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억을 보라 -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
엘리 위젤.아리엘 버거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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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시간에 당신 이야기를 꼭 다같이 들어보고 싶다고 했었지요. 그건 당신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가 더 인간답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만일 그렇게 된다면 당신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은 일종의 축복이 되는 셈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겪은 고통을 다리로 바꾸어 다른 사람들이 그 다리를 밟고 지나가며 고통을 덜 느끼게 해주어야만 합니다."

"생존자들의 고민은 잊지 않고 있는 그 기억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냥 그 기억들과 함께 절망 속에 빠져 살아가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응답할 수 있는 힘을 얻도록 어떤 식으로든 이용을 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기억말고 우리 자신의 광기를 알아차리는데 도움이 될만한 것이 또 있을까? 현실을 잘 알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일깨워주는데 필요한 것이 있다며?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교육과,도덕적 타협과 타락 및 사악함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공존할 수 있는 교육 사이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기억이다."

그렇다면 엘리 위젤이 말하는 기억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망각은 우리를 노예의 길로 이끌지만 기억은 우리를 구원합니다. 나의 목표는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과거를 일깨워 미래를 위한 보호막으로 삼는 것입니다. 무엇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기억입니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였던 위젤교수의 제자였던 아리엘 버거가 그가 만나서 강의를 들었던 모든 자료들을 기록한 책이다.

보스턴 대학교 인문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세계 각지의 폭력과 억압,인종 찰별과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활동하다가 2016년 7월 87세로 타계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정치 종교 사회,문화등의 인문학 강의를 교수님 앞에서 듣는듯 의식의 흐름에 따라 책을 넘길수 있었고 일방적인 교수법이 아니라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열린 질문들에 심도있게 주제를 이끌어가며 문제를 넘어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고민을 던지며 자아성찰을 이끌었던 분이며 실천가였고 그 곁은 조교로 지켰던 작가가 그를 또 다른 형태로 기억하고자 출간했다는 느낌도 든다.

기억에 대한 기록은 홀로코스트라는 광기의 역사에 대한 기록일 수도 있으며 그것을 겪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자세로 삶을 이끌어가며 그가 이후에 어떤 행동으로 역사와 개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억일 수도 있다.

또한 일반인의 관점에서 강한 트라우마를 겪으면 그것을 거부하고 망각하기 위해 몸부림치며 역작용으로 모든 것에 대한 부정성으로 강한 반발을 일으키는 행동과 함께 삶의 나머지를 기억의 조작형태로 이끌어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자기가 믿고 있는 신념과 종교에 대해 아무런 의심없이 교리와 현상들을 무비판적 수용하여 그들만의 나라를 만드는데 오히려 교수님의 강의내용에서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비판하며 종교가 어떻게 합리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살기에 편하기 위해 그 종교를 내 신념과 가치관에 쉽게 일치시키고 살아가며 모든 일들에 합리화와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

그것 또한 또 다른 폭력이며 광기의 역사의 반복으로 드러난다.

결국 위젤교수는 그 역사에 대한 기억을 기록하며 그 과정에서 얻은 것보다 잃어야 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교육하며 우리는 배움을 게을리하면 안된다고 역설하는 듯하다.

우리 또한 아픈 과거의 역사들이 많다.

근현대사를 넘어오며 꼭 기억하자는 의미로 기념일을 제정하기도 한다.

최근의 사태로는 세월호와 탄핵대통령을 맞이하였고 현재는 인간의 오만함을 가르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Remember...잊지 않겠습니다.

지금보니 저 두마디로 요약한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잊지않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느 사건이던지 그 발로에 인권이 있으며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여러개의 폭력임을 알아야 한다.

단지 아픔을 기억하자는 것의 의미를 너머 그 고통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또 초월해야 하는지 끊임없는 자문자답을 하게끔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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