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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런 게 아니에요 -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의 성장 이야기
호리우치 타쿠토.호리우치 유코 지음, 송후림 옮김 / 북앤에듀 / 2020년 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327/pimg_7477121862493392.jpg)
이 책은 자폐스펙트럼이라는 증상을 지니고 있는 한 남자아이를 키우는 일본인 엄마의 양육과정을 다룬 책입니다.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자폐 스펙트럼 (Autism spectrum) 또는 자폐범주성장애(ASD)란 자폐증에서 아스퍼거 증후군, 서번트 증후군등의 증상이다. 지적장애가 수반되지 않는 자폐성장애이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인지적인 능력은 일반인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예체능이나 암기력, 기억력, 수학적인 부분 등 뛰어남을 보이는 경우도 많으나 사회성의 결여로 조직사회 안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적장애를 동반하지 않은 자폐스팩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는 본인과 부모의 피나는 노력으로 취업이나 공무원시험 등에 성취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는 고기능자폐성 장애인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례도 뉴스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물게 결혼을 하거나 완벽한 자립생활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발달장애인(지적장애, 자폐성장애)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인지능력이 높은 자폐스팩트럼을 가진 사람은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고 배부른 소리하는 사람들로 보여질 수도 있으나 정작
일반인 사이에서 자폐스팩트럼을 지닌 사람들이 부딪히며 겪는 에피소드는 힘겨운 과정의 연속이 많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공감하는 정서적인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자신만의 고집이 있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거나 사람들과 함께 협업을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능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정서적인 부분이나 사람을 대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는 습득이 어려워도 수년간의 학습을 통해서 이루어 내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가족중에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이 있어서 오랜 시간을 자폐라는 증상에 대하여 고민하고 투쟁해 왔는데요.
물론 [엄마, 그런게 아니에요]의 주인공인 타쿠토는 정말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는 양호한 상태라도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은 취업은 꿈도 못꾸고 복지관에서 소개시켜주는 몇 십만원 받는 1, 2년 계약직 정도만 경험해봐도 감지덕지 한게 현실이지만...
이 책의 주인공 타쿠토는 취업시험을 볼 때 발달장애를 밝힐 것인지 여부를 고민할 정도의 상태이니 거의 일반인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증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다소 괴리감이나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녀가 장애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닌 자폐성향을 지닌 상태에서 고민에 빠져있는 부모라면 이 책의 내용이 많은 희망을 줄 것 같습니다.
[엄마, 그런게 아니에요]의 주인공인 24살 타쿠토는 ADHD와 자폐스팩트럼장애라는 두가지 증후군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이 책을 통해서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변하기보다는
'스스로 바꿀 수 없는 요소'를 가진 인간이 어떻게 그것과 마주 보면서 살아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증상은 어린시절 과잉행동,
장난이 심하고 몇 번을 꾸짖어도 같은 잘못을 하는 아이, 하지만 상냥한 말을 건넬줄 아는 아이였습니다.
타쿠토는 자신의 문제행동을 자신의 몸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한 행동이라고 규정짓습니다. 우리는 보통 아이가 다리를 떤다거나 심하게 산만한다거나 쉬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한다거나
어른을 피곤하게 하면 훈육을 해서 고쳐야 한다고만 생각하죠. 하지만 아이의 그런 모든 행동을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다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자폐를 지닌
경우는 감각기관이 뒤엉키고 불안정해서...외부의 자극을 일반인과는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고통을 잊기위해 문제행동을 하는 것임에도 그저 문제행동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예를 들면 발달장애인에게 밥솥에서 증기가 배출되는 소리는 일반인보다는 몇 배로 크게 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밥이 완성되기 5분 전쯤 되면 증기가 나올까봐 불안해하며 안절부절 못하다가 화장실이나 다른 곳으로 숨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일반인들이 집중할 수 있는 것에 발달장애인은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는데,
머릿 속에 어제 본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되어 멈춰지지 않다거나 주변에 아이들 조그맣게 떠드는 소리 볼펜 소리 등 다른 기계적인 소리가 더 강하게 들려와
언어발달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폐아동이 손을 턴다거나 까치발을 들고 다니는 등의 행동도 역시 어떠한 감각기관의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행동일 수 있고 괴성을 지른다거나 자해를 하는 경우도 언어로 표현이 되지 않는 것을 다른 방향을 배출하는 걸 수 있습니다.
[엄마, 그런게 아니에요]의 주인공인 타쿠토가 직접 쓴 글도 책이 많이 등장하는데, 글의 내용을 보면 타쿠토는 자신이 왜 숙제를 하기 싫고, 왜 등교하기 싫고, 왜 음식을 한가지 씩만
먹고 싶은지 정확히 언어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와 교사가 때때로 트러블이 생길 때마다 현명하게 조치를 해준 내용이 나옵니다.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은 의사표현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저 정도로 이해받고 저런 혜택을 누리기는 힘들지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타코토의 일화가 일반적인 발달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기는 어렵겠다. 너무 상태가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타쿠토의 엄마가 아들의 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해 해왔을 수많은 고민과 노력들은 정말 높이 살만하다고 봅니다.
사실 학교나 사회에서는 장애인으로 분류는 되지 않지만 타쿠토와 같은 상태인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일명 '완전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산만하고 고집이 쎄고 친구들과 타협이 안되고
자폐성향을 지니고 있지만 부모의 자존심 때문에 심리치료나 통합교육을 받지 못하고 학교에서 늘 부딪히고 담임선생님의 항의전화를 받고 이런 아이들 말이죠.
그런 아이들도 타쿠토 처럼 적절한 통합교육을 받는다면 미래에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