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 - 일제 강점기, 나라와 이웃을 사랑한 젊은 지식인 현성 이야기
이준태 지음 / 도토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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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나라와 이웃을 사랑한 젊은 지식인,

현성이야기

이 책은 실존 인물의 삶을 재구성한 소설입니다.70여 년전 요절한 열혈청년의 족적을 찾아다니녀 그의 삶을 복원하는데 꼬박 4년이 걸렸다. 그 시절에 대한 증언을 해줄만한 어른들은 다 서거하셨거나, 살아계신다 해도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분들이셨다. 만시지탄으로 후회한 것은 아버님 어머님 살아계실때에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두지 못한 점이였다. 그 여백을 일제 강점기의 신문과 그 실절에 출간되었던 잡지들 그리고 소설들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조각조각 맞추어 가기 시작하여 4년이 걸렸다.(작가서문)



남원출신 현성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중앙고보를 합격하여 이모집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다.

남다른 출신소개로 눈에 띄었던 현성은 서울 출신 인수의 눈에 가시다. 어느날 인수의 시계가 도난당하자 인수는 도둑으로 현성을 지목하고 일본인 교사의 고소로 경찰서까지 잡혀들어가 고문을 당하게 된다. 이모부와 변호사의 도움으로 풀려나고 인수는 자퇴를 하고 진범인 고주석은 다시 학교를 다니며 현성의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치며 일본앞잡이에 미군정의 개로 거듭나며 그의 목숨을 연명하는 파렴치로 등장한다.

현성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항일투쟁의 격렬함을 담지 않고 있다. 

화려한 전투신이라든가 신출귀몰한 영웅적 서사시가 절대 아니다.

남원이라는 고을 가장 사랑하고 독서회를 통해 제2의 눈을 떠가고 지식으로서 예배당에 나가서도 신과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이성을 소유한 자이며 아름다운 여인인 윤희와의 첫사랑에 가슴아파 눈덮힌 산에 길을 잃고 헤매던 열혈청년이며 그 아픈 사랑을 시기질투로 결혼하지 못하고 놓아주어야 했던 로맨니스트였다.

브나로드운동을 전개에서도 보이기 식,사회주의의 교조적입장이 아니라 진실로 이웃을 안타까워하며 최선을 다하는 청년이였다.

그저 나라와 이웃을 사랑하고 철저하게 사람이 먼저인 평범한 젊은 지식이였다. 그런 지식인이 시대와 주변의 아픔을 좌시하지 못하고 지방의 세포조직인 고려광복단의 남원의 조직원이였다.

그런 그가 고문후유증으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반송장으로 지내다가 어느날 사라져 어둑한 산길에 홀로 누워있는 것을 사촌 현철이 메고 돌아오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났다.

상여메는 소리가 바로 내 앞에서 이루어지는듯 해서 안타깝다.

가장 절친이였던 경식과 함께 마지막 등장한 윤희와 동생 윤경이 무덤가에 있는 장면으로 마친다.



등장인물을 볼진데 현철이 아마도 작가의 아버지일거란 생각이 든다.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정신적 지주였던 현성에 대한 추억과 더불어 안타까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수많은 항일투쟁사에서 이름 모르게 죽어간 그들을 잊지 말자라는 여운이 남는다.



600여페이지가 절대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꼭 현성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듯했고 아름다운 산천이 눈앞에 펼쳐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으며 불과 일주일전에 갔다왔던 구례와 사성암이 기술된 부분에서 신기함이 더했다.담백솔직한 현성의 성격과 젊은 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성장통의 본보기였다는 생각도 든다.

슬로우리딩에서 일본의 은수저와 한국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언급된 적이 있다.

나는 감히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슬로우리딩으로 이 책이 충분히 1915년~1945년 해방전후을 공부하는데 좋은 책이 될거라 자신한다.

첫 집필을 위해 4년간 자료수집과 1년 반이라는 다듬었다는 작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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