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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꽃 - 1999년 제3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
하성란 외 / 조선일보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독자서평을 쓰는 나는 우리나라문학에 길들여졌었고, 해서 한국문학의 특징이라면 특징인 단편문학의 강세가 두드러져보이지는 않았다. 외국문학을 접했을 때 비로소 우리나라의 문학이 독특하고, 독특한만큼의 장, 단점의 결과를 초래한 문학풍토를 여기저기서 알수도 있었다. 단편문학의 발달에 따른 결과란 눈에 보이듯 장편소설의 약세, 단편문학의 무거움, 나아가 문학자체의 묵직함을 꼽을수 있을것이다. 나이드신 비평가들마저도 우리의 문학은 구태의연하고 무거워서 때로는 숨이 막힐지경이라고도 들은바있다. 반면 그것이 전통이며 무거운 단편문학에 비롯하여 이만큼 성장할수 있게되었다는 반론도 들어보았다..
젊은 작가군단이라고 하는 하성란을 포함하여 김영하, 조경란, 백민석.. 등의 글들을 접하면 후일담이나 거대담론은 보기가 아주 힘들다. 따라서 다소 아쉬워하는 독자층도 있지만 보다 경쾌하고 독서의 부담은 많이 줄었다고 하는 일부의 말도 종종 들리곤했는데, 그것이 좋다, 나쁘다를 벗어나 이 나라의 문학이 변화하는 한 과정속에 있다는 개인적 견해이다.
1999년을 기점으로 동인문학상도 변모를 이룬것같다. 더이상 단편소설을 취급하지 아니하고 장편소설에 상을 부여하게 된것이다. 해서 하성란은 동인문학상에서 수여하는 마지막 단편문학상을 받게된 셈이다.
수상작 <곰팡이꽃>의 두드러짐은 화려하기까지하다. 단편소설은 내용이 적기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다하더라도 별로 개의치않는 장점이 있다고들하는데, 또한 이렇게 깔끔하고 논리적인 작품을 만나기도 힘이든게 아닐까한다.
하성란의 장편은 단편보다 약하다란 소리도 적잖은데, 특히 이 <곰팡이꽃>의 수려함때문에 타작품들이 빛을 잃는게 아닐까, 생각되어진다.
무엇보다 주제가 뚜렷하다. 삶을 바라보는 각도가 괴이쩍기까지한 이 남자. 쓰레기를 뒤져서 개인들의 취향을 알게되고 또한 숨기고저하는 각자의 내면도 읽을수가있다. 진실은 쓰레기통에서 죽어가고 있다, 란 구절은 흥미로우면서도 상념에 잠기게하는 힘이 강력하다. 또한 여느 하성란의 글들에서 볼수있듯이 감상을 배제하고 '그'와 '그녀'가 아닌 '남자'와 '여자'로 대명사되는 현대의 객체.. 현재형의 글쓰기.. 이들은 독서의 긴장감을 형성하는듯해서 추리물에도 어울릴법한 작문으로 생각된다. 앞으로의 이 작가의 작품들은 더욱 꼼꼼히 짚어볼 마음이 생겼다.
기타, 공선옥의 <술먹고 담배피우는 엄마>는 공선옥다운 글쓰기로 보인다. 여느 작품과 떨어지지도 탁월하지도않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