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 - 자신감과 행복지수 세계 최고인 북유럽 육아와 교육의 비밀
황선준.황레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너무 빨리, 그렇다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게 부모와 자녀가 속도를 맞춰 나란히 걸어가야 하는 긴 여정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복만이 아닌 부모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교육하든 경쟁하고 성취하려고 애쓰기보다 부모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로 첫째는 일곱 살, 둘째는 네 살이 된다. 나는 이제 완연한 삼십 대 후반의 나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워킹맘으로 살았던 지난 시간은 정말이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나를 대신해서 아이를 키워주신 친정 엄마와 아이들 고모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기에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는 것도 적절치 않게 느껴진다.

어마어마한 희생으로 도와주는 가족이 있거나 믿을 만한 이모님을 고용할 만한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하던 일을 그만두어야 (직업에 따라 불안정한 형태의 프리랜서로 전환할 수도 있겠지만) 하는 이 나라에서 살면서 그렇지 않은 다른 어떤 나라의 이야기를 접하는 일은 놀라우면서도 괴로운 일이었다.

 

스칸디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당연한 듯한 그 이야기가 큰 부러움과 자책을 넘어 한숨이 된 것은 다른 육아서를 읽은 후에 느꼈던 것처럼 나 혼자만의 변화와 노력으로 되지 않는 쉽게 지날 수 없는 커다란 산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키워내는 일은 엄마와 아빠 두 사람만이 하는 일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내지는 아이들을 긍적적으로 길러내는 교육에 대한 문화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직접적이고 빠르게 좋은 제도를 만들 수 있는 정치, 적절한 곳에 절절한 돈을 쓰는 경제에 관련한 모든 것들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임을 다시 깨달았다.

 

얼마 전 KBS 다큐 공부하는 인간을 보면서도 (선택할 수 없는) 내가 속한 이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생각했었는데,

문화에 따라 공부를 대하는 관점이나 방법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알수 있었지만 결국 우리의 문화가 개인이 행복하면서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닌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적당한 이유에 의해서 만들어진 문화에 대하여 좋고 나쁨을 또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 될 말이지만,

좀더 잘 키우기 위해 육아의 방법을 고민하고 좀더 나아지기 위해 교육을 하는 것이기에 어쩔 수없이 그 나라의 문화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해도- 그 과정이 한 개인의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거나 받은 아이들도 행복하지 못하자면 그건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문화전근대적이고 적절해보이지 않는 모든 것) 전반적인 모든 것을 바꾸기도

다른 문화권으로 가는 것도 힘들다면

그냥 인정하고 포기하고 살아야 하나?

그럴 수는 없지 않나…

분명히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

책을 읽으며 그런 작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것들을 확인하며 나오는 한숨을 밀어넣고자 했다.

 

알면서도 못하고 몰라서 또 못했던 부분 중에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나의 소유물이 아닌 또 다른 인격이라는 것이다.

생활하면서 아이를 사회화 되지 않은 비인격적인 존재로 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아이들이 어리다고 책임이나 역할에서 멀리했던 경우도 많다. 어른들보다 오히려 더 빨리 잘 배우는 아이들인 것을 생각하면 어릴 때부터 책임감과 가치를 가르치는 일은 중요한 것인데 내가 편하고자 그런 것들을 많이 미뤄두었던 것 같다.

못한다고 무조건 도와주고 기다려주지 않고 앞서 가버리고, 못 따라온다고 윽박지르고, 내 생각대로 아이를 좌지우지하려고 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아이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기다려주는 것이, 아이를 작은 어른으로 대하는 것이 스칸디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들은 다 다르고 주위 환경도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통일된 공식이 있을 이 없다. 따라서 어떠한 조언이든 자신의 가족과 아이에게 잘 맞추는 지혜와 공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더 잘 알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독립심을 가르치기 위해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는 인내심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적극적인 가족 구성원으로서 가족 대소사에 참여시키고 영향을 미치게 하려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은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잘 키워내고 필요한 지식을 얻게 하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 스칸디 부모들의 생각이다.

 

나도 즐겁고 아이도 즐겁게, 완벽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행복을 위해 오늘도 조금 인내하며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며 사는 삶이 스칸디 부모를 닮은 내 모습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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