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출판사들마다 승부를 거는 달이란 건 첨알았습니다.

1월은 비수기, 2월은 승부처라네요.

그래서 그런지 올해 2월에도 지갑사정 생각 않는 자비없는 책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미 알라딘 소설 종합순위 10위권 안에서 놀고 있는 타우누스 시리즈 6탄 <바람을 뿌리는 자> 입니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독주가 반가운 이유는 이런 전국구(?) 장르소설이 한번씩 터져줘야 자연스럽게 다른 책들로도 이어지니까요.

 합리적인 가격, 미려한 표지 보다도...

 

 탄탄하고 안정감 있게 재미를 주는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북유럽의 강자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은 사실 해리 홀레 시리즈의 7편이지만, 걱정했던 것만큼 전작들과의 연결고리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엄청난 재미와 속도감, 미친듯한 작가의 글빨이 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었으면 어땠을까 아쉽게 만드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날이 추울 때 서둘러서 읽어줘야 제 맛. 앞으로는 믿고 읽는 요 네스뵈가 될 것 같네요.

 

 

 

 

  스노우맨과 숨은 강. 이 두권이 2월 가장 기다렸던 책입니다.

  21살에 데뷔해서 지난해 아마존 베스트 미스터리 5에 들었던  초자연 스릴러.

 시리즈물인 링컨페리 1권 <오늘 밤 안녕을>과 함께 나왔습니다.

 이벤트 할 때 후딱 구입해야겠네요.

 

 

 

 

 

 

 

 

 

  3권의 책. 2번의 에드가상.

 이 말도 안되는 적중률 (?)의 주인공은 존 하트입니다.

 라스트 차일드 전에 이미 나왔어야 했지만, 출판사의 외도(?)로 인해 더 늦게 소개가 되네요.

 2008년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4번째 책인 아이언 하우스는 아마 RHK에서 나올 듯.

 

 

 

 

 

 

 

 

 기다리던 책은 돈 윈슬로의 <개의 힘>입니다만, 이게 먼저 나왔네요. 그냥 재끼려고 했는데 이 책이 2011 타임지가 뽑은 10대 소설 안에 들었다고도 하고...

 

 좀더 서평이 뜨면 결단을... 2월은 진짜 잔인하네요 ㅠㅠ

 

 

 

 

 그 외에는... 허접한 번역으로 말들이 많았던... 얼불노 4부 개정판 정도. 1-3부도 말이 많지만 일단 급한 불부터 끄는 분위기입니다.

 

 1-3부 개정판도 나와줘야 모아보든가 할터인데...아무튼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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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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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몰입감, 긴장감. 추운 겨울밤 이불 뒤집어 쓰고 읽으면 최고. 겨울이 가기 전에 어여 읽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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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브레이커 -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쳐 자신의 길을 찾는 소년의 이야기
파올로 바치갈루피 지음, 나선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파올로 바치갈루피의 <와인드업 걸>이 한국에 꽤 빨리 소개되었다 싶어 이게 왠 횡재냐 했는데 그의 또 다른 작품 <십 브레이커>까지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호강하는 기분이다. 파올로 바치갈루피는 <와인드업 걸>로 SF 상의 양대 산맥인 휴고상과 네뷸러 상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SF 작가 중의 한명으로 떠올랐다. <와인드업 걸>에서 꽤 묵직한 주제를 가지고 어둡고 답답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던터라 그가 쓴  Young Adult Fiction은 어떤 모습일까 내심 궁금했다.

 

 책장을 펼쳤을 때 꽤 익숙한 설정이 눈에 들어왔다. 연료고갈, 다국적 기업으로 인한 암흑기, 유전자 조작으로 인한 신인류의 등장 등은 <와인드업 걸>의 그것과 꽤 닮아 있다. 아니 <와인드업 걸>이 태국이라는 특정한 지역의 한정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분명 <십 브레이커>의 모습은 태국 바깥의 세상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어쩌면 파올로 바치갈루피의 세계관은 공유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미 변해버린 지구와 세계의 질서. 작가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고 생각하면 꽤 근사하다.

 

 

 

 

 

 

 

 

 Boy meets girl.

 소년이 소녀를 만나 일상에서 벗어나 모험을 떠나게 된다는 스토리는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 수많은 곳에서 자주 사용하는 소재고 인기도 많다. <십 브레이커>에서도 역시 어린애답지 않은 비범함을 지녔지만 세상의 외진 곳 어두운 구석에서 외롭게 자신의 작은 촛불이 꺼지지 않는 것을 행운으로 삼고 살아야하는 주인공 '네일러'가 등장한다. 문명이 무너진 곳에서 약육강식의 법칙에 의해 친아버지에게조차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삶. 네일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은 커녕 하루하루 생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러던 중 네일러는 난파선을 뒤지다가 '니타'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네일러가 사는 곳과는 차원이 다른 곳에서 부유하게 자란 니타는 기업내 세력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다. 네일러는 니타를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자신이 사는 법칙을 거스르고 자신의 운명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고, 어디선가 많이 본 익숙한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 것이다. 하지만 파올로 바치갈루피의 <십 브레이커>는 암울한 세상 가장 밑바닥에서 기어오르는 소년의 이야기를 제대로 치장해냈다. 방해가 된다면 자신의 아들마저도 없애려드는 네일러의 아버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반인 '툴'이 긴장감을 조성하고 바다에 잠긴 도시에서의 해상교전장면 등 액션 또한 박진감이 넘친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개성 넘치는 세계관을 확실하게 구축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끝까지 다 읽고나서 꽤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소년 네일러의 앞으로의 모험이 궁금해져서 그렇고, 반인 '툴'의 과거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조금 긍정적인 아쉬움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알아보니 후속작은 '툴'과 그가 만난 새로운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한다. 파올로 바치갈루피가 <십 브레이커>를 단일 작품이 아닌 시리즈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반갑다.

 

 

 그러고보면 파올로 바치갈루피는 여성 캐릭터에 대해서 꽤 수동적인 인물들로 묘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드업 걸>에서 에미코는 어떤 연민을 자아내는 대상이기에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십 브레이커>에서 럭키걸 '니타'는 정신적 성숙을 이루어냈는지 의문이 든다. 소년이 소녀를 만났을 때, 소녀 또한 소년을 만나 변화하고 성장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지나친 오지랖일까.

 

 아, 마지막으로... 작가의 세계관에서 '일본'이란 나라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게, 유전자 조작 생물이나 로봇공학 등에 의해 탄생하는 인조인간 등은 거의 대부분 일본에서 만들어지고 교육받는다는 설정이다. 애정이 담겼다기엔 그 창조물들의 삶이 너무 비참하고, 부정적이라고만 보기에 그 수준이 너무 높기에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고 좋아하다가,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도 특유의 어두움이 묻어나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그는 어느 쪽 사람일까. 그저 까맣게 칠하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일까. 아니면 별이 빛날 수 있도록 밤을 까맣게 물들이는 상냥한 작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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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리버 - 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다 뫼비우스 서재
존 하트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존 하트, 2008년 에드거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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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 풍경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아모스 오즈 지음, 최정수 옮김 / 비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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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맨 처음 가장 많이 들었던 감정은 바로 '당혹감'이다.

 

 마치 우연히 초대된 전시회에서 어떤 유명한 그림 앞에 섰는데, 거기서 받는 느낌을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은 상황 같다. 그냥 지나치자니 내 발걸음을 잡는 뭔가가 있고, 계속 들여다보아도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그런 그림. 내게 있어서 <시골 생활 풍경>은 처음에 아주 어려운 책이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들이 아니라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이해할 수가 없기에 낯설고 답답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배경묘사와 보는 이의 감정을 이입시키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묘한 여운을 남기면서 끝난다.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나는 눈을 감지 않았는데, 왜 작가는 불을 꺼버리는 걸까. 불이 켜질 때까지 눈을 뜨고 기다렸는데, 왜 작가는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는거야. 처음 겪어보는 불친절함이 나는 처음에 너무 싫었다.

 

 하지만 읽어나갈 수록 이 책을 읽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여러 사람의 모습을 그린 이 그림은 눈길 머무는 곳에서 잠시 쉬면서 그들의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면 된다. 그들이 이미 잃어버린 것들, 혹은 잃을까 걱정되는 것들. 때론 필사적으로 움켜쥐지만 모래처럼 그들의 손등을 간지럽히며 빠져나가버리는 것들을...... 그저 바라봐 주면 된다.

 

 모든 이야기에 공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조카를 기다리는 이모,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늙은 아버지, 짝사랑에 빠진 소년의 이야기는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을 쏟을 뻔했다. 내 마음을 울리려는 어떤 시도도 없었음에도 그 이야기들은 이미 내 껍질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놓고 있었다.

 

 이 작품에 나온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부족함과 결핍에 대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갈증을 견디면서 사막을 걷고 있다. 그 고통의 원인들은 비록 읽는 이의 상실감을 자극하지만, 그 고통을 보듬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지친 한걸음 한걸음은 딱딱해진 내 어께를 풀어주는 듯하다. 왠지 모르게 휴식을 취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비어있는 곳이 많은 이야기라서 스스로의 생각을 한없이 흘려넣어도 넘치는 법이 없고 마음껏 들락날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꽤 오랜시간 생각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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