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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의 국모다 1
이수광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중.고등학교 시절 국사시간에 그녀에 대해 제대로 언급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민비'라는 사람이 있었고 시해를 당한 비운의 여인이었다는 것 뿐... 강국사이에서 개화도 안된 힘없는 우리민족을 어떻게 굳건히 지켜나갔으며 왜 시해당할 수 밖에 없었는지... 우리는 어째서 반드시 알아야 할 많은 것들에 대해 관심조차 갖지 못했을까? 아마도 그것은 일제시대 일본이 우리에게 심어준 식민지 사관이 우리의 역사를 부끄러운 과거, 감춰야 하는 과거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일거다. '민비'라고 격하되고 비하되어 있는 '명성황후'에 대한 호칭 역시 식민지 사관의 산물이다.
'명성황후'에 대한 수많은 부정적 인식들은 일제가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조선을 강점한 사실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 만들어낸 역사적 날조와 변조에 기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우린 그것을 모른채 그들이 만들어낸 이 사관에 의해 그녀를 사치와 변덕이 심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시아버지를 몰아낸 비정한 며느리로 생각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녀는 감춰져야 할 과거에 속해 우리의 관심밖의 인물이었다. 그런 그녀가 이제서야 제대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이 책은 '명성황후'를 제대로 알 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난 그녀의 총명함과 매순간 나라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적극적이면서도 진취적인 모습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일본에 의해 처참하게 시해당한 순간 분노와 울분에 몸을 떨었으며 당당하게 죽음을 맞는 숭고한 그녀의 모습에 경의를 표했다. 그녀는 죽었지만 '명성황후'라 불리는 우리의 자랑스런 국모를 우리는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