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
이관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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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무조건 떠나라! 제2의 삶 시작하는 아재 여행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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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부터가 마음에 와닿았다. 퇴직 후 오래도록 마음에 품어왔던 버킷리스트. 나이가 들면 들수록 많아지는 것도 있지만 줄어드는 것들이 있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추진력, 도전하는 용기다. 그가 겪은 여행 전 순탄하지 않는 일들(가족의 건강, 본인 건강 문제) 이 여행 전엔 실행의 장애물이 되고 여행을 할 수 없는 이유가 되지만, 여행 후엔 어떠한 장애물이나 부정적인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저 여행 시작 전 소소한 에피소드일 뿐. 결국 여행은 생각과 실행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꼭 한번 걷고 싶었다.’는 생각의 간절함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다.’는 실행의 문장으로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은퇴 후 작가 홀로 떠난 46일간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종일 먹고 자고 걷고 자는 일밖에 없다고 했지만, 그 자체만으로 독특하고 특별하다.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타국의 나라에서 한 달이 넘는 기간을 살아본다는 것은 중년이 되기까지 그가 겪은 삶에서도 처음 겪는 경험일 테고, 퇴작자에서 여행자로 제2의 삶을 시작하는 계기를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닌가. 어쩌면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그의 여행은 홀로였지만, 그의 여행에서는 혼자 하는 순간이 별로 없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통해 겪는 문화적 차이, 그 속에서 터득하는 삶의 새로운 배움들, 때로는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인이 되기도 했고, 타국에서 한국인들을 만나 함께 여행하기도 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지만, 미사에 참석해서 평소 해보지 못한 기도를 드리고, 여행 도중 감기 몸살로 아프고 시린 외로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기장엔 35일 차 여행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을 테고 그것이 곧 한 권의 책이자,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기점이 되었다. 누군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참 용기 있는 사람.’ 그가 버킷리스트인 여행을 시작했기에 그는 변화했다. 중년의 여행자가 되었고, 여행 에피소드들이 생겼고, 한 권의 책이 생겼고, 이제 그는 여행작가로서의 삶을 새로이 꿈꿀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또 하나의 버킷 리스트를 꿈꾸듯이, 중년 아재도 도전하는데, 아직 청년인 나의 삶을 반성하게 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새로이 꿈을 꾸고 이루어가는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고맙고 감사하다. <소심쟁이 중년아재 나홀로 산티아고>란 책을 통해 이 세상엔 지금 이 순간에도 여행하는 사람이 많고, 그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며 당장 시작하면 되는 것. 더 늦기 전에 스스로가 바라고 원하는 삶을 하나씩 기록하고 백세 시대, 또 하나의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제2의 인생을 만들어가겠노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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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자기소개를 들으면서 당신은 참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긴 뭐 영어도 시원찮은 늙수그레한 아저씨가 이렇게 혼자 온 것은 용기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 나도 뭔가 말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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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동안 가장 고마웠던 존재 중 하나는 바로 노란 화살표였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낯선 길을 혼자 걷다 보면 혹시 길을 잃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순례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노란 화살표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생명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길에 노란 화살표가 없다면 그건 산티아고 순례길이 아니라 그냥 길일뿐이다. 이 노란 화살표 덕분에 내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가 명확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순례자들은 노란 화살표를 따라 자신이 이곳에 온 의미를 되새기며 묵묵히 걷기만 하면 된다. p. 197

누구나 생애 한번쯤 유럽 일주를 꿈꾸곤 한다. 프렌치 코트를 입고 파리 에펠탑 앞을 걷고 싶기도 하고, 2019년 화재로 인해 폐쇄되어 복원 중이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의 미사에 참석해서 간절히 기도하고 싶기도 하다. 파리의 도시 한 가운데에서 홀로 커피를 마시며 좋아하는 여행 서적을 읽는 여유를 느끼고 싶기도. 유럽 나라 중에서도 프랑스 파리에 대한 낭만, 혹은 환상을 가지고 있다. 30대의 끝 무렵엔 꼭 한번 무작정 떠나야지. 바쁘게 흘러가는 방송 작가로서의 삶을 조금은 내려놓고 여행을 사랑하는 나 자체로 중년이 되기 전에 떠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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