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각시붕어야 물들숲 그림책 7
김성호 글, 윤봉선 그림, 윤창호 감수 / 비룡소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 책 고르기를 어려워하는 다른 엄마들이나 친구들에게 아이의 취향이 생기기 이전에 엄마의 관심과 흥미가 있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그 것을 좋아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왔다.

그래그게 문제였다.

나는 픽션 그림책은 무척 좋아하여 아이에게 다양한 그림책을 읽어주었지만 논픽션 그림책은 사준 적이 없다.

밖에 나가서 시간을 때워야 하는 상황에서 (가령 병원 식당) 그곳에 구비된 그런 류의 책들을 읽어준 적이 있지만 엄마인 내가 먼저 흥미를 느끼고 아이에게 권해준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받아본 순간

고민에 빠졌다.

앵무새처럼 글만 읽어줄 수는 없으니 아이보다 먼저 내가 읽어보았다.

평소 즐겨 읽는 그림책처럼 깨알 같은 웃음, 마음에 확 다가오는 감동은 없었지만

생각만큼 재미없거나 다가가기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동안 자극 받지 못했던 다른 부분이 살짝 열리는 듯하였고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각시붕어라는 존재가 친근하게 느껴지고 그 녀석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내친김에 최재천 선생님의 책도 사보기로 했다.

그 동안 읽어 봐야지생각만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나의 관심을 넓혀보고 싶었다.

아직도 읽고 있는 중이지만 알면 사랑한다는 작가의 믿음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당연히 7세 아이는 이 책을 좋아했다.

엄마 그런데요어떤 물고기들을하면서 다른 곳에서 듣고 본 이야기들을 하기도 한다.

그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 또한 자신 이외의 생명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용 이외에 그림이나 페이지 구성 인쇄에 사용한 종이 등에서도 정성을 담은 티가 많이 나서 잘 만들어진 한 권의 책 앞에서 관심 없던 나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돌아서게 도와주었다.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 다른 생명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좀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책.

앞으로 이런 종류의 책을 좀더 자주 만나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물이 나타났다 난 책읽기가 좋아
다니엘 포세트 지음, 최윤정 옮김, 에르베 르 고프 그림 / 비룡소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로 일곱 살이 된 첫째.

새해 들어 세웠던 계획 중 하나는 그 녀석에게 드디어 한글을 가르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해야 할 일도 많고 많은데 아들 녀석의 한글 교육까지 해야 하는 슬픈 상황이 된 것이다.) 여태까지는 밤마다 책 몇 권씩 읽어주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한글을 깨우치기를 바랐으나, 그것은 엄마인 나의 소망일뿐이었다. 결국 글을 읽지 못하는 일곱 살이 되고 말았으니, 이제는 자연스러운 습득이 아닌 가르치는 학습을 시작해야 했다.

두 달이 지나가는 현재 주말에만 30분 정도씩 교재를 가지고 공부한 결과 아이는 자음+모음의 조합은 어느 정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얼마 전에는 글자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다고 반응해주니 아직도 갈길이 멀기만 하지만 약간의 희망을 보고 있다.

 

이런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라 이 책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라는 문구였다.

책을 스스로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혼자서 읽으며 성취감을 갖고 책 읽기에 더욱 흥미를 가지게 만들어주는 책인듯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녀석이 읽을 수 있는 글자는 많이 않았기 때문에 책의 의도를 무시하고 내가 읽어줄 수 밖에 없었다.

(1단계 책이니 만큼 조금 더 쉬운 책으로 구성했으면 좋았겠다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아이가 스스로 읽지는 못했지만 내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는 재미있어했다. (이제 네 살이 된 둘 째는 괴물의 존재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다른 동물들의 묘사에 무서워했지만 일곱 살 첫째는 모든 캐릭터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그들의 허둥거림을 재미있어 했다.)

두더지 부인의 오해와 동물들이 부풀려 전한 정확하지 않은 소문으로 인해 일어난 한바탕 소동은 그 상황을 잘 전달하는 일러스트와 함께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아이들이 읽기 쉽게 만들어진 문장 반복이나 나선형으로 조금씩 보태지며 키워지는 문장도 잘 구성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글에 더욱 신경을 쓰고 읽으니 오히려 어른인 나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익숙하지 않은 맞춤법이나(~대요, ~데요 같은…)띄어쓰기(숲 속, ~ 씨 같은…)를 신경 써서 보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겨울이 다 지나고 봄이 다 지나갈 때 즈음에는 이 책을 아이 스스로 읽을 수 있을까? 나에게 이런 욕심을 심어준 책.

책에 표시된 독서레벨 1’을 마음에 새기고 이번 주말에도 열심히 한글 공부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빅 피쉬 비룡소 창작그림책 47
이기훈 지음 / 비룡소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도 그림책을 보면서 그림보다는 글에 더 치중하게 된다. 마음으로 보기보다 눈으로 읽고 머리로 터득하는 일에 더 익숙한 어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아직 글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을 때는 글 보다는 그림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엄마 여기에 이거 있는 거 알았어요?”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매 페이지 그림을 보면서 작가가 숨겨놓은 특별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책을 보는 큰 재미이고 딱딱한 시선을 부드럽게 해주는 일이다.

또한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에게 조바심이 났던 마음이 글보다 그림을 먼저 보는 소중한 시간을 아직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그림책의 그림을 잘 들여다 보는 일. 어른들도 그림책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중요한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러하니 글이 없는 그림책은 조금 어렵다. 전시회에서 그림을 오래 들여다보며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듯 한 장면 한 장면을 자세히 보며 (글이 없음에도 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조심씩 이야기를 만들어준다.

조금 어렵지만 더 재미있다. 혹여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이와의 책읽는 시간을 때우듯 페이지를 휘리릭 넘기며 짧은 글만 읽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림만 보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어 좋다.

아이의 시선으로 책을 볼 수 있게 되는 것도 같고

 

일반적이지 않은 판형으로 무척 큰 이 책을 받고,

인쇄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은 책에서 풍기는 나무 냄새, 잉크 냄새를 맡으며,

제목 이외에는 아무런 글자가 없는 책의 내지를 들여다 보면서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를 찾기 위해 눈보다 마음이 먼저 달려가며 마음이 설레었다.

 

물이 없는 어느 마을의 건조한 모습.

물을 토해내는 전설 속의 어떤 커다란 물고기를 찾아가기 위한 과정.

그리고 그 물고기를 잡아서 마을로 데려오는 모습.

사람들을 막기 위한 동물들과의 싸음.

수 많은 그림들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눈 앞에서 생동감이 넘치고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큰 줄기의 이야기 안에 잔가지처럼 숨어있는 작은 이야기들.

 

책을 덮은 후 내 마음에는 어떤 울림이 있었지만 이를 아이에게 그래도 전해줄 수도, 필요도 없으니 아이는 아이의 시선으로 또 다른 것을 볼 수 있도록 내 것을 강요하지는 않고 또 한 번 읽어 주었다.

 

아이들에게 또한 어른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이런 그림책이 있으니 앞으로도 좀더 그림책을 잘 보는 어른이 되고자 하는 욕심은 계속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 자신감과 행복지수 세계 최고인 북유럽 육아와 교육의 비밀
황선준.황레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너무 빨리, 그렇다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게 부모와 자녀가 속도를 맞춰 나란히 걸어가야 하는 긴 여정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복만이 아닌 부모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교육하든 경쟁하고 성취하려고 애쓰기보다 부모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로 첫째는 일곱 살, 둘째는 네 살이 된다. 나는 이제 완연한 삼십 대 후반의 나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살았던 지난 시간은 정말이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나를 대신해서 아이를 키워주신 친정 엄마와 아이들 고모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기에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는 것도 적절치 않게 느껴진다.

어마어마한 희생으로 도와주는 가족이 있거나 믿을 만한 이모님을 고용할 만한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하던 일을 그만두어야 (직업에 따라 불안정한 형태의 프리랜서로 전환할 수도 있겠지만) 하는 이 나라에서 살면서 그렇지 않은 다른 어떤 나라의 이야기를 접하는 일은 놀라우면서도 괴로운 일이었다.

 

스칸디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당연한 듯한 그 이야기가 큰 부러움과 자책을 넘어 한숨이 된 것은 다른 육아서를 읽은 후에 느꼈던 것처럼 나 혼자만의 변화와 노력으로 되지 않는 쉽게 지날 수 없는 커다란 산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키워내는 일은 엄마와 아빠 두 사람만이 하는 일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내지는 아이들을 긍적적으로 길러내는 교육에 대한 문화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직접적이고 빠르게 좋은 제도를 만들 수 있는 정치, 적절한 곳에 절절한 돈을 쓰는 경제에 관련한 모든 것들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임을 다시 깨달았다.

 

얼마 전 KBS 다큐 공부하는 인간을 보면서도 (선택할 수 없는) 내가 속한 이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생각했었는데,

문화에 따라 공부를 대하는 관점이나 방법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알수 있었지만 결국 우리의 문화가 개인이 행복하면서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닌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적당한 이유에 의해서 만들어진 문화에 대하여 좋고 나쁨을 또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 될 말이지만,

좀더 잘 키우기 위해 육아의 방법을 고민하고 좀더 나아지기 위해 교육을 하는 것이기에 어쩔 수없이 그 나라의 문화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해도- 그 과정이 한 개인의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거나 받은 아이들도 행복하지 못하자면 그건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문화전근대적이고 적절해보이지 않는 모든 것) 전반적인 모든 것을 바꾸기도

다른 문화권으로 가는 것도 힘들다면

그냥 인정하고 포기하고 살아야 하나?

그럴 수는 없지 않나…

분명히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

책을 읽으며 그런 작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것들을 확인하며 나오는 한숨을 밀어넣고자 했다.

 

알면서도 못하고 몰라서 또 못했던 부분 중에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나의 소유물이 아닌 또 다른 인격이라는 것이다.

생활하면서 아이를 사회화 되지 않은 비인격적인 존재로 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아이들이 어리다고 책임이나 역할에서 멀리했던 경우도 많다. 어른들보다 오히려 더 빨리 잘 배우는 아이들인 것을 생각하면 어릴 때부터 책임감과 가치를 가르치는 일은 중요한 것인데 내가 편하고자 그런 것들을 많이 미뤄두었던 것 같다.

못한다고 무조건 도와주고 기다려주지 않고 앞서 가버리고, 못 따라온다고 윽박지르고, 내 생각대로 아이를 좌지우지하려고 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아이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기다려주는 것이, 아이를 작은 어른으로 대하는 것이 스칸디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들은 다 다르고 주위 환경도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통일된 공식이 있을 이 없다. 따라서 어떠한 조언이든 자신의 가족과 아이에게 잘 맞추는 지혜와 공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더 잘 알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독립심을 가르치기 위해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는 인내심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적극적인 가족 구성원으로서 가족 대소사에 참여시키고 영향을 미치게 하려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은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잘 키워내고 필요한 지식을 얻게 하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 스칸디 부모들의 생각이다.

 

나도 즐겁고 아이도 즐겁게, 완벽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행복을 위해 오늘도 조금 인내하며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며 사는 삶이 스칸디 부모를 닮은 내 모습이 되길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이 있어 아이들은 떠날 수 있고 어미 새가 있어 어린 새들은 날갯짓을 배운다. 내가 바다를 건너는 수고를 한 번이라도 했다면 그건 아버지가 이미 바다를 건너왔기 때문이다. 나도 이제 열무를 위해 먼저 바다를 건너는 방법을 배워야겠다.물론 어렵겠지만. -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중 수첩에 적어두고 종종 들여다 보는 문장입니다. 그의 책에는 정말 좋은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