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빌려드립니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0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혜선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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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빌려드립니다>를 처음 보았을 때,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다. 제목자체가 충격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미래를 읽는 능력을 가진 게 아닐까. 저출산, 고령화사회, 유괴, 그 모든 것이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에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듯한 사회 현실에 마음이 아렸다.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새드일까, 해피일까 궁금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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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함은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서 적대감을 없애준다. 누군가는 이런 정직함을 순전히 전문직업인의 기질이자 교묘한 전략으로 여길지 모른다. 일부러 솔직하게 행동하는 것은 하나의 속임수라는 것이다. 이 말이 옳을 때도 있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데이비 부인이 미소를 지었다. 태린의 상황을 이해하고, 태린의 노골적인 말에도 화나지 않은 것 같았다.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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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태린이 가진 전부였다. 나무 사이로 내리비치는 햇빛, 그 햇빛의 따사로움, 밀밭인지 옥수수밭인지 모르지만 갓 베어낸 풀냄새, 그 여자의 향기, 그 여자의 노랫소리, 그 여자의 품에 안긴 감촉, 그래, 태린은 갓난아기였다, 틀림없이, 아주 오래전에. 머나먼. 푸른 들판에서. 태린은 현관문으로 손을 뻗었다. 길거리가 태린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원한 삶이라는 인간의 크나큰 기대에 염려와 환상과 낙담을 지닌 채. 바로 그 때 태린은 진실을 깨달았다. 그 여자를 결코 찾지 못하리라는 것을.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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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를 찾지 않았어요? 왜 안 찾았냐고요!”
“경찰서에 신고했고, 우리도 직접 찾아다녔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포기했을 때도 우린 포기하지 않았어. 오랫동안 난 너를 찾아다녔다. 그동안 수많은 모텔 방에 묵었고, 정말 만나기 싫은 사람들도 만났고, 정말 가기 싫은 곳에도 가봤다. 가는 곳마다 찾을 수 있는 아이는 모두 찾아다니며 그 애들 얼굴에서 나나 네 엄마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사실이 아니에요. 당신은 거짓말쟁이예요! 비열하게 아이를 유괴하는 거짓말쟁이라고요!”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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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안하다, 태린. 정말 미안해. 나는, 난, 난.”
태린은 앞으로 다가가 엄마를 안고 엄마한테 머리를 기댔다. 그러자 엄마가 태린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엄마 잘못이 아니에요. 난 괜찮아요. 엄마 잘못이 아니에요.”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계속 태린을 꼭 껴안고서 태린의 머리를 쓰다듬기만 했다. 엄마한테서는 태린이 기억하고 있는 그 냄새가 났다. 정말 똑같았다.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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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린은 다시 공을 찼다. 헛간 벽에 맞은 공이 튀어 왔고, 형제는 그 공을 먼저 잡으려고 쫓아갔다. 공을 두고 다투는 사이, 둘의 다리가 뒤얽히고 둘의 몸이 쾅쾅 부딪쳤다. 에드가 먼저 공을 잡았지만 태린이 쫓아가 공을 빼앗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에드가 태린을 쫓아갔고, 태린은 공을 몰고 마당을 가로질러 도망쳤다. 애드는 도망치는 태린을 열심히 쫓아갔다. 그 순간 태린은 알아챘다.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불쑥 알아챘다. 태린은 웃고 있었다.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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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형태가 많이 달라졌다. 피는 물보다 진했던 친족간의 가족도 있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지 않다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려는듯 친구와 룸메로 가족이 되기도 하고, 이웃사촌, 피가 안섞인 남도 가족이 되는 세상. 하지만 가족이 된다는 것은 타인의 대한 애정과 배려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어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아이를 유괴하는 어른, 돈으로 아이를 빌리는 어른, 돈보다 아이를 찾기위해 노력하는 어른, 그리고 그 중심엔 아이가 있다. 정말 다행이도 이 책의 끝은 아이가 경찰서에서 가족들을 찾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지만 현실에서 이러한 상황에 처한 아이가 있다면 정말 절망스러울 것 같다. 하지만 더 걱정인 것은 점점 아이들이 줄어들고,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출산율은 줄고,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더이상 소설 속의 이야기가 허구가 아닌 사실이라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또한번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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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없는 세상에서 리더로 살아가기
임창현 지음 / 파지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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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 없는 세상에서 리더로 살아가기>는 쉽고 정확하게 읽히고 깔끔한 자기계발서다. 쉽게 말해 막힘없이 읽히고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되는 리더의 필요성과 자질,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리더 덕목에 대해 상세히 서술해준다. 감성보다 이성적인, 객관적인 견해 아래 저자의 섬세한 시선과 사회적 관찰 능력이 느껴진다. 저자 또한 타고난 리더라기보다, 무수히 많은 경험과 관찰 아래 탁월한 리더의 자질을 터득했으리라. 사회적 리더와 더불어 각자의 인생에 리더로서도 도움되는 책이라 사회 초년생, 직장인, 학생 등 사회생활을 보다 잘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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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되면 달라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주어진 일보다 스스로 일을 디자인해야 하는 상황이 많고, 내가 잘하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이 잘 하도록 도와야 하며, 때로는 잘 모르는 영역에서도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세상은 점점 익숙한 영역이 아닌 낯선 영역에서 삶을 요구합니다. 리더로서 책임은 커졌고, 부담과 불안도 같이 늘어납니다.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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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의 관심사는 변화와 혁신입니다. 날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새로운 기술은 과거의 모든 질서를 새로이 바꾸는 파괴적 영향력을 발휘하곤 합니다.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통해 시장의 판도가 바뀌기도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혁신은 누가 주도하고 있을까요? 최근 혁신의 주체는 대기업에서 작고 빠른 스타트업으로, 리더에서 구성원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술과 자본, 인력을 갖고 있는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혁신을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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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매는 시간은 다시 말하면 학습의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이 경험을 하지 않고 바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결코 풀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복잡ㅈ한 문제의 특성입니다. 그래서 복잡한 문제일수록 실험과 시도를 통한 헤매고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답이 없는 영역에서 나름의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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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제를 시작할 때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먼저 나열해 봅니다. 그리고 신규 과제를 놓고 이 과제를 하기 위해 우선 순위를 조정하거나 버려야 할 일을 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기존 일을 그대로 하면서 신규 과제를 추진하는 것은 모든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p. 87

- 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리더가 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담당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이 축적되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헌신하며 기여한 결과, 조직 성과에도 기여도가 높았고 인정 받았기에 ‘어느 순간’이 아닌 ‘그 순간’에 리더가 된 것 입니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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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리더와의 대화를 통해 구성원이 더 가치있고 의미있는 목적과 결과를 향해 실천하도록 이끄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리더의 리더십 발휘를 통해 구성원이 일의 목적과 의미를 인식하고 몰입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구성원은 일을 통해 성장 체험을 하며 담당하는 과제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적 가치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결국 리더와의 의미있는 대화를 통해 구성원이 체험하고 현실화되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21세기 기업을 이끄는 운영 시스템이 곧 ‘대화’라고 합니다. 우리가 기업을 새롭게 혁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더의 언어 수준, 즉 대화의 질을 혁신하는 것 입니다.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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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직 사회에 리더가 없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 작은 집단에서 사회 조직까지 책임감 있고 강단있는 리더는 늘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사회적 구도와 조직 형태에 대해 생각해본다. 학교라는 집단, 두 사람 이상이 모여 만든 모임, 중소기업, 대기업, 지역, 국가 그 모든 곳에는 리더가 있고, 리더에게는 선택과 결정의 주도권이 주어진다. 리더십은 곧 결단력과 책임감인데 그것의 시작은 노력과 실행력 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선택과 결정을 잘 해야하고, 스스로 맡은바 최선을 다하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도록 한다고 생각한다. 어제보다 오늘의 배움이 크고, 오늘보다 내일이 성장하는 당신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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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안시내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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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은 작가의 소녀 감성과 여인의 감성을 두루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에세이다. 여행 작가인 그녀의 여행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나는 그녀와 그녀, 엄마와 딸의 애정이 담긴 이야기에 심장이 스며들었다. 담담하지만 단단한 그녀의 글발은 아마도 엄마와의 사랑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가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참 따뜻하고 뭉클해서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녀가 궁금해진다. 그래서 너무도 곱고, 따뜻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녀의 여행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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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은 못 하겠지만, 걱정해도 괜찮다고. 내가 함께 들어줄 테니, 다시 같이 길을 걸어보자고. 이제야 당신의 삶을 이해해서 미안하다고.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당신의 모든 모난 부분을 사랑할 것이라고. 엄마 덕에 이렇게 잘 클 수 있었다고. 어느 봄, 낮은 바람과 잘게 부는 잎사귀와 흔들리는 버찌 열매 사이로 당신의 얼굴이 자꾸만 맴돈다.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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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요즘 주된 관심사는 내 연애인데, 그녀의 말에 의하면 나는 이 연애의 이전까지는 아주 진짜로 푹 빠져서 뜨겁고 불타오르고 헤어지면 죽을 것 같은 사랑은 아니었다는 거였다. 어느 정도 동의를 했지만, 괜히 억울한 마음에 매번 아니 진짜 사랑했다고 대답하지만, 엄마는 특유의 모든 걸 다 안다는 표정으로 웃음만 짓는다. 엄마는 내가 이번 연애가 끝나면 진짜 죽을까 봐 걱정했다. 그렇게 사랑하다가는 진짜로 아프다고 조금만 덜 사랑하라 했다. 또, 그러다 마음이 바뀌면 매일 나를 위해서가 아닌 훈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걔를 안전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법 같은 것들을 가르쳤다. 몇 가지는 나도 아는 거였고, 몇 가지는 이게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것들이었다.
“안 싸우는데.”
무뚝뚝한 딸은 역시나 성의 없이 답한다. 엄마는 다음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못 참는 사람이라 어차피 다음 이야기를 바로 꺼낼 것이다. 사실 엄마에겐 비밀이지만 종종, 그와 싸움이라고 하기엔 썩 다정하고 대화하고 하기엔 밀도 높은 토론에 가까운 무언가를 한다.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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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는 시작되었다. 혼자인 것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나와 사람의 애정 없이는 하루도 못 참는 엄마. 남 얘기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엄마와 남한테는 일절 관심 없는 딸. 애교 많은 엄마와 무뚝뚝한 딸. 눈물과 공감이 많은 당신의 이야기를 흘려듣는 나. 몸을 잠시도 가만 못 두는 부지런한 당신과 살아 숨 쉬는 게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게으른 나. 나는 당신의 잔소리가 밉지 않아 낡아빠진 면 팬티를 아직도 버리지 못한다.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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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결국 내 마음속에서 찾을 수 있음을. 작은 것들을 외면하지않을 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결국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내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삶의 원칙을. 결국, 내가 간절히 꿈꾸던 지상낙원은 내 안에 있었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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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작가를 접할 때 책으로 만나게 되지만, 그녀는 좀 달랐다. 5년 전 시인보호구역의 초청 강연에서 처음 만났다. 귀엽고 어여쁜 미모가 인상적이었는데, 더욱 인상 깊었던 건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확신에 찬 자신감과 솔직함 속에 묻어나는 그녀의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속이 더 깊고 고운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 말도 좋았지만, 작가의 글 속에서 나는 그녀의 삶을 만났고, 어리지만 어른스럽고, 키는 작지만 마음은 큰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어쩌면 여행작가로서 그녀의 삶을 아주 오래 응원할 것 같다. '작가님,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책을 써줘서 고마워요. 독자로서 나날이 당신의 여행기를 기다리고 기대하고 사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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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몽골 - 별, 사막, 호수 찾아 고비사막과 홉스골로 떠난 두 번의 몽골 여행,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신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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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서 세 시간이면 닿는 몽골, 그 특별한 끌림에 대하여

- 몽골하면 떠오르는 건 대자연과 드넓은 사막, 그리고 밤하늘의 별이 촘촘히 반짝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비가 잘 오지 않고, 바다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몽골. 몽골족의 이동식 집인 게르와 전통 의상 등 옛것을 추구하는 순박한 사람들_ 빠르게 변화하는 현 시대와는 조금은 다른 느리게 살아가는 나라, 몽골. 그리고 책 속에서 만난 <그 해, 몽골>은 생각보다 멀지않은,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나라였다. 작가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었다. 15년 간의 직장 생활을 내려두고 여행을 떠난다는 건 큰 결심이고, 어쩌면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일탈이 아니었을까.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에선 고독감과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책은 좀 달랐다. 여행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속에서 만나는 에피소드들이 다이내믹하고 즐겁다. 여행에서 만난 음식, 장소, 대자연과의 만남 그 모든 것이 아름답고도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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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뭘 하고 놀았는지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꾸벅꾸벅 졸기만 하기에 이번엔 진도를 조금 더 나가 살포시 만져보려 팔을 뻗었는데, 나의 움직임에 화들짝 놀란 야크가 일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렸다. 공들여 다가갔는데 너무 욕심부렸나 싶어 급 우울해졌지만, 후회만 하다 여기서 끝내기엔 너무 아쉽기도 하고 괜히 내가 만져보겠다 해서 대웅이는 야크 한 번 쓰다듬어보지 못했기에 다시 그 녀석에게 다가가 보기로 했다. 그렇게 또다시 시작된 우리의 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한 번 해봤다고 두 번째는 조금 수월했는데, 우리의 노력이 가상했던지 새끼 야크도 더 이상 우릴 피하지 않고 곁을 내어준 덕분에 나와 대웅이 모두 그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교감할 수 있었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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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밤은 정말 정말 늦게 찾아오지만, 한 번 찾아오면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해져 조명이 필수다. 특히 이번 홉스골 투어에선 좋은 숙소에 머문 날이 많았던 만큼 주변에 빛도 많아 별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기에 마지막 날은 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구름이 많이 끼고 반대편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구름까지 몰려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건 북두칠성과 작은 별들 몇 개 정도라 고비사막 투어 때부터 숙소 앞에서 쏟아지는 별들을 보지는 못했다. 물론 좋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을 때 별들이 수두룩 빽빽하게 빛을 발하고 있긴 했지만. 그 모습들을 눈으로 봤다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생각보다 우리 눈은 많은 것을 담는 것 같으면서도 또 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 후 아름다운 밤하늘 사진은 카메라에게 맡긴 채 우리는 따뜻한 숙소 안에서 편안한 밤을 보냈다. p.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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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몽골이라는 곳 자체가 많은 것들을 내려놓게 해 여유가 절로 생기는 만큼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게 하는 곳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이기심만 내세우지 않고 각자 다른 이유로 여행을 선택하듯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적절히 혼자만의 시간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며 적당한 거리를 지켜나간 덕분에 우리의 여행이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된 게 아닐까 싶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이 온다지만 ‘좋은 사람들 사이에 운 좋게 굴러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도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만드는 인연들이었던 만큼 몽골로 맺어진 모든 인연이 좋은 인연이었고, 귀한 인연이었다.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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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고나서 인상 깊었던 것이 책표지였다. 빛나는 밤하늘과 게르와 비슷한 느낌의 불밝힌 텐트. 그리고 상상 속에서 흘러 나오는 적재의 [별보러 가자] 작가는 책을 쓰기위해 여행을 떠난 게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났다는 게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녀의 여행은 외롭지않다. 혼자가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의 여행이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무겁지 않고, 딱딱하지 않고, 포근하고 환하다. 이 책을 통해 몽골은 혼자가는 것보다 함께하는 곳_멀지만 가까운 나라, 속도보다 방향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곳이라고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었다.
- 내게 몽골의 밤이 허락된다면 밤새 별을 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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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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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벌어질법한 에피소드를 사건으로 제시해서 읽는 독자로 하여금 읽을 때 몰입감이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도 있을 것 같은 장편 소설로 청소년들이 꼭 읽어보면 좋은 소설이다. 악플이란 소재가 다소 자극적이기도 하지만 현실사회에서 일어날 수있는 사회 문제이며 악플, 친구들, 부모와의 관계, 학교 생활, 그 모든 것은 청소년 시기에 한번쯤 고민하거나 겪어보았을 문제들 이다. 불특정 다수들이 사이트에 무차별한 가짜뉴스를 올리고 한 사람을 특정하는 행위는 옳지 못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무분별하게 비난하고 분노하는 상황들이 자주 발생하고 성인과 더불어 청소년 왕따, 따돌림, 괴롭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부모와 혹은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사회문제에 대해 토론해보는 것도 좋겠다. 어쩌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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