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등 3학년, 요약 잘하는 아이가 앞서갑니다 - 10세부터 시작하는 SKY 필승 플랜
이현실.남상욱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11월
평점 :
'수포자' 라는 말은 내가 학교에 다니던 시기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다. 수학을 포기한 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요즘은 무려 '국포자' 라는 말이 등장했다고 한다. 당연히 국어를 포기한 학생을 말하는 단어인데, 내가 학교에 다닐 때를 기준으로 국어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들도 좋은 성적을 받을 기회가 있는 과목이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하는 학생들은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고도 국어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는 했다. 돌이켜 보면 그게 문해력의 힘이 아닌가 싶다. <초등 3학년, 요약 잘하는 아이가 앞서갑니다>는 어떤 공부를 하든 빼놓을 수 없는 능력, 문해력을 늘리기 위해 요약이라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첫머리에서는 요약의 필요성에 관해 말하고, 본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요약하는 능력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 워크북과 함께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본문에 따르면 2023학년도의 수학 만점자는 934명이었는데, 국어 만점자는 그 반도 되지 않는 371명이다. 2024년도의 경우 수학 만점자가 612명, 국어 만점자는 그 1/10 가량인 64명이다. 저자는 단기간에 문제를 많이 푸는 방법으로 문제 풀이에 익숙해지는 공부 방법으로는 국어 과목을 학습하며 한계를 마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국어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제대로 읽는 법을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2장에서는 요약하는 능력을 기르는 법에 앞서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정확히는 요약을 위한 읽기 방법인데, 본문에서 '복잡한 내용을 부분별로 나눠서 필요한 핵심 정보를 간단하게 정리하는 능력' 이라고 말한다. 글쓴이가 정말 하려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 즉 객관적 읽기, 글의 표면적인 내용 너머를 들여다보는 의도 파악하며 읽기, 글이 무엇을 다루는지를 눈치채는 주제 파악하며 읽기, 중심 내용과 뒷받침 내용 구분하며 읽기, 중심 내용을 담는 핵심어 찾기, 저자의 의견과 사실 구분하기로 나뉜다.
3장에서는 책 한 권을 가지고 시각화나 게임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책을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에 할 수 있는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사실상 3장이 책의 핵심 내용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3장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쓰지 않는다.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 하나만 소개하자면, 책을 읽기 전 책 표지를 살펴보며 아이와 함께 책 내용을 추측하는 등 책에 관한 첫인상을 나누는 '표지 탐험' 활동을 꼽을 수 있겠다. 표지에 그려진 그림이나 사용된 색상, 글자 크기 등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행동이 책에 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어른들도 책을 고를 때 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아이들은 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읽기 훈련에 관한 책이고, 책 제목에 '초등 3학년' 이 들어가긴 하지만, 초등 3학년에게만 적용되는 내용은 아니다. 더 어리거나 조금 더 큰 아이들, 혹은 아이는 아니지만 나처럼 국어교육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의 책이었다. 특히 포스트잇이나 인덱스 활용법은 어른들에게도 흥미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