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발이론(單發理論)의 신봉자다. 우리는 누구나 사랑에 빠져 여러 번의 정사를 가질 수도 있지만, 자기 이름이 새겨진 사랑의 총알에 피격될 기회는 딱 한 번뿐이다. 이 총알에 맞은 행운아는 영원히 아물지 않는 영광의 상처를 누린다는 것. 이것이 소위 단발이론이다.
어쩌면 로이 린델도 마서 게슬러의 이름이 새겨진 총알에 피격되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엘리노어 위시가 나에겐 그 사랑의 총알이었다는 것. 그녀는 나를 깊숙이 관통했다. 그녀 이전에도 다른 여자들이 있었고 이후에도 여자들이 있었지만, 엘리노어가 내게 남긴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피를 흘리고 있다. 나는 그것이 영영 아물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그런 식으로 계속 피를 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마음속에 있는 것들은 다함이 없다. - P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