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자동차와같았다. 자신이 운전대를 잡을 수도 있고, 앞자리나 뒷자리에 타고 갈수도 있고, 길가에 버려진 채 차가 지나가는 걸 우두커니 보게 될 수도있다. 매케일렙은 조금 전까지 자동차의 운전대를 쥐고 있었지만, 지금은 길가에 서서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여야 하는 신세였다. 속이 상했다. - P312

"예전에 자네가 한 말이 기억나." 보슈가 말했다. "하느님이 세세한것들에 깃드신다면 악마도 마찬가지라고 했지. 자네가 쫓는 범인이 대개는 바로 눈앞에 있다는 뜻이었어. 세세한 부분 속에 처음부터 숨어있었다는 뜻. 난 그 말을 잊어버린 적이 없어. 지금도 그게 나한테 도움이 되거든."

그러다가 천천히 시선을 들어 부엌 창문을 통해 캐흉거 고개를 바라보았다. 할리우드의 불빛들이 반짝였다. 사방에서 별들이 빛나는 하늘의 풍경과 똑같았다. 보슈는 거기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나쁜 일들에대해 생각했다. 그곳은 옳은 일보다 나쁜 일이 더 많은 도시였다. 발밑에서 땅이 입을 벌려 사람을 암흑 속으로 빨아들일 수 있는 곳이었다.
빛이 사라진 도시. 그의 도시. 그런데도 언제나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의 도시. 두 번째 기회가 있는 도시.
보슈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숙였다. 그리고 눈을 감은 뒤 물줄기에 에손을 집어넣었다가 얼굴에 갖다 댔다. 물은 차갑고 상쾌했다. 두 번째기회를 위해 세례를 받을 거라면 마땅히 그래야 할 것 같았다. - P503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을 짓는 데 영감을 준 레이먼드 챈들러에게 특별히 감사한다. 챈들러는 1950년대에 자신이 초창기 범죄 소설에서 배경으로 삼았던 시대와 장소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거리가 어두운 것은 밤보다 더한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럴 때가 있다. - P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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