는 신화 속의 시프 포스와 같은 삶을 대변하는 물건 같다.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보듬고 살아가야 하는 게 나라는 존재다.
이것마저도 허들이 될지 감히 상상도 못했다.

여러분에게는 현재 어떤 허들이 있나요?
어쩌면 그건 내가 만든 허상일 수도 있어요.
나는 자신을 믿고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인생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기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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