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658, 우연히 ㅣ 데이브 거니 시리즈 1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평점 :
존 버든의 <658, 우연히>의 원 제목은 <Think of a Number>. 비채에서는 658 이라는 숫자를 타이틀로 빼면서 '숫자 마케팅' 이라는 걸 했다.
거리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홍보물을 붙이기도 했고, 트위터 등에서 로또 같은 것도 하고.
마케팅이 꽤 괜찮아서인지 658이라는 숫자가 꽤 신비롭게 느껴졌다. 왜 하필 '658'인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
이 질문이야말로 이 책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마법의 질문이 아닌가 싶다. 단순한 협박이라 여길 수 없게 만드는 숫자 658. 마술사가 관객의 혼을 빼놓는 것처럼, 머릿 속의 숫자가 까발려지는 순간 피해자의 초조함과 공포는 극에 달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궁금증을 지루하지 않게 결말부까지 쭈욱 끌고가는 소위 글빨인데, 첫 작품임에도 1942년생 아저씨의 노련함이 느껴진다. 독자가 궁금해 할만한 부분을 제대로 잡아내고 지루하지 않게 다음 사건을 배치하는 게 상당히 매끄러웠다. 결과적으로 6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이 지루하지 않았다는 것. 높이 사고 싶다.
그러나 몇가지 흠을 잡을 수 있겠는데, 일단 캐릭터가 약하다는 것. 살인의 스케일이나 악의는 보통의 스릴러로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주인공의 설정이 '전직형사' 임에도 주인공 부부의 분위기는 '코지 미스터리' 류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약간의 짜증+쓸만한 추리력'을 갖춘 것이라 상대적으로 작품의 성격을 흐릿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사건 자체의 호기심 유발과는 별도로 클라이막스-결말부가 살짝 아쉽다는 것도 들 수 있지만, 워낙에 소재가 흥미진진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랬다는 생각도 든다.
몇가지 든 단점은 그러나, 그 이상의 대체방법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별 것 아닌데, 존 버든 자신의 인생을 반영했을 것이 분명한 주인공 데이브 거니는 작가 자신이 가장 잘 다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몇가지 비슷한 책들과는 차별화 할 수 있는 신비로운 숫자 미스터리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작품들에 대해 기대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