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게이브리얼 윌리엄스 지검장과 마주 앉아서 몸뿐아니라 마음도 법정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겨가기로 동의했던 그날, 내가이 모든 사건이 일어나도록 의식적으로 시동을 걸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나는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봐야만 했다. 어쩌면 제섭에게 자유를 허락함으로써, 나는 그와 로이스와 다른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해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피고 측 변호사이지 검사가 아니었다. 검찰이 아니라,
약자 편에 서 있던 사람이었다. 어쩌면 나는 이 사건에 평결이 내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하여 내 기록과 양심에 평생 그것을 얹어놓고 살아가지 않아도 되기 위해 한 발 한 발 의식적인 과정을 밟아오며 재판을 조정해왔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 P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