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죽는가 - 사람이 죽어야 할 16가지 이유
이효범 지음 / 렛츠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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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어야 할 16가지 이유

 

저자인 이효범 교수님은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공주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38년간 봉직했다고 한다.

 

죽음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이고, 반드시 생각해야 할 문제지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죽음이라는 문제를 외면하고자 한다.

 

삶은 죽음의 반의어지만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기에 애써 외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저자는 안식년에 5개월 동안 유럽 배낭여행을 하던 중 뮌헨의 호스텔에서 한 미국 청년이 읽던 <죽음의 부인>이라는 책을 보고 물질문명에 빠져있을 거라 생각한 미국의 대학생에게서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교에 연구할 기회를 얻어 낯선 미국 생활 동안 딸과의 대화에서 큰딸은 죽음의 문제를 물어본다.

 

'과연 모든 인간은 죽는가?', '왜 죽는가?',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죽을 때는 고통스러운가?' 이러한 질문은 대답하기도 힘들고 답을 내놓은 사람도 흔치 않다.

 

종교는 죽음에 관한 두려움과 삶의 허무함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종교가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인식하지 못하는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인간에게 처음부터 죽음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한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위해 불을 훔치자, 화가 난 제우스는 그를 코카서스 산맥에 있는 카즈베키산 절벽에 묶어 놓는다. 그리고 인간에게 노화와 죽음이라는 벌을 내린다.

 

<죽음>을 쓴 프랑스 철학자 장 켈레비치의 죽음에 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육체를 통해 현존하고 인생의 의미를 추구하지만, 그와 동시에 육체로 인해 다른 곳에 존재하지 못하고 원하지 않는 각종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죽음은 인간의 생존을 방해하고 삶을 제한하고 마침내 아무 예고 없이 쳐들어 와서 숨을 거두어간다. 그러나 죽음이 없으면 인간은 인간이 될 수 없다. 잠재적 상태의 죽음이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 1장 죽음은 삶과 짝이다 중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계속 생존하게 설계된 적응도 아주 많은데도 왜 결국 죽을까? 왜 진화의 자연선택은 사람을 영원히 살게 하는 기제를 만들지 못할까?

 

이에 대해 버스는 노화 이론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몸의 노화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유전적인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생활습관과 환경들이 중요하다.

 

그리스의 이카리아섬,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섬, 일본의 오키나와는 세계적인 장수 마을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장수하는 비결은 채식 위주의 식사, 스트레스 없는 삶, 적당한 운동, 좋은 공기와 물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소식이다.

 

정상적인 일본인보다 60%의 열량만을 소비하는 오키나와 사람들은 다른 지역 일본인보다 100세가 넘는 사람들의 비율이 40배나 높다.

 

출고된 지 오래된 자동차라도 많이 타지 않으면 부속이 낡지 않아 더 오래 탈 수 있듯이,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다.

- 2장 죽음은 신체가 퇴화하는 현상이다 중

 

스토아 철학자이면서 로마 황제였던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그 연극()이 완결되는 지점은 전에 당신의 출생을 관장했고, 오늘 당신의 분해를 관장하는 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태어나고 죽은 결정은 어느 것도 당신의 소관이 아니다. 그러니 웃는 낯으로 떠나라.”고 전한다.

 

죽음에 관한 붓다의 예를 알아보자.

 

붓다 당시에 끼사고따미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외아들을 잃고서 붓다에게 찾아와 죽은 아들을 살려달라고 하였다. 붓다는 그녀에게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을 찾아가서 겨자씨 한 줌을 얻어오라고 요구했다.

 

여인은 실낱같은 희망으로 겨자씨를 얻으려고 세상의 모든 집을 두드렸다. 그러나 아무도 죽지 않은 집은 없었다. 그녀는 절망했다. 그러나 그 절망 속에서 그녀는 해답을 얻었다.

 

그녀는 결코 죽지 않는 존재가 된 것이 아니다. 죽음의 본질을 직시하고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된 것이다.

- 3장 죽음은 자연의 필연적 법칙이다 중

 

일반적으로 죽음에 대한 사람의 생각은 존재의 끝 혹은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삶은 일회적이기 때문에 죽으면 모든 것이 없어진다는 생각이다.

이에 반해 인도인들은 기본적으로 삶이 무한히 반복된다는 윤회를 믿는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있어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존재 형태의 변화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죽음은 존재자가 그 존재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영혼이 물질적인 육체를 입은 상태가 삶이라면, 죽음은 영혼이 물질적인 육체를 벗어 버린 상태일 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끝 혹은 마지막으로서의 죽음은 없다. 김형준이 쓴 <인도 신화>는 이러한 죽음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 6장 죽음은 존재 형태의 변화이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인간이 사고한 이후 가장 오랫동안 사유하고 접근해왔던 주제이다.

 

과학적, 철학적, 종교적, 문학적 성찰에 이르는 다방면의 저작물을 통한 저자의 저술은 앞으로 어떤 책을 책을 읽을지 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죽음은 단지 생의 마지막이 아니라, 삶의 완성이라고 말한 니체의 말은 주목할 만하다.

 

니체는 죽음은 고통이 아니고 축제다. 그래서 천천히 죽고 이 땅에서 모든 것을 참고 견뎌내라는 설교를 거부하라고 주문한다.

 

그 대신 삶을 누리는 법과 대지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거기에다 웃음까지 배우라고 요청한다. 그런 자들은 죽음에 대해서도 자유로우며 죽음을 맞이해서도 자유롭다고 전한다.

 

죽음이라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요즘 이효범 교수님의 <사람은 왜 죽는가>는 죽음에 관한 다양한 관점에 따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사람은왜죽는가 #이효범 #렛츠북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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