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스 레인코트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전행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엘비스 콜.

여자에게 끊임없이 거들먹 거리고 저급한 농담을 지껄여 대는 약간 경박해 보이기 짝이 없는 느끼한 녀석.
맞는 말이다.
의외로 정의감이 넘치고 여자와 어린애들을 위할 줄 아는, 싸움 잘하고 유머감각 넘치는 쾌남 탐정.
또한 맞는 말이다.


시시껄렁한 농담과 TV시리즈에 대한 깊은 조예로 말장난이나 하는 탐정은 조금 당황스러웠으나, 나도 모르게 낄낄대면서 이 놈 꽤 괜찮은 놈이군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심각한 상황에서 여자를 '따먹는' 녀석...항상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도 별 소득이 없었던 필립 말로우가 점점 불쌍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이 되어 아들의 이름을 바꾸어 버렸다는 우스꽝스러운 설정, 베트남 전쟁+각종 동양무술 들에 액션의 뿌리를 담고 목이 짧은 악당들을 제압해 나가는 진짜 미국인적인 설정.. 인간미와 프로정신 두마리 토끼를 모두 갖고 있다는 주인공은 역대 어떤 탐정보다 옵션이 많이 붙어 있다.

거기에 파트너, 조 파이크는 '벤케이' 가 떠오르는 최강의 무장으로 두 사람이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담은 이 책, 몽키스 레인코트는 한편의 재미있는 미국드라마나 헐리우드 액션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가볍게, 재밌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무난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신주쿠 상어와 비교해 보니 엘비스 콜의 활약상이 더 재미있고 인상깊었다.

4/5

재밌었던 구절 -

' 다음 날 아침, 나는 아홉시가 되기 직전에 깨어나서 세서미 스트리트의 마지막 부분을 시청할 수 있었다. 오늘의 에피소드는 알파벳 D로 시작하는 단어였다. 예를 들어 낙담한 형사 (Depressed Detective)같은.'

' "무슨 일이에요?"
  "비밀 지킬 수 있어?"
  "물론이죠."
  "멕시코 출신의 갱 단원 한명이 2kg의 코카인을 돌려받으려고 아이를 하나 납치해갔어. 그래서 내가 코카인을 찾아 아이와 교환을 해야 해. 그러면서 갱단도 처치해버리는 거지."
그녀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완전 거짓말."
"거짓말 아니야. 난 사설탐정이란 말이야."
"오 그러세요."
"총 보여줄까?"
그녀는 뒷짐을 지고 서더니 혐오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뭘 보여주려는지 다 알아요."
  냉소적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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