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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의 미궁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모든 책을 다 접어두고 읽은 기시 유스케의 크림슨의 미궁.
이제 단편집 하나만 더 나오면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 모두 소개되는 것일게다. 아마도.
1998년에 출간된, 비교적 초기작이 지금 출간된 것을 보면 창해에서 초기작들에 대한 판권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닌지 추측해 볼 수 있다. 인사이트 밀 이전에 출간되었더라면 상당히 재미있는 비교가 되었을 법하다.
이 안타까움은 나 또한 추리소설적인 재미는 인사이트 밀 쪽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크림슨의 미궁은, 화성의 미궁이라는 무대에(알고보면 오스트레일리아의 벙글벙글 공원) 자기도 모르게 내던져진 9명의 서바이벌 게임을 다룬 이야기이다. 그 중 주인공은 버블의 희생양 중 하나인 40대의 전직 금융회사원으로 그의 고군분투 (물론 여자주인공과 함께라서 고군이란 부분에는 약간 무리가 있다.)를 그린 모험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류의 작품은 참가자들간의 갈등, 주최측과의 갈등이 재미의 요소인데, 이 작품에서 기시 유스케는 MAN VS WILD식의 자연과 인간의 갈등을 더 넣음으로서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조사 강박증의 훌륭한 작가임을 다시 깨달음)
참가자들끼리의 치열한 두뇌싸움, 주최측과의 보이지 않는 견제 같은 것을 최대한 줄이고 생존에 주로 초점을 둔 서술은 머리쓰는 재미는 조금은 줄어들지만 모험소설로서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작용을 한다.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기시 유스케는 자기가 만들어낸 룰에 맞게 돌아가는 세상을 그려낼 때에 더욱 더 빛이 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최근작인 '신세계에서' 를 읽었을 때 받은 생각이 과거작인 크림슨의 미궁을 읽었을 때에 더 확실해 진다.
빨리 읽히고 재미있는, 언제나 원하는 재미를 주는 역시나 기시유스케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 다섯에 별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