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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미닛 룰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2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난 사실 스릴러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책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에 속한다. 특히나 스릴러의 거장의 대표작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나왔던 책들, 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작품의 원작이나 속편들을 읽었을 때 내가 느꼈던 것들은 대부분 실망감이었다.
미스터리란, 어떤 복잡한 상자에 든 초컬릿을 얻기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머리를 굴려 상자를 여는 것에 빗댈 수 있다. 내가 선호하는 미스터리란, 상자를 열었을 때 초컬릿이 이미 사라지고 없다거나, 입안에 넣고 깨물었을 때 내 혈관을 타고 독이 퍼져버리는 극단적인 부류에 속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스릴러는 공들여 상자를 열었지만 그것이 어렵지 않았고, 반전이라고 있는 것이 겨우 '맛이 별로 없는 초컬릿이었다더라..'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별 것 없는 것들이었다.
애초에 쓰여질 때에 트릭의 기괴함이나 독창성보다는 인물의 특성이나 사건의 스케일에 집중하는 미국식 스릴러에 대해 좀처럼 애정이 가질 않는 것이 사실이다.
정말 시간 때우기 용으로 걸맞은 장르로구나. 하는 생각만 들 뿐.
몽키스 레인코트에 이어 우리나라에 소개된 로버트 크레이스의 책. 투 미닛 룰은 그런 시간 때우기 용 중에서 그나마 가장 재밌는 편에 드는 작품이다. 사실 유머러스한 필립 말로우, 앨비스 콜을 만들어 낸 작가의 스탠드 얼론이니 좀 더 가벼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런 면 보다는 박진감과 '필사적인 아버지상' 을 그려내는 쪽에 무게를 둔 작품에 가까웠다.
할런 코벤의 책보다 읽기 쉽고, 재미는 더 있었다. 아직까지 스릴러 장르에서 작가 간의 특별한 색깔을 구분해 내지 못한 나에게 있어서 할런 코벤 < 로버트 크레이스 라는 어이없는 공식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별 다섯에 별 넷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