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초동안의 총격전 소음도 시끄러웠지만, 총이 땅으로 떨어진 후에 찾아온 고요는 더 시끄러웠다.
지진도 아주 옛날 일처럼 느껴졌다. 이 도시에서는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 순간을 제외한 모든 것이 역사책에 나오는 옛날 일처럼 느껴졌다.
"미안해. 그런 상황인 줄 몰랐어. 듣고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군."보슈는 이래서 빌리츠 과장이 좋았다. 빌리츠의 판단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기꺼이 인정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담뱃불에 데었던 두 손가락을 살펴보니 새로 돋아난 빨간 살로멋지게 아물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나머지 부분도 그렇게 아물기를 바랐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그는 자신에게 책임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도.
"내 생각엔 말이야, 젊은이. 자기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사람은 평생에 딱 한 번밖에 못 만나는 것 같아. 만약 그런 여자를 발견하면 필사적으로 잡으라고, 그 여자의 과거 따위는 중요치 않아. 그딴 건 하나도중요하지 않다고, 잡는 것만이 가장 중요해."보슈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것도 그 방법뿐이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과거라는 몽둥이로 자기 머리를 계속 후려치면 심각한 치명상을 입게 돼요. 그만하면 된 것 같으니까. 암튼 난 당신선량하고 깨끗하고 궁극적으로 친절한 남자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당신 자신에게 그러지 말아요. 당신이 지닌 것, 이런 생각을 하는 당신 자신을 파괴하지 말라고요."
세상에서 일어난 온갖 재앙들을 모두 기억하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