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라고 말하는 책은?

나는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 ㅣ 풀빛 그림 아이
매기 허칭스 지음, 제스 랙클리프트 그림, 이정은 옮김 / 풀빛 / 2023년 12월

#나는_네가_제일_ 좋아하는_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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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말을 걸었다.

자기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고.

나에게 이렇게 “나는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란 뭘까?

표지엔 자기 몸통보다 더 큰 책을 안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자신이 안고 있는 책이 정말 소중하다는 듯한 표정의 소녀. 안고 있는 책은 아마도 소녀가 가장 좋아하는 책, 내 예상이 맞다면, <오즈의 마법사>일 테다. 표지엔 환상의 나라 오즈 여행에서 만난 겁쟁이 사자, 표지를 넘기니 면지엔 <오즈의 마법사>의 여러 장면이 퍼즐 조각처럼 펼쳐져 있다.

제일 좋아하는 책이란 어떤 책일까? 가만히 책장에 꽂힌 채 쌓이는 먼지만 이고 있는 책은 절대 아닐 것이다. 보고 또 보고, 만지고 만져 몇 쪽은 너덜거리고, 몇 장은 찢기기도, 어느 쪽은 낙서가 되어 있을 것이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늘 네 곁에 너의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표현이 적절하게 나열되어 있다. 좋아하는 책을 잃어버렸을 때, 엄마가 새로 사 온 책은 결코 잃어버렸던 그 책이 아님을.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설령 잃어버렸더라도 책 속의 이야기, 그림은 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다고.

책을 깨끗이 읽으라고, 소중히 여기라고 했던 말 다 취소하고 싶다. 맘껏 만지고 보고 읽고 느끼기를 바랄 뿐. “내게 나는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라고 말을 걸어오는 책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하는 깜찍한, 맘에 쏙 들어온 그림책이다.

나의 망고나무를 찾아서!

파라는 망고 나무를 사랑해!
사르탁 신하 지음, 강수진 옮김 / 찰리북 / 2023년 11월

파라는 망고나무를 사랑해! 사르탁 산하 글 그림/ 강수진 옮김 /찰리북

탐스러운 망고 열매 가득한 망고나무 위에 얼굴만큼 큰 망고를 들고, 망고보다 더 큰 함박웃음을 웃고 있는 주인공 소녀가 표지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주인공 소녀, 파라는 망고나무를 정말 좋아한다. 하루 종일 망고만 먹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할아버지 나이보다 많은 망고나무에게 망고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망고나무 속에 집을 지어 살고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 그런 망고나무에 이번 여름에는 어찌 된 일인지 망고가 단 한 개도 열리지 않았단다. 파라는 망고나무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망고나무를 위해 춤을 추기도, 자신이 먹을 우유도 망고나무에게 갖다 부었다.

나는 내가 가진 것을 다 주면서까지 정성을 쏟아본 대상이 있었던가?

지금까지 살면서 파라가 망고나무를 좋아하고, 망고나무를 위해 노력한 것처럼 온 마음 다 준 것이 아무리 찾아도 생각나지 않는다. 파라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만큼 정성을 다해 돌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파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HOT, GOD, 공일오비, 신화, 소녀시대, BTS…. 유명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나무나 물건 등 무엇이든 내가 빠져들 수 있는 것을 찾기를 소망해 본다.

파라가 그토록 망고가 열리지 않는 망고나무를 위해 도움 청할 때도, 갖은 방법을 다 쓸 때도 할아버지는 묵묵히 나무판만 다듬고 계셨던 할아버지. 단 한 개의 열매도 맺지 않은 망고나무와 그 나무를 너무도 사랑하는 파라를 위해 할아버지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망고나무를 사랑할 소중한 것을 선물한다. <파라는 망고나무를 사랑해> 그림책은 내게 원하는 것만 추구하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성급히 포기하거나 허탈해하지 말고 새로운 시각과 방향을 제시해 주는 고마운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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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빛 작은 별

반짝반짝 작은 별 ㅣ 감동이 있는 그림책 38
유상미 지음, 심해 그림 / 걸음동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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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보랏빛 밤하늘에 노란 별하나가 빛나고 있는 표지. 유난히 노란 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새학년 첫날 아침 들뜬 마음음로 학교에 간 반짝반짝 작은 노란 별. 자기 소개를 하는 친구 별들 사이, 용기가 없어 자기 소개를 하지 못한다. '왜 나는 다른 별들처럼 멋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점점 빛을 잃어가고 만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때 점점 힘을 잃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래도 작은 별은 다시 반짝이고 싶은 소망에 나름대로 힘을 낸다. 병원도 찾아가기도 하고, 목욕탕에서 목욕도 하고.... 작은 별의 노력이 기특하고 가상하다. 남과 비교로 괴로울 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작은 별의 도전이 큰 힘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곁에서 응원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작지만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무엇인가가 될 수 있음을. 힘들 땐 밤하늘을 올려다 보자. 저기 어디쯤 작지만 반짝반짝 작은 별의 속삭임이 들릴 것이다. 

매일 매일 글쓰기로 크리에이터의 꿈을!

초등 글쓰기 질문 365 - 어린이 크리에이터의 탄생! ㅣ 파스텔 창조책 3
앤 루니 지음, 이탁근 그림, 강수진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3년 7월

어린이 크리에이터의 탄생! 초등 글쓰기 질문 365 –앤 루니 글, 구성/ 이탁근 그림/ 강수진 옮김/ 파스텔하우스

자기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글쓰기가 아닐까.

매년 학생들과 글쓰기를 하면서 무엇을 쓰게 할까에 대해 고민이었다.

파스텔 하우스에서 펴낸 <초등 글쓰기 질문 365>(앤 루니 글, 구성/ 이탁근 그림/ 강수진 옮김)는 나의 이런 고민을 싹 날려 버렸다.

1년 365일 매일 다른 주제를 제시할 수 있도록 365개의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아티스트웨이>라고 할까?

전혀 부담을 갖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도록 본문 전에 글쓰기를 위한 방법도 제시한다.

-자신 있게 써요, 쓴 것은 모두 정답이에요, 즐겁게 써요, 일단 끝까지 써요.-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하자고 하면 으레 나오는 질문이 있다.

“선생님 몇 줄 써요?”

이 책은 정해진 분량을 꼭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맞춤법을 정확히 지키거나 문장을 잘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다. 그냥 써보라 한다.

365개의 주제는 어린이들의 다양한 감각과 경험을 일깨워주기도 하고 상상의 세계를 맘껏 여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싹 가시게 한 다음 글을 쓸 수 있도록 한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책이 공책이 된다는 것! 주제 아래 바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어 언제라도 관심 있는 주제에 자기 생각을 쓸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매년 학급에서 학생들의 글쓰기 공책을 따로 준비할 필요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글쓰기는 뚝딱 해결될 듯. 어른인 나부터 갖고 글쓰기를 도전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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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 세계로 초대 <눈온다!>

눈 온다! - 바깥 놀이 ㅣ 놀이깨비 그림책 4
이준선 그림, 우은선 글 / 걸음동무 / 2023년 1월

입춘이 들어선 지도 열흘이 지나고 나니 이곳 저곳에서 봄소식이 전해온다.

재작년에 감을 먹고 나온 씨를 심은 화분에선 수줍은 새순이 돋아나고 외출하는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다.

1월에 신청하고 2월에서야 받은 <눈온다!> 그림책이 봄의 길목에서 겨울을 추억하게 만든다.

눈 오는 날 특유의 흐린 날씨를 하늘색에 회색을 섞은 물감으로 표현한 색감을 배경으로 눈 밭에서 강아지와 함께 눈을 뿌리며 환하게 웃는 아이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어린 시절 ‘눈 오는 날’에 누구라도 한 번쯤은 소리쳐 보았을 ‘눈온다!’.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한 번쯤 들었을 듯한 제목이 미소를 머금게 하는 그림책이다.

‘눈’이라는 자연 현상이 선물처럼 아이들 마음을 행복함으로 채워주는 그림책이다.

표지를 펼치면 핑크빛 면지에 함박눈이 솜사탕처럼 가득 차 있다.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밤에 내리기 시작한 눈, 아이는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눈이 그치면 무얼 할까 생각한다. 눈밭에 발자국 찍기, 눈뿌리기, 눈싸움하기, 눈사람 만들기... 추위도 잊은 채 신나게 논 아이들의 볼이 빨개지고 콧물이 주르르르 흘러도 아이들은 마냥 신나고 즐거운 날!

봄소식이 들려오는 2월이지만 전혀 아쉽지 않는 이유, 오는 겨울을 기다려 눈오는 날 <눈온다!>그림책을 읽어 줄 기대에. 아이들과 눈밭에서 눈발자국을 찍고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 겨울이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