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두렵지 않아 NFF (New Face of Fiction)
니콜로 암나니티 지음, 윤병언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저자 니콜로 암마니티가 2001년에 발표한 <난 두렵지 않아>는 이탈리아에서 호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세계 35개국에 번역이 되어 호평을 받았고, 2003년에 가르리엘 살바토레 감독에 의해 <아임 낫 스케어드(Io Non Ho Paura, I'm Not Scared)>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었다고 한다. 이 책에 대해 <앵무새 죽이기>를 떠올렸다고 하는 글도 있었고, 영화 <블레어 윗치>에 빗대서 소개한 글도 있었기에 이탈리아 스릴러라는 이 책은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의 장르가 이탈리아 스릴러라기 보다는 한 소년의 성장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내내 영화 <Stand by Me>가 생각났다. <난 두렵지 않아> 초반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화자를 통해 이 사건 후 주인공은 어린 시절 잊지 못하는 큰 사건을 경험하고 고향마을을 떠나 이사를 갔고 청년으로 성장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책을 읽으며, 더운 여름날 밤 어두운 동네골목을 동네 친구들과 뛰어 놀던 기억, 어른들 사이에서 이야기되는 것을 듣고 나름의 상상의 나래를 폈던 기억, 나만의 공상 세계 속에 빠졌던 기억 등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들이 생각이 났다.

이 책의 주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978년 기록적으로 더웠던 여름날, 집 4채와 오래된 빌라 1채가 전부인 아주 작은 시골마을 아쿠아 트라베그세 마을에 사는 9살난 소년 미켈레 아미트라노는 '해골'이라 불리는 11살의 골목대장 안토니오 나탈레, 같은 반 친구인 살바토레 스카르다토에, 네모 마르자노, 11살의 뚱보 여자애인 바르바라 무자, 여동생 마리아 아미트라노와 함께 경주하다가 발견한 오래된 낡은 집의 구덩이에서 죽은 것 같아 보이는, 한쪽 발에 쇠사슬이 묶여진 남자아이 필리포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아이가 주변 어른들에 의해 납치된 아이이고 몸값 협상 중임을 알게 된다. 묶여져 있는 아이를 위해 몰래 찾아가 친구가 되어주지만, 이 사실이 발각되고 아이는 옮겨진다. 이 책은 명확한 결말을 보여주진 않는다. 다만,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경험을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는 화자의 이야기만 남아 있을 뿐이다.

부모에게는 말을 안듣는 한낱 장난꾸러기에 불과한 소년이 가진 공상의 세계와 어른들에 대한 무시무시한 사실에 직면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납치된 아이와 친구가 되어주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던 따뜻한 감성은 잃어버린 아이의 순수함을 기억나게 했다.


'조심해라, 미켈레. 밤에 돌아다니면 안 돼.' 엄마가 항상 하던 말이었다. '어두워지면 시커먼 남자가 나타나서 아이들을 잡아다가 집시들한테 팔아버린단다.'
시커먼 남자가 바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낮에는 좋은 사람, 밤에는 나쁜 사람이었다.
(138쪽)
 
나는 허리를 숙였다. 그때 필립포가 내게 속삭였다. "또 안와?"
나는 땅에서 단검을 뽑아 들고 위에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시 올께."
"약속해?"
펠리체의 명력이 떨어졌다. "칼은 주머니에 집어 넣어!"
"약속할게!"
(224쪽)

 


소설의 배경이 더운 여름 날이기에 올 여름처럼 마른 장마와 함께 무더운 여름 날 밤 책을 읽으며 잠시 잊었던 동심으로의 여행을 떠나게 해 준 <난 두렵지 않아>를 통해 이야기의 결말에 대한 조마조마함과 더불어 어린 아이의 동심으로 인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버전인 <아임 낫 스케어드>도 챙겨 보고 <스탠 바이 미>도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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