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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플레임 1 ㅣ 엠피리언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11월
평점 :
소녀는 한 명의 전사가, 그리고 혁명가가 된다. <아이언 플레임> 1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포스 윙>에서 살아남기에 급급했던 바이올렛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놀라운 비밀들을 알게 되고 부조리에 맞서 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비밀도 지켜야 하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유지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혼란스럽고, 드래곤 두 마리와 함께 살아가기란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바이올렛은 차근차근 그 모든 문제를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친구들과, 그리고 제이든과의 관계였다. 바이올렛은 제이든이 자신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지 않는다는 것에 불만을 가진다. 그리고 제이든을 사랑하는 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동시에 친구들이 위험에 처할까 두려워 친구들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지 않는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자신이 친구들에게 취하는 행동 기제를 바탕으로 제이든의 심리에 관해서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바이올렛은 한동안 제이든에게 부러 방어적으로 굴기만 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이성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일까? 하여튼 계속해서 함께하지만 다가갔다 밀어냈다를 반복하는 제이든과의 관계가 언제 성큼 발전을 이룰 것인지 궁금한 마음으로 읽었다.
데인과의 관계 역시 흥미롭기는 마찬가지다. 바이올렛은 한때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을 데인과의 관계에서도 혼란을 겪는다. 데인은 바이올렛을 친구로서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아버지와 왕국에 대한 충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캐릭터다. 데인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세계에 복무하는 캐릭터로서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는 바이올렛과 대립하게 된다.
학생들이 우수수 죽어나가는 바스지아스 군사 학교의 특성상, 그들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이언 플레임>에서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이 적지 않다. 리암의 여동생인 슬론, '돌아온' 잭 발로우, 정체를 숨기지만 너무 쉽게 짐작 가능한 아릭은 <포스 윙>에서 이탈한 캐릭터들의 자리를 채우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바이올렛에게 적대감을 가진 바리쉬와 그의 드래곤 솔레스는 이번 파트의 '메인 빌런' 이라 할 만하다. 2학년이 되면서 바이올렛과 그 친구들의 앞에는 새로운 위기가 나타나는데, 바리쉬와 솔레스가 대표적인 위기 중 하나다.
여하튼 <아이언 플레임> 1부 역시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2부의 내용이 기대된다. 헝거 게임 시리즈 이후로 어두우면서도 한 줄기 빛을 품고 있고, 잔혹하면서도 로맨틱한 판타지 소설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포스 윙> 시리즈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