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도어 - 우리는 어디쯤 걷고 있는가
이현상 지음 / 리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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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쯤 걷고 있는가

 

환경과 자연의 가지, 동물들의 안전과 복지,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생각하는 리리퍼블리셔에서 출판한 제로그램 이현상 대표님의 <인사이드 아웃도어>는 아웃도어의 백과사전이다.

 

오늘 기사에 의하면 장애인 최초로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하다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의 위성전화 신호가 중국 영토 내에서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수색 당국에 따르면 파키스탄군은 K2(8611m) 남동쪽 9지점에서 김 대장이 갖고 있던 위성전화 신호를 확인했다.

많은 사람이 그의 등정을 응원하며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아웃도어에 대한 인간의 열망은 어디서 기원하는지 궁금하던 차에 제로그램 이현상 대표는 아웃도어의 즐거움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점점 더 먼 과거로 돌아가 마침내 선사의 동아프리카 사바나에 이르렀다.

 

<인사이드 아웃도어>는 사바나에서 2000년대 폭발적으로 성장한 아웃도어 비즈니스의 원동력은 분석한다.

 

‘1부 아웃도의의 기원에서는 진화인류학 관점에서 아웃도어 본능이 어디에서 기원하는지 알아본다.

 

많은 진화인류학자는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과정에서 직립보행의 에너지 효율성을 주목한다. 무엇보다 직립보행은 에너지 소모가 최적화된 걸음걸이다. 이는 침팬지가 네 다리로 걷는 것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4분의 1수준이다.

 

인류의 조상들이 나무 위에서 머물다 땅으로 내려와 직립보행으로 진화해갈 때 네 다리로 너클보행하던 친척 무리들은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사라진 인류의 친척 무리들은 더 사납고 더 빨리 달렸으며, 한때 더 큰 무리를 지어 숲을 지배했었지만 두 다리로 걷기 시작한 무리들이 끝까지 살아남아 결국 오늘날의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했다.

 

말하자면 강한 자가 오래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인 셈이다.

 

인간이 아프리카에서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는 동안 멀리 걷고 오래 달리며,더 넓은 땅으로 이주하기 위해 낯선 곳에서 잠을 자고, 추위와 포식자들을 물리치고 사냥감을 익혀 먹기 위해 모닥불을 피웠던 일들이 아웃도어 활동이다.

 

 

‘2부 인사이드 아웃도어에서는 1960년대 맹아 단계에서 시작해 2000년대 이르러 폭발적으로 성장한 현대 아웃도어 비즈니스를 소비자가 아닌 내부자의 시선으로 살펴본다.

 

1968년은 현대 아웃도어 비즈니스의 서막을 알리는 역사적인 여행이 있었다. 요세미티 계곡의 1세대 반란자 무리의 한 명이었던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와 노스페이스의 창업자 더글라스 톰킨스, 세계적인 스키 선수이자 코치였던 딕 도워스, 그리고 친구 두 명을 더해 다섯 명의 젊은이들은 폭스바겐 미니버스를 직접 운전하며 6개월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칠레 파타고니아까지 역사적인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익스트림 아웃도어 여행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의 여행은 태평양 연안에서는 서핑을, 남미 고산지대에서는 알파인 스키를 타며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목적지였던 파타고니아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피츠로이에 신루트를 개척하며 등정에 성공한다.

 

이중 이본 쉬나드는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요세미티 계속의 날다람쥐였던 이본이 군대에서 배치받은 곳이 한국이었다. 주한 미군으로 한국 땅을 밟은 이본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수많은 산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다.

 

타국에서의 생활이 힘들 때마다 북한산 인수봉에 자주 올랐다. 길이가 177m에 이르는 암벽 등반로를 암벽화도 없이 한나절 만에 개척했다. 그가 개발한 북한산의 암벽 등반 2개 코스를 지금도 쉬나드 A, B이라고 부른다.

 

 

 

‘3부 좌충우돌 장비 개발 이야기에서는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도 구분하지 못했던 저자가 장비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으로 장비를 현실화하는 과정의 기록이다.

 

최근에는 필요한 장비를 직접 만드는 MYOG(Make Your Own Gear)가 새로운 트렌드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대량 생산의 획일적인 디자인에 식상한 탓도 있으며, 스스로 직접 만드는 즐거움도 큰 탓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장비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텐트와 침낭이다. 야외에서 이 두 가지 장비는 무게와 품질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가격만큼 사용자가 느끼는 만족감도 제각각이다.

 

우리 가족은 백패킹은 아니지만, 한때 오토 캠핑에 빠져 매주 캠핑장에서 보내곤 했다. 다른 캠퍼의 장비를 구경하며 장비의 소재와 브랜드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저자는 사용자로서 텐트에 관해 아는 것과 생산자로 텐트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관련 정보를 아는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한다. 텐트 스케치를 들고 공장을 방문해 가까스로 텐트를 생산할 수 있었다.

 

 

 

 

‘4부 브랜드, 그리고 아웃도어 비즈니스제로그램설립자로서 2011년에서 2020년까지 10년간의 기록이다.

 

 

2011년 존 뮤어 트레일(JMT)을 한 이후로 경량화가 앞으로 유행을 선도할거라 생각했다. 지속적인 방향성이라 판단했고, 브렌드 네임에 그런 흐름을 넣고 싶었다. 20115월 어느 날 불현듯 ‘ZEROGRAM’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모든 물질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 0g은 애시당초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제로그램을 끝없이 도전 의식을 일깨우는 브랜드 네임으로 생각하고 주변의 의견을 물었으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저자는 브랜드 네임인 ‘ZEROGRAM’이 가지는 의미를 확신했다. 기발한 이름만으로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는 경량 장비와 장거리 하이킹의 전사가 되어야 했고, 그해 존 뮤어 트레일 종주는 큰 장양분이 되었다.

 

 

‘5부 지구와 더불어는 아웃도어 세계에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환경 이야기다.

 

환경운동의 시작에는 요세미티를 포함한 시에라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 존 뮤어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요세미티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에도 요세미티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1897년 시에라 클럽을 창립하고 죽을 때까지 회장을 맡아 헌신하였고, 시에라 클럽은 오늘날 세계 최대의 환경운동 단체가 되었다.

 

존 뮤어는 자연유산이 인류에게 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던 시대에, 인디언 학살과 토지 약탈이 아무렇지 않게 횡행하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환경운동을 일으킨 인물이다.

 

 

‘6부 질문하는 사람들은 저자와 다른 길 위에 있으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영감을 제시해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 텐트 시장을 선도하는 DAC 라재건 대표, 존 뮤어처럼 설악을 지키는 녹색연합 박그림 공동대표, 전천후 알피니스트 유학재, 한국에 스탠리아 있기까지 노력한 씨디핸즈캄퍼니 유해연 대표, 지리산카약학교 강호 교장, MYOG 전도사 이태한은 그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이다.

 

 

마지막 부분에는 2011년 존 뮤어 트레일 종주기록을 담고 있다.

 

장 마크 발레 감독의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영화 <와일드> 속의 모습과 저자의 존 뮤어 트레일 장면이 겹쳐 떠올랐다. 혼자 360km나 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길을 걸어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16일간의 여정이 행복으로 채워지는 것을 공감할 수 있었다.

 

아웃도어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인사이드 아웃도어>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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