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의 은유 - 윤슬빛 소설집 꿈꾸는돌 38
윤슬빛 지음 / 돌베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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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의 은유에 나오는 인물은 사회에서 흔히 말해 아쉬울 것이 많은 인물들이다. 책 제목인 ‘플랜B의 은유’에서는 레즈비언으로 새로 결혼을 하는 엄마를 둔 자녀들의 이야기, ‘내일의 우리’에서는 호모 같다는 이유로 반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학생과 함께 어울린다고 성정체성을 놀림받는 아이들의 이야기, 이 외에도 여자 친구를 좋아하는 여학생이야기, 부모님의 이혼으로 떨어져 지내다가 다시 만난 자매들의 이야기들이 있다.

표지와 차례를 파스텔색이 주는 동화 같은 느낌과 소녀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그러나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동화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소녀 같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권선징악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착한 사람들만 나오는 것일까? 어느 누구도 고통받지 않는 것? 이 책 속 인물들은 사회에서 “너는 왜?”라는 질문 혹은 눈총을 자주 받게 될 상황에 있는 학생들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아쉬운 소리나 아쉬운 행동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을 속이려 하지도 하지도 않고 자신이 띄는 빛깔을 감추려 하지도 않는다. 모두 인공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자신으로 존재하려고 한다. 오히려, 이런 청소년들을 어른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플랜B의 은유’에서 두 자녀는 엄마들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Freely in the closet’을 비롯해 다른 단편들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 행동, 선택, 감정에 수시로 드나들며 판단과 간섭을 통해 옳고 그름에 대한 개입이나 조언을 한다.
내 다음 세대가 이뤄내고 있는 멋진 과제를 기대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흔들리고 부딪히면서 이들이 의연히 이뤄낼 나인 채로 충분한 시대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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