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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먹다가 죽었는데, 저승에서 썸남을 만났다
커스티 그린우드 지음, 허선영 옮김 / 향기책방 / 2026년 7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

"햄버거를 먹다가 죽었는데 저승에서 썸남을 만났다" 는 제목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진짜 대박이다" 라는 말이 나왔다. 사후세계에서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대단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래서 궁금해서 표지를 봤는데, 일러스트도 딱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림이라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저승에서 썸남을 만나다니, 이게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 이야기일지 진짜 궁금했다.
주인공은 치즈버거를 먹다가 목이 막혀서 세상을 떠나는데, 죽는 이유부터 이렇게 허무하고 어이없을 일인가 싶어서 첫 장부터 입꼬리가 올라가고 웃음이 났다. 그렇게 도착한 사후세계에서 평생 그려왔던 이상형을 만나게 되는데, 정작 그 사람은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고, 주인공에게는 대신 진짜 인연을 찾으라며 열흘의 시간이 주어진다. 죽었다 살아난 사람한테 데드라인처럼 기간까지 정해준다는 설정이 처음엔 약간 압박감처럼 느껴졌지만, 소설 속 주인공은 오히려 그 상황을 유쾌하게 이끌어나가는 게 황당하면서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어쩌면 진지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설정인데 저자가 톤을 계속 가볍게 끌고 가서, 무겁게 읽히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편하게 읽혔다.


이러한 상황이 나한테 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감정이입을 했다. 솔직히 나였으면 열흘이라는 시간 안에 "진짜 인연" 을 찾으라는 그 미션 자체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평소에도 나는 뭘 정해진 시간 안에 결정 내려야 하면 오히려 더 얼어버리고 계획부터 세우는 스타일인데, 혼자 초조해하고 불안해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아마 근사한 사랑보다는, 그냥 예전에 못 챙겼던 사람들이 먼저 떠오르면서 후회와 아쉬움이 더 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운명보다 소소하게 놓쳤던 것들이 더 아쉬웠을 테니까.
가볍게 웃으면서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오랜만에 연애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열흘이라는 시간이 주어져야만 소중한 걸 챙기려 드는 주인공처럼, 나도 지금 이 순간을 너무 당연하게 흘려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웃긴 소설 한 편 읽었을 뿐인데, 지금 살고 있는 현생에 조금 더 집중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같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