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빅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은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작가 본인 가족사와 픽션을 적절히 섞어서 책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의 모티브를 차용했지 우레아 가족의 실제 이야기는 아니라고 한다.

가계도를 보면 참 핏줄이 복잡하다.

빅 엔젤의 동생 리틀 엔젤은 이복동생이고 아내 페를라는 결혼전에 아들이 두명이다.


가계도 뿐만 아니라 장례식과 생일파티를 보면 우리나라와 다른 공감대가 있어서 약간 이질감이 있다.

욕질과 야한 말투는 기본이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소리를 낄낄대며 해대는데 적응도 안되고 당췌 알 수가 없네라는 생각과 함께 원래 외국사람들은 이러나하는 생각이 든다.하기야 다른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한섞인 장례문화에서 아이고아이고 우는 것을 보면 또 이해가 안갈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읽어나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큭큭 웃고 있었다. 갑툭튀농담은 서로의 친밀감을 확인하는 것이었고 욕설과 야한 말투는 애정표현이었다. 그 속에는 가족간의 끈끈한 애정이 흐르고 있었고 빅 엔젤의 생일을 맞아 모두 모여 지난 날을 추억하며 사랑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아마 그들의 정서가 그러한가보다.

마지막까지 아버지보다 더 형을 의지했다던 동생은 형이 죽기 전날밤 전화로 원하던 바다를 보여주러 8시까지 갈테니 죽지마라고 한다. 농담인듯 진담을 진담인듯 농담으로 받는다.

아내에게도 슬픔보다는 담담하게 그녀가 최고였다며 의연하게 말하며 내일도 그리고 영원히 살아서 사랑할것처럼 말하고 또 그렇게 받는다.

솔직히 이 부분에선 나도 부럽다.

이렇게 서로 사랑한다고 한껏 말하고 죽는

아름다운 이별이 있을까?

죽는자와 살아남은자가 죽음을 의연하고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몇번의 죽음을 맞이해야 덤덤하게 마주할 수 있을까?

노인 한명이 죽는것은 도서관하나가 사라지는것과 같다고 한다.

그 도서관속에는 좋든 싫든 그 사람과 그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왔고 물들어왔으며 물들였다.

빅엔젤을 보면서 죽는 순간까지도 그만의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며 인생의 마무리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를 지켜본 이들은 죽음에 대한 입장과 나머지 삶을 어떻게 퍼즐을 맞춰야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배웠을것이다.

당사자는 사라졌지만 또 다른 모습의 인생도서관이 완성될 것이다.

빅엔젤의 마지막토요일은 그렇게 또 다른 누군가의 마지막토요일의 모습이 될테니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