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rteen 써틴
세바스찬 보몬트 지음, 이은정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써틴은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

묘한 표지에 적인 묘한 글귀. 글을 읽는 내내 나를 괴롭히는 알 듯 모를 듯한 힌트 때문에 주인공 또한 미치기 일보 직전까지 끌려간다.

부유한 집 아들로 살아온 주인공은 20대에 거의 빈털털이가 되어 결국 택시 운전사를 하게 되고, 그런 주인공의 야간 근무에 뭔가 새로운 삶이 끼어든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실제인지 환상인지 모를 13번지에서 주인공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또 잃어버린 자기 자신과 조우하게 된다.

사실 이 책은 환상 소설에 가깝다고 해야될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이 기를 쓰고 해결해야 될 어떤 사건이 있다기 보다는 그의 의식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가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면 이 책의 막바지는 꽤 실망스러울수도 있기 때문에, 얌전히 따라가지 않으면 끝맛이 좋지 않은 독서가 될지도 모른다.

음 한마디로 이 책은 택시 운전사와 같아서, 일단 타고나면 기사님 가는대로 놔 두는 것이 좋다는 소리다. 괜히 친한 척 이야기를 걸어도 내리고 나면 허무할 것이오, 괜히 시비를 걸었다간 하루를 망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을  추리소설이나 장르를 구분하며 태클을 걸 작정이 아니라고 한다면, 꽤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조용하고 침착한 서술은 어둠이 내려앉은 밤거리 그 자체이며 그 곳에서는 조그만 빛이 반짝여도 눈에 잘 띄는 것처럼 여러가지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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