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드업 걸
파올로 바치갈루피 지음, 이원경 옮김 / 다른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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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와 네뷸러 동시석권. 몇년 뒤에나 나올줄 알았는데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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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룡.김학인.권녹실.존 보스웰 지음 / 능률교육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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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걸로 800점 넘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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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의 계절.

 

여름.

 

쏟아져 나오는 미스터리 & 스릴러의 폭풍 속에서

 

야심차게 나타났던 비채의 삼종세트

 

 대단히 좋은 책들이었다.

 

로버트 크레이스의 마력(not 매력, 마력)적인 스탠드얼론 <데몰리션 엔젤>

고 정태원 선생님의 마지막 책 <셜록홈즈의 라이벌들>

경지에 오른 것처럼 보이는 교고쿠 나츠히코의 <속항설백물어>


 

 책의 질적 수준에 비해 너무 안 팔리고 있는 것 같지만

 

읽은 후 굉장히 만족스러웠기에

꾸준히 찾게 될 책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비채의 여름은 끝나가는가 싶었는데

 



 

그런데.

 

8월말에 다시 한 번 몰아치는 비채의 라인업은 심상치가 않다.

 

7월과 8월은 바뀌었어야 되지 않나 싶지만 (쿨럭...)

 

어쨌든 꽤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

 



 

<658, 우연히> 부터

 



 

일미 세권까지 눈을 돌릴 수 없는 책들이다.

 

이 중에서 미쓰다 신조의 <산마처럼 비웃는 것>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의 후속으로 '도조 겐야' 시리즈.

 

잘린머리가 도조 겐야 시리즈 3번째였지만

딱히 이전 책을 읽지 않아도 무방한 스타일이라서 상관없다.

 

산마처럼부터 올라간 주가는

미즈치처럼 가라 앉는 것이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면서

뛰어남까지 보장하는 시리즈가 되었기에.

올 여름 비채의 효자는 바로 <산마처럼 비웃는 것>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658, 우연히

가 산마처럼보다 잘 팔려야

출판사는 기운이 날텐데...

 

<클라인의 항아리>와 <일곱도시 이야기> 는 상대적으로 묻힐 가능성이 많지만

숨은 보물로 회자될 가능성도 많다.

 

창룡전을 읽다 집어던진 이후로 지겨운 작가라고 생각하던 다나카 요시키지만

그 유명한 '은하영웅전설'의 작가인데다가

시기가 '은하영웅전설'의 야심찬 재간과 맞물려 있기에

국내 다나카 요시키의 팬이라면 이 책을 잡을 공산이 크다.

 

<클라인의 항아리>는 읽어봐야 알 수 있을 듯하지만 설정자체가 굉장히 흥미롭다.

 

 

78월 나온 비채의 7권의 책은

사실 그 어떤 출판사의 책보다도 양도 질도 다양함까지도 임팩트가 엄청나다.

 

다소 실망했던 올초의 행보와는 달리

장르소설의 강자 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려는 듯....



 

날씨가 서늘해진다고 가을이 아니다.

비채가 시들해지면 그 때가 가을이다.

 

봄에는 봄나물 씹듯 씹었던 비채가

여름엔 냉장고처럼 자주보게 되고

선풍기처럼 껴안고 살게 되다니

 

책읽기의 4계란 오묘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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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
로라 리프먼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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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립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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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2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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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어의 술이편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子不語는 怪, 力, 亂, 神이러시다.]

 

 공자는 괴이한 것, 힘센 것, 인간의 이치를 어지럽히는 행위, 귀신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뜬금없이 공자로 글을 시작한 까닭은 오늘 살짝 억울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

 

 조선시대 유교를 토대로 나라를 유지했던 터에, 아무래도 공자의 저런 말을 본으로 삼았던 나라에서 괴이한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자료로 남기고 발전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불교나 민간신앙, 무속 등에서 전승되고 있는 이야기는 꽤 있을테지만 과연 이웃나라 일본만큼 괴담과 귀신이 우리에게 밀접하게 닿아 있을까 생각해 보면 쉽게 긍정할 수는 없다.

 

 

 일본에서 괴담, 요괴는 수많은 만화, 게임, 영화의 소재가 되는 훌륭한 자원이다.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한 포켓몬스터의 경우 많은 부분 '요괴'의 이미지나 속성을 잘 이용한 좋은 예일 것 같다. 일본에도 물론 유교가 전파되었겠지만, 그런 것 치고는 꽤 자유로운 문화를 보면 그 영향은 우리에 비해 미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이나 종교 면에서도 차이가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공자가 버린 괴,력,난,신에 대한 이야기가 일본에서는 꽤 잘 보존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세한 건 모른다. 넘겨 짚고 겉핥고 아님 말고.)

 

 일본의 장르소설에도 괴담, 요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 중 거의 독보적인 경지에 오른 작가가 있다. '교고쿠 나쓰히코'.

  샤바케>나 <음양사> 등의 소설 또한 매력이 넘치겠지만 요괴소설 (이라는 장르가 있다면) 중에서 교고쿠 나쓰히코처럼 기괴함과 작품의 무게, 재미를 모두 갖추기란 어렵다는 게 내 생각이다.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를 위시한 백귀야행 시리즈와  <항설백물어> 시리즈로 유명한 그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웹진 판타스틱의 '교고쿠도 월드' 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다. http://cafe.naver.com/nfantastique/1150  (저는 별 말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 이보쇼 선생, 세상에는 건드려서는 아니 될 대상이 있는 게요. "

"건드려서는 아니 될 대상...... 이라고요."

"그렇소. 보아서도, 들어서도 아니 되지. 들쑤셔서도 아니 될 일이오. 건드리자마자 재앙이 덮칠 무시무시한 대상이란 게...... 있소이다 선생. "

                                                                                                                                                          - '고와이' 중에서

 

  <항설백물어>를 읽지 않은 상황에서 <속 항설백물어> 를 잡았다. 교고쿠도 시리즈보다는 조금 시시해 보였으나 특유의 장광설이 그다지 많지 않아보여 편하게 읽어 나갔다. 그저 요괴를 소재로 이런저런 단편을 연작형식으로 묶은 것이겠거니 했는데 서서히 커다란 줄기가 드러나면서 작품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주인공 모모스케는 기담을 모으는 게 하는 일의 전부인 순진한 글쟁이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우연히 마타하치라는 정체불명의 사내와 연을 맺게 된다..  이 책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마타하치는 요괴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호리병에서 여우를 꺼내 주술을 쓴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요괴라는 개념을 사람들 머릿 속에 심거나 지우면서 일종의 '사기'를 치는 셈이다. 마타하치를 중심으로 한 '소악당' 들은 언제나 잘 짜여진 판을 벌여 원수를 갚거나 정의를 실현하는데  (혹은 부적을 팔아먹거나.) 이런 과정은 '교고쿠도' 시리즈와도 상당히 닮았다. 팀을 짜서 '공사'를 통해 사람들을 속인다는 것에서 '타짜'라던가'오션스 일레븐' 같은 영화도 문득 떠올랐고. 여튼. 

 

 처음 몇 작품은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을 감출 수는 없었다.

요괴 이야기에 요괴란 사실은 어떤어떤 소문에서 비롯된 것이고 진실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이런 패턴이 과거를 무대로 매력적이기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 것 아닌 것 같다고 여기던 중에도 묘하게 증폭되는 긴장감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시치닌미사키' 에 관한 풍문이었고 악녀 시라키쿠에 대한 언급들이었다.

 

 

 '후나유레이' ' 사신 혹은 시치닌미사키' '로진노히' 로 이어지는 마지막 세 이야기는 그야말로 미친듯이 달라붙는 '교고쿠 나쓰히코' 식의 글빨을 느낄 수 있다. 독자는 우연히 이야기 너머의 잔혹한 현실을 들여다보고 황급히 돌아서지만 작가는 어느새 다가와 독자의 몸에 칼을 박고 그 칼을 비틀며 따라온다.

 

 교고쿠 나쓰히코는 굉장히 글을 잘 쓰는 작가다. 소재와 독특한 캐릭터 설정은 허무맹랑해 보이면서도 탄탄하며 말 자체는 어렵지만 글은 매끄러운 기묘한 상황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우리나라 번역의 승리일지도 모른다만) 교고쿠도 시리즈에서도 장광설을 참고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작가의 압도적인 서술이고 그 뒤 결말까지의 폭발적인 전개다. 시대와 무대는 다르지만 이 책 <속 항설백물어>에서도 그 특유의 스타일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고 짠하게 만든다.

 

 " 사람은 슬픈 존재, 사는 것은 고통스러운 것. 누구나 사신에게 홀리는 적은 있습니다. 마음속에 악념이 들끓을 때, 사람은 누구나 사신이 되지요."

                                                                                                     - '사신 혹은 시치닌미사키' 중에서 -

 

 

 교고쿠 나쓰히코는 속 항설백물어의 다음 시리즈인 ' 후 항설백물어'로 나오키 상을 거머쥐었으며, 그 후에도 '전 항설백물어''서 항설백물어' 등의 시리즈를 계속 펴내고 있다. 요괴와 기담에 대한 박식함과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 교고쿠 나쓰히코 특유의 기괴함과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이 시리즈는 사랑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교고쿠 나쓰히코의 책 같은 소설이 나오는 것을 바라기란 굉장히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요괴와 기담을 소재로 한 책이라면 가벼운 것부터 무거운 것까지 모두 독보적인 작가의 존재가 다른 작가들을 초라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언제나 '교고쿠 나쓰히코' 의 책을 읽을 때면 역자 분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현대 일본어와는 다른 언어의 표기, 생소한 문화의 전설, 기담들과 어려운 한자어들을 번역해 독자들에게 전하는 일이란 보통이 아닐 것이기에. <속 항설백물어>를 읽고 난 느낌은 훌륭한 일식 코스 요리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 기가 막힌 이야기는 요리에, 뛰어난 요리사는 작가에, 친절한 주인장은 번역가에 비할 수 있지 않을까. (말이 좀 안 되는 것도 같고...)

 

 전작인 항설백물어와 마타하치가 주인공이라고 하는 '웃는 이에몬'을 읽으면서 다음 작품 <후 항설백물어>를 기다려야겠다.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별 다섯에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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