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루헤인의 책들은 하나하나 차근차근 사서 읽어봐야겠다. 그럴 마음이 생겼다. 5점 만점에 5점을 줄 순 없지만 4.5이상 어딘가에서 갈 곳을 잃은 점수는 이미 만족한 마음을 간지럽힐 뿐 만족과 불만족을 오가게 할 순 없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셔터 아일랜드' (동명의 원작소설이지만 밀클로 나오면서 달게된 살인자들의 섬. 개인적으로 뻔하면서도 잘 어울리는 좋은 센스같다) 를 보기로 한 날이 오늘이기에 부랴부랴 어제 사서 읽기 시작했다. 정신병원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면 '도구라 마구라' 가 일단 떠오르고, 아직도 이유없이 거부감이 드는 '미치광이지옥외도제문' 따위가 머리에 울린다. 앵알앵알...아 편두통. 그리고 데니스 루헤인은 폭풍이 몰아치는 미치광이 섬 이야기를 재료로 한 수상한 알약을 나에게 들이민다. '먹지마...먹지마... 먹지말라고!' 하지만 나는 내일 아침까지 이걸 다 읽어야 되는 걸... 나도 책이 이렇게 두꺼울 줄 몰랐어... 어쩔 수 없이 삼키기 시작한 살인자들의 섬. 결국 아침 지하철에서 끝장까지 다 덮고 난 후. 어둠은 축축하고 슬프고 쥐들의 눈빛만큼의 희망만이 존재할 뿐이라는 데니스 루헤인의 가르침을 꽤나 근사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간간히 테디를 테디로 있게 하는 시니컬한 말과 행동이 테디를 함께 부수는 내 손에 경련을 불러일으켰다. 나온지 꽤 된 작품이지만 급하게 읽게 된 작품인만큼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종반부 까지 가는 길이 굉장히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예측가능한 결말임에도 전혀 긴장감이 흐트러 지지 않아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이건 미치도록 내 취향이고, 남이 존중해 주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내 취향이다. 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