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의 정리 1 - 개정판
드니 게즈 지음, 문선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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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창 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 수학이었다. 수학 원리를 탐구하는 것도 흥미로웠고, 수학 문제를 끙끙거리면서 푸는 것도 게임 같았다. 그렇게 애정 가득했던 과목이었지만 대학 입학과 동시에 내 삶에서 수학은 사라졌다. 그래서 수학 소설이라고 소개된 '앵무새의 정리'에 눈길에 쏠린다. 저자 드니 게즈는 수학과 과학에 관련된 전문 지식을 픽션을 통해서 대중화하는 데 힘써 왔다.시험을 위한 문제 풀이 수학이 아닌 수학을 문학으로 즐길 수 있다니 무척 반갑다. '앵무새의 정리' 또한 프랑스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뤼슈가 옛친구인 수학자 그로루브르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쳐 가는 추리소설의 기법을 활용하여 독자의 흥미를 끈다.

뤼슈가 운영하는 '1001개의 파리루스' 서점으로 한 트럭의 엄청난 양의 장서들이 도착한다. 뤼슈의 옛친구인 그로루브르가 보낸 것이다. 서점 일을 도와주는 페레트와 그녀의 자녀들(조나탕, 레아, 막스)와 막스가 데려온 파란 머리 앵무새 노퓌튀르와 함께 수학책들을 '아마존의 서재'에 그들만의 분류법으로 정리해간다. 그러던 중, 그로루브르가 화재로 사망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두 번째 편지도 온다. 편지에는 그로루브르는 페르마의 법칙과 골드바흐의 추측과 같은 수학 미제 문제를 해결했으며, 이로 인해 위협을 받는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뤼슈, 페레트 그리고 조나탕, 레아, 믹스는 그의 죽음이 과연 단순한 사건인지, 살해인지, 자살인지에 대해 진실 공방을 펼친다. 

청소년을 위한 철학책이 ‘소피의 세계’라면 청소년을 위한 수학책은 ‘앵무새의 정리’라는 소감이다. 철학에서 기원된 수학의 역사는 철학이 사물을 인식에서 유래 되었듯이 탈레스 수학 역시 세상의 사물을 인식하면서 발전한다. 학창 시절 기하학, 산술, 감각적, 확률, 역학 등 다양한 수학 영역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지 못했다. 단지 문제를 풀기 위한 공식만 부
런히 암기 했던 기억만 남아있다. 기하학을 도형을, 산술은 수를, 대수학은 방정식을, 삼각법은 물체의 기울기와 방위, 방향 등 각도로써 측정하기 위해, 역학은 물체의 운동 원인을 알기 위해 탄생했다. 이들 영역의 방향성은 결국 사물을 인식하기 위함이다.


V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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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 한 권으로 읽는 오리지널 명작 에디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톨스토이는 19세기 러시아 소설가이자 사상자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의 대작을 남겼다. 그는 종교와 인생관, 육체와 정신, 죽음의 문제 등 작품 속에서 다양한 주제를 탐구했다. '안나 카레니나'도 남녀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19세기 러시아 농업의 현실, 철학, 종교, 사회적 문제, 인간의 각종 심리를 망라하며 심층 깊게 다룬다.

 

 

"행복한 가정은 살아가는 모습이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괴로워하는 법이다." p 9로 유명한 첫 문장은 다양한 글에서 회자되어 익숙하다. 이 유명한 문장뿐 아니라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뮈리엘 바르베리의 '고슴도치 우아함'에서도 '안나 카레니나'의 흔적을 발견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주인공 테레자는 자신의 반려견 이름을 '카레닌'이라고 지었고, '고슴도치의 우아함' 등장인물 오즈의 고양이 이름은 '키티''레빈'이다. 아끼는 두 작품 속에서 '안나 카레니나'가 가지는 상징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도대체 '안나 카레니나'는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길래 두 작가 모두 등장인물의 반려동물의 이름을 '안나 카레니나'의 등장인물에서 가져왔단 말인가.

 

 

주인공 안나 카레니나는 남편 카레닌과의 사이에 아들도 하나 둔 유부녀이다. 그녀는 오빠 스테판이 아내 돌리를 두고 가정교사와 외도를 하여 가정이 위태해진다. 이런 오빠를 방문하려 모스크바를 방문한 안나는 기차에서 운명의 상대인 브론스키를 만나게 된다. 그녀 또한 불륜의 덫에 걸려 겉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져버린다. 안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무모한 사랑에 인생 전부를 건다. 사랑하는 아이도 만나지 못하게 되고, 상류계 사회에서도 매장 당한 그녀에게는 브론스키만 남게 되면서, 그녀의 사랑은 점점 집착으로 변질된다. 브론스티의 딸을 낳고 이탈리아에서 지내지만 냉혹한 현실에 삶은 순탄하지 않다. 마음에 떠나가는 브론스키에 예민해져만 가던 안나는 결국 비극적 선택을 강행한다.

 

 

어긋난 사랑의 방향은 사회적으로 용납 받지 못하고 비난을 받을 뿐이다. 불륜을 저지르고 불안정할지라도 탁월한 심리 묘사 덕분에 인물 각자의 설득력을 확보한다. 작품 초반 가정 교사와 불륜을 저지른 스테판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사고방식 또한 숨길 수 없는 인간의 한 면모이다. 날카롭고 예리한 톨스토이의 통찰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밑바닥 진심을 까발린다.

 

 

", , 아아, 아아! 대체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담." 그 해답을 얻을 수가 없다.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너무나 복잡하고 해결 불가능한 문제에 대해서 이 인생이 준비해 놓고 있는 저 일반적인 해답뿐이었다. 해답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날그날의 요구에 따라서 살아가야 한다. 쓸데없는 일은 잊어버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잠을 자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해도 밤이 오기까지는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저 유리 술병의 여자들이 부르는 음악의 세계로 돌아갈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생활의 꿈으로 모든 것을 잊는 수밖에 없다. "하여튼 어떻게 되겠지." p14

 

 

톨스토이는 '사랑과 결혼'의 본질을 안나와 레빈을 통해서 끈질기게 묻는다. '만일 사람마다 각기 생각이 다르다면 사람들의 애정도 제각기 다르지 않을까요?'(p159) 안나의 말대로 안나와 레빈의 사랑은 '파멸''성장'이라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해 달려간다. 세상에 버림 받으면서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가며 카레닌과의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이라는 현실에서 벗어나지만 안나에게는 또 다른 현실만 기다릴 뿐이다. 결국 안나의 사랑은 '불안'이라는 감정에 잠식 당해 브론스키에 대한 불만과 오해로 불행해진다.

 

 

'안나'의 사랑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그녀는 불륜을 저지른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자신의 감정만 따른다. 그녀의 사랑, 도덕성, 죄책감은 이중 배반적이고 모순적인 인간 심리의 전형이다. 톨스토이의 섬세한 심리 묘사 덕분에 이런 안나의 심리는 설득력을 갖는다.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톨스토이의 인간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다.

 

 

돌리의 여동생 키티를 연모하는 시골 귀족 레빈은 그녀에게 청혼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녀의 마음은 브론스키를 향해 있었고, 낙담한 레빈은 본가인 시골로 귀향한다. 반면 브론스키가 안나와 사랑에 빠져 상처를 입은 키티는 몸이 크게 쇠약해져 독일로 요양을 떠난다. 독일에서 돌아온 키티는 레빈의 고백을 받아들여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산다.

 

 

두 인물이 살아내는 '사랑과 결혼'은 반대의 방향성을 향해 간다. 작가는 안나를 통해서 사랑이 어떻게 몰락해 가는지, 레빈을 통해서 사랑이 어떻게 완성되어 가는지 보여준다. 레빈은 인간의 삶이란 본질적으로 허무하다는 것을 느끼지만 안나와 달리 감정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시골 생활에서의 농업과 키티와의 사랑과 결혼 생활을 통해서 의미를 찾아가며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사랑', '결혼', '죽음', '삶의 의미' 등 운명으로 주어진 묵직한 키워드 앞에서 톨스토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결국 레빈의 삶이다.


V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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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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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뮤지컬로 먼저 접한 작품입니다. 빅토리 위고 대표 소설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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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 인간의 욕망이 갖는 부의 양면성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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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재미있게 봤던 작품! 피츠제럴드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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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세계
고정기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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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을 즐겨본다. 화려한 연예인의 이면에 감춰져 있던 매니저의 일상과 자질을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매니저들은 연예인을 감독하거나 보조하고, 때론 훈계하거나 위로하기도 하며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비단 연예계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마다 이와 같은 그림자 역할을 하는 숨은 조력자들이 존재한다. 스타 작가나 기자들로 친숙한 출판업 계도 마찬가지다. 진흙 속의 진주를 캐내듯 역량 있는 신진 작가들의 재능을 알아봐 인재를 발굴하고,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기획하여 대중의 선택을 받는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하는 편집자야말로 또 다른 멀티플레이어이다. '편집자의 세계' 저자는 이런 편집자들의 숨겨진 노고가 알려져 선진 외국과 같이 우리나라 편집자들도 대접을 받는 문화가 장착되길 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밝힌다. 

'편집자의 세계'는 헤밍웨이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를 포함하여 미국을 대표하는 편집자 15명을 소개한다. 이들이 어떤 계기로 출판, 잡지계에 입문했는지, 그리고 무명의 작가를 어떤 과정을 거쳐 스타로 키웠는지,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그들이 추구한 편집자상은 무엇인지 재미있게 소개한다.

저자는 "편집자는 활자 매체의 중매자이고 연출자이며 저자로 하여금 새로운 사상이나 문화를 창조하도록 자극하고 도와주는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정의한다. 스콧 피츠제럴드, 헤밍웨이의 재능을 알아보고 발굴한 스크리브너스의 편집자인 맥스웰 퍼킨스 이야말로 이 정의에 가장 부합한 인물이다.  퍼킨스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첫 작품 '낙원의 이쪽'을 읽고 그의 재능을 알아챈다. 졸작이라고 판단한 스크리브너스의 사장을 설득하여 '낙원의 이쪽'을 출판하고 5만 2,000부나 팔리면서 피츠제럴드는 유명 작가로 성공한다. 피츠제럴드는 퍼킨스에게 헤밍웨이를 소개한다. 스크리브너스에서 출판하기에는 다소 경박한 말과 외설스러운 대화가 있는 헤밍웨이의 작품을 반대하는 사장을 끈질기게 설득하여 출판하여 성공한다. 

랜덤하우스의 설립자이자 모던 라이브러리의 편집자인 베넷 세르프 또한 윌리엄 포크너, 유진 오닐, 에드거 스노와 같은 위대한 미국 작가를 발굴했다. 덕분에 율리시스, 앵무새 죽이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 수많은 걸작을 랜덤하우스에서 출판하게 된다. 그는 편집자의 역할을 작가를 발굴하고 콘테츠를 창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담당 저자의 이익과 출판사의 이익을 균형 잡는 것이라고도 했다. 편집자의 역할을 입체적이고 본질적으로 이해한 것이다. 

"베넷 세르프는 뛰어난 편집자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필요한 재능을 어느 정도 타고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또 편집자가 되려면 흥미의 범위가 상당히 넓지 않으면 안 되고, 영어에 대한 실제적인 지식이 필요하며, 박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만 저자가 쓰고자 하는 것을 이해하고 협력도 할 수 있다. 편집자가 뛰어난 작품을 인정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여러 책을 널리 읽지 않으면 안 되며, 또 대중이 어떤 책을 사줄 것인가 하는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감각이 없으면 안 된다. 아무리 훌륭한 책일지라도 수요가 없으면 출판사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p84-85

'에스콰이어' 창간자이자 편집자인 아놀드 깅리치는 구독자를 조사하여 '새로운 여가와 생활을 위한 잡지'로 포지셔닝 하였다. 자신의 귀족적인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을 높여내 부유한 미국인을 위한 잡지로 자리 잡게 된다. 편집장 프랭크 크라우닌셀드는 자신의 고상한 취미를 반영한 잡지 '베너티 페어'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미술, 문학, 연극을 소개한다. 이 잡지를 통해서 많은 미국인들이 피카소, 루오, 마티스, 고갱 등의 화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하니 미국 사회에 끼친 문화적 영향력을 짐작할만하다. 1960년대 '코스모폴리탄'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쓰러져가고 있었다. 헬렌 걸리 브라운이라는 40대 여성을 새로운 편집자로 맞아들이게 되는데, 그녀는 '섹스와 독신 여성'이라는 책의 저자로 알려져 있었다. 여성의 사랑과 섹스에 관한 그녀의 경험과 의견을 잡지에 반영하여 '코스모폴린탄'은 기사회생하여 여전히 여성들의 애독서로 자리 잡고 있다. 

각양각색의 개성을 지닌 이 대단했던 편집자들은 중첩될 수 없는 독창적인 출판물을 만들어냈다. 이들에게 유일한 공통분모가 있다면 자신만의 신념과 철학을 갖고 진심과 열정으로 출판물에 녹여 내었다는 것이다. 명확한 편집 방향으로 유일무이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자질은 편집자라는 직업적 영역을 떠나 한 개인의 삶의 태도에도 큰 영감을 남긴다. 명확한 신념과 철학을 녹여내는 삶을 산다는 것, 그것만큼 허무한 인간의 삶에 명확한 의미를 만들어 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V 리딩 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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