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지리아 볼펜>은 모험적인 일상의 즐거움이 담겨 있다. 시가 놀이와 같다. 단순하면서도 의아하고, 담백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MZ세대에게 공감을 일으킬만한 시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재밌는 놀이를 한 것 처럼 머리가 가벼워진다. 무거워지지 않는 무게로 시가 읽혀진다는 건 어쩌면 신선한 충격이기도 하다.- 📖 나도 시소 잘 탈 수 있다나도 미끄럼틀 잘 탈 수 있다나도 그네 잘 탈 수 있다나도 술래잡기 잘할 수 있다나도 깔깔깔 잘 웃을 수 있다나도 웃긴 얘기 잘할 수 있다누가 말만 걸어 주면 다 잘할 수 있다<걸어 주면 좋겠다> p.61- 📖 잘못된 말입니다사랑이가 아니라사랑니가 맞습니다어금이가 아니라어금니인 것처럼요이제 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잘못되었다는 걸 알겠죠니가 이곳에 있어야정확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이제야 깨닫습니다사랑은 니가 필요합니다<사랑이란> p.82- 📖 열받게 하지 마라열받으면 확 끊는다평범한 물도 열받으면결국엔 뜨거워진다뜨거운 물차마 입에 담을 수 있는 물뜨거운 물함부로 손댈 수 없는 물목마른 자여절대 그 물을 마시지 마오목욕하는 자여절대 그 물에 들어가지 마오뜨거움엔 즐거움이 없어즐거움엔 뜨거움이 없어뜨거움엔 따가움이 있어따가움엔 뜨거움이 있어<뜨거운 물> p.94-<나이지리아 볼펜>을 통해 심플함과 담백함의 가치를 배웠다. 시는 짧지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신작가의 시는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며 가벼운 무게로 가슴을 들뜨게 한다. 어릴 적 할머니와의 추억이 되새겨지기도 하고, 친구들과 말장난 하면서 즐거워하던 날에 감정도 떠올리게 한다. 추억을 살리는 놀이가 되어줘서 고마운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