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받은 인성교육 이야기를 들려준다. "종이에 사람을 그리세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나쁜말을 하며 종이를 구겨보세요. 이제 좋은 말을 하며종이를 다시 펼치세요. 어때요. 구겨졌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죠? 그래요. 나쁜 말을 하고나면 나중에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상처가 완전히 없어지지않는답니다. 그러니까 친구한테 나쁜 말을 하면 안되겠지요?" - P25
농구 경기 중간엔 시계가 시시때때로 멈추지만, 축구 경기 도중엔 시계가 멈추지 않는다. 시간을 다루는 두 가지 방식이 흥미롭다. 인플레이가 아니면 유의미한 시간으로 세지 않겠다는 농구의 논리와, 시간은 좌우지간 흐르는 것이고 인플레이가 아닌 순간은 추가 시간으로 보상하겠다는 축구의 논리. 물론 실세계에서 시간은 멈추지 않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냈다고 나중에 보충해주지도 않지만, 때론 생각한다. 우리 삶에도 농구 혹은 축구의 방식으로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택할지. - P47
"우리 몸에선 매일 세포가 죽고 그만큼 새로운 세포가 생겨. 1년쯤 지나면 몸 전체에 1년 전 세포는 거의 남지 않지. 그래서 그런 거야. 몇 년 전 네가 저지른 일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건. 그땐 다른 사람이었다고." - P109
뮤지션에게 음악은 언제고 뒤에 깔아놓는 ‘백그라운드 뮤직‘이 될 수 없다. 음악이 들리는순간, 그것이 본론이고 주제고 모든 신경을 앗아가는 블랙홀이다. 좋든 싫든 화성 진행을 파악하고 악기 연주를 품평하고 사운드 믹싱을 분석하며 속절없이 끌려다닌다. - P151
경우 없는 사람에 대한 분노는, 행위 자체에 대한 분노뿐만 아니라, 그런 행위를 용인해왔을 성장환경, 그런 행위를 가능케 하는 사회구조, 끊임없이 권력관계를 재다가 스스로 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만폭주하는 교활한 상황판단에 대한 분노를 모두 포함하기에 복합적이고 근원적이며 폭발적이다. - P183
어떤 맛은, 어떤 경험은 그러하다. 벼락같이 기호를바꾸고 인생을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그러니 마음을 열어두자. 완성된 취향 따위는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바뀔 때 젊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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