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해방 - 가짜 허기에 중독된 두뇌를 리셋하다
데이비드 A. 케슬러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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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최근 풀 마


최근 마라톤 준비를 하면서 운동량 뿐만이 아니라 체중도 부상에 꽤나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되고, 본의아니게 다이어트를 하는 중인데 마침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 도파민 터지는 비만 해방


우리나라 비만에 대한 시선을 생각해본다.

최근에는 일명 뼈마름이 유행하는 추세로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는 프로아나가 유행한다고 한다. 10대부터 20대 중반까지 꽤 뼈마름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고충이 더 컸기 때문에 이해가 가지 않지만 말이다. 예전에는 살집이 있고 통통한 것이 부의 상징 내지는 복의 상징이었을 때가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빼빼마른 나를 보고 안쓰러워 하는 어른들이 많았는데 심지어 부모님은 약 10년간 살찌는 한약을 먹일 정도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양친 모두 마른 체형이라 그저 유전이었던 것 같긴 하지만...) 최근 비만의 외형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이에 수반되는 여러 합병증 때문에 그 시선이 예전과는 꽤나 달라진 것 같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크게 아래와 같다

-BMI지수 (체질량지수)보다 중요한 것은 내장지방이다.

-요요는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을 유지하기위한 다양한 환경에 대한 인식과 조절 이 필요하다

-혈당을 안정적으로 만들게 되면 비만을 피하는 것이 더 쉬워진다.

-초조제 식품을 기피하라

-이 모든 수단이 어려울 때에는 GLP-1 치료기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작가가 이야기하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나의 혈당관리, 다이어트와 유사한 점이 많아서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아래는 내가 공감했던 문구들과 느낀점이다.

저칼로리, 상대적 고단백질, 저지방, 저탄수화물로 이루어진 이 식단은 나의 혈당량 곡선을 평평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혈당량 곡선이 평평해지자 음식에 대한 갈망에 덜 휘둘리는 느낌이었다.

p 37

이 책에서는 [음식중독]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 고혈당, 고탄수화물의 초조제(초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섭취할 수록 음식에 대한 갈망이 강해져서 부정적인 상황(우울감, 분노, 스트레스상황)에서 초조제 식품을 더욱 갈망하게 되고 결국 살이 찌고 다시 스트레스를 받아 또다시 초조제 식품을 갈망하게 되는 상황이 무한 반복된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한게 지금은 벗어났으나 예전에는 한참 초가공 식품에 환장(?)했던 시기가 있었다. 나름대로는 건강한 한식이라고 생각했던 음식들인데 칼국수, 흰밥 등이었던 것 같다. 무지했던 탓에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왔고 결국 체지방률을 떨어뜨리지못하고 좌절하는 시기가 있었다. 최근 본격적으로 린매스업을 하면서 전체 섭취양은 그대로 하되 저탄수화물, 고단백을 지키고 있는데 놀랍게도 너무 편하게 린매스업(체지방은 낮추고 근육량은 높이는)이 완성되고 있다.

인류의 역사 중 대부분은 다음번 식사를 언제 할 수 있을지 보장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생물학적 시스템들은 가장 달콤하고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식품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었다

p50

어딘가에서 구석기 식단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식품들 중에 원물로 먹고 있는 식품이 몇가지나 되나 생각해보면 쉽다. 쌀도 꽤 많은 도정이 들어간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식물과 동물은 많은 조미로 및 첨가제, 조리과정이 들어간다. 좀 더 단순하게 먹을 필요가 있다.

자신의 체형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것은 분명히중요한목표이다. 자기 몸 긍정운동은 신체사이즈에 대한 낙인을 불식시키고 우리 문화 전체가 체중과 웰빙에 대해 이해하고 이야기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도록 추구하는데 의미있는 전진을 이루었다[ 중략] 하지만 무작위 대조 실험에서 체지방을 줄이면 심각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하자, 우리의 견해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p102

이 책에서 뒷통수를 띵 하고 맞은 듯한 느낌을 받은 곳이 바로 이 부분이다. 'Love yourself'라는 말이 한창 유행할 때가 있었다. 물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라는 말은 아름답고,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건강한 삶을 방해할 때에는 의미가 달라진다. 비만은 외형적인 부분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비만으로 인해 생겨나는 건강의 위험과 심각한 유병률은 우리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관리해야만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또한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속적인 체중감량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길항적 힘들 -항상성시스템, 중독회로, 식욕호르몬증가, 포만감호르몬감소-를 잘 다스리는데 달려있다.

P 144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체중감량을 한 뒤 유지할 수 있다는 말 보다는 영원히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는 이 말이 힘빠지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이라

고 생각한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다.

특히 하체와 둔부에 위치한 피하 지방은 임신 동안 태아의 하중과 육아시 아기를 들 때의 하중의 부담을 덜어준다.

P168

신기해서 체크해 둔 부분. 그렇구나 임신했을 때와 출산 후에도 엉덩이가 커져 있는 이유는 나름 몸을 보호하기위해서라니 신기하다. 역시 인간도 벗어날 수 없는 동물이라는 것.

에덤 드루노프스키교수는 초조제 식품이 덜 가공된 식품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높고 영양 밀도는 낮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P385

가공식품 피하기가 1순위이고 작가는 이 부분을 책 전반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GLP-1 약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하고 있는데, 비만 특히 체지방량을 줄이는데 효과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부작용도 함께 언급하고 있고 이 모든 것에 우선하여 수반 되는 것은 당사자의 의지와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는 태도라고 한다.

의학 서적은 지루해서 오래 책을 붙들고 있어도 이해가지 않거나 스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꽤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아서 밑줄까지 치면서 읽었다.


다이어트, 비만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은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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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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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사랑하게 될 이 소설.

안톤 허의 데뷔작이다. 안톤 허는 번역가로 다양한 소설들을 번역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안톤 허는 영문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이 소설을 통해 꿈을 이루게되었다.

한국인이 영어로 소설을 쓰다니? 내 입장에서는 이런 과정에서 오는 답답한과 고통이 어쩐지 크게 느껴지고 도통 이해가 안갔기 때문에 더 흥미로웠다. 대체 왜? 이러한 나의 단순한 궁금증과는 별개로 이 소설 너무 재미있다.

완벽하게 몰입하다 못해서 너무 아쉬워서 아껴 읽었다. 덕분에 서평이 좀 늦어졌지만 그만큼 올해 읽은 소설 중 베스트에 꼽힐 정도로 좋은 소설이다. SF계를 좋아해서 이쪽 소설도 꽤나 자주 읽는 편인데, 일단 유치하지 않아서 좋았다. 일부의 SF는 읽고 허무할 정도로 단순하거나 유치한 소설이 종종 있는데, 세계관이 탄탄해서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근미래의 특이점 연구소에서 시작된다. 찾아올 미래에도 암은 정복할 수 없는 무언가로 남아있었고, 암의 정복을 위해 나노봇 치료를 도입하게 된다. 말리에게는 총 3명의 환자가 있다.

환자0, 환자1, 환자2 환자 0은 치료 도중 사망하게 되고, 그 사람은 사실 말리의 어머니이다.

환자 중 환자1은 이른바 '휴거'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것은 나노봇으로 대체된 몸이 순식간에 분해되는 것을 의미한다. 몸의 모든 부분이 나노봇으로 대체된 불멸의 존재가 된 사람들은 자신이 원래의 자신이 맞는 지 진정한 자신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과 불안에 휩싸인다. 한용훈은 파닛이라고 하는 인공지능에게 시를 가르치게 되고 이 파닛은 후에 한용훈의 몸의 모습으로 필멸의 인생을 살 게 된다. 필멸이라고 해도 불멸에 가깝다. 이 이야기는 파닛이 인간화 된 후 몇백년 후의 모습까지 그려진다. 긴 시간이지만 빠른 호흡으로 이어져 지루함이 없었던 소설이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그를 본다. 또한 그의 과거를, 청년부터 노인까지 내가 알았던 모든 연령대의 그를 본다. 그는 나에게 언제나 젊을 것이다. 그의 얼굴은 나 자신의 얼굴보다도 나에게 친숙하다. 나이가 흠을 낼 수 없고 질병이 망가뜨릴 수 없다. 그 얼굴은 내 행복, 내 기쁨의 풍경 그 자체다. 나는 그의 연약함과 세월이 그에게 남긴 흔적마저도 사랑하고 이 사랑에 스스로 놀란다. 끝이 그토록 가까워졌을 때 나는 내가 준비되어 있을 줄 알았다. 우리의 사랑이 시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전부 거기에, 그의 얼굴에 그대로 있다.

P59

이 소설에서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그려진다. 에로티시즘만이 사랑은 아니다.

한 사람과 오래도록 함께 하게 될 때에는 에로티시즘 적인 사랑을 지나 끈끈한 신뢰로 만들어지는 사랑이 있다. 단단한 부부의 관계는 그렇게 만들어진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그런 사랑에 대해 잘 표현이 되었다고 생각한 부분이라 몇 번이나 읽었다. 가끔 남편의 얼굴을 마주할 때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얼굴이 새삼 겹쳐보일 때가 있다. 이 감정이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랑은 아닐지라도 머물고 싶은 마음만은 분명하다. 너무 좋은 부분이라 몇 번이나 읽은부분.

결말이 의미를 만든다. 죽음은 영원한 의미 생성자인데, 오로지 죽음 속에서만 어던 새로운 것이 일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것이 망각과 불확실성일지라도 말이다. 나는 새로운 몸 속에서 세계를 헤매었고, 감각이 주는 황홀한 기쁨과 창작과 발견이라는 지적 자극을 받아들였으나 이는 모두 끝났고 바로 끝났기 때문에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중략] 삶은 독이다. 모든 독이 그러하듯 적은 용량은 치료제이지만 많은 분량은 치명적이다. 그리고 나는 삶을 너무 많이 맛보았다. 그래서 나는 죽고싶어졌다.

P152

불멸의 삶을 생각해본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오래 생존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자신의 수명에서 어느 시점을 넘는 순간 죽음을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이고 간절히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죽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수있었던 구절이다. 죽음으로 삶은 완성되는가. 만약 나 만이 이 작은 지구에서 불멸의 삶을 얻게 된다면 난 어떤 심정으로 이 세상을 부유하게 될까.삶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죽음을 원하게 될까. 아니면 더 살고 싶을까.

"난 그저 단 하나의 비밀, 단 하나의 내 것을 갖고 싶었을 뿐이야."이브 B는 이브E를 무시하며 말을 이었다 "나를다르게 해주는 단 한가지. 그게 그렇게 잘못된거야? 그게 이상해?"

P213

인간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살아가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나만의 무엇"을 찾고 지키려는 노력 속에 있다.

이 소설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복제 존재들이 나타나는데 몇 세대를 거치면서 나름의 개성을 가진 복제 존재들이 나타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동물과 다른 이유는, 물론 동물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가 인간은 죽을 때까지 모를지언정 일단 지금은. 끊임없이 자기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간 우월적인 태도는 피하고 싶지만.

"신뢰, 타인에 대한 신념, 호의."

"이것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들 중 일부입니다.

P244

인간은 어째서 이렇게 바보같이 사회적인 동물인걸까. 예전에 읽은 책에서는 장기생존을 위해 유전자에 새겨졌다고는 하지만.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요즘. 마음에 새겨야 하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기 위해 필요한 태도.

이 소설은 사랑으로 시작하여 사랑으로 끝난다. SF세계관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류애, 성애적인 사랑, 부모 자식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이 부드럽게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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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결혼
제네바 로즈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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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오팬하우스 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완벽한 결혼
저자
Rose, Jeneva
출판
반타
발매
2025.07.21.

스릴러소설의 서평이벤트 당첨은 처음이라 엄청 설렜다. 아니나 다를까 400페이지를 넘는 꽤 긴 분량임에도 푹 빠져서 하루만에 읽었다. 읽은 건 순식간인데 서평을 쓰려니 조금 고민이 됐다.

분명 꽤 많은 부분을 오픈하면 스포가 될 것이고 그렇다고 서평을 쓰지 않을 수는 없고.

이 이야기의 주된 주인공은

세라모건과 아담모건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둘은 부부고 세라모건은 잘 나가는 변호사, 아담 모건은 한 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소설가이다. 둘은 나름의 균형을 유지하며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변호사 일로 바쁜 세라모건은 매번 기념일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선한 웃음으로 괜찮다며 오히려 세라를 위로하는 남편 아담모건 속에서는 약간의 열등감 실망이 쌓여가며 부부사이의 실금이 생기기 시작한다.

매번 어김없이 세라는 아담과의 기념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고, 아담 모건은 자신의 분륜녀와 별장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불륜녀는 살해 당한 채 발견되며 아담은 사형 위기에 처한다. 그 때 아담의 아내 세라는 자신이 아담의 변호사가 되기를 자처하고 그를 변호한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스포이기 때문에 말을 아끼겠다. 아마존에서 1위를 한 만큼 흡입력이 대단한 소설이었다. 오랜만에 이야기에 흠뻑 빠져 읽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어야하는 이유

  1. 등장인물 시점에 따라 전개되어 읽는 재미가 있음

  2. 반전의 반전의 반전.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강한 흡입력. 도파민 중독자에게 강추


스릴러 매니아에게 강추한다. 몇년 안으로 영화로 만들어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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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스펙터클, 민주주의 - 새로운 광장을 위한 사회학
김정환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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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말그대로 격동의 시대를 거쳤다.

거대양당제에 가까운 우리 정치시스템안에서 그나마 정상적으로 경쟁해서 정권을 잡은 것은 불과 몇십년이 되지 않았고 그마저도 나와 나와 비슷한 세대는 살면서 꽤 많은 대통령 선거와 국민의 투표로 뽑힌 대통령의 탄핵 위기, 탄핵 선고를 몇번이나 마주해야했다. 사실 피로했고 피로하다. 나 뿐만 아니라 꽤나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당을 넘어서 큰 피로감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더 읽고 싶었다. 잘 알고 싶었으니까.

이 책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역사 중에서도 광주항쟁과 민주화운동을 위주로 다루고 있다.

꽤 힘들었다. 올해 미루고 미루었던 한강작가의 [소년이온다]를 다 읽고나서 느꼈던 감정 각각의 책에서 전달하는 방식은 달랐을 지라도 읽고 난 뒤의 느낌은 비슷했다.

미안함이었다. 그리고 공포.

나의 무지함에 대한 공포와 미안함.

이 책에서는 80년대 민주주의의 이미지들을 주의 깊게 성찰하며 현재의 '살아 있는 민의 몸'에 주목하고 있다.

이 책 초반에서는 미셸푸코의 '이미지'가 언급된다. 미셸푸코는 정치의 핵심을 주체 형성 과정으로 보았으며 이미지를 그저 단순한 선전이 아니라, 시민이 스스로를 특정 정체성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장치로 보았다.

한나 아렌트는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치제도는 그것이 얼마나 훌륭하게 또는 얼마나 형편없이 고안도었건 간에 행위하는 인가에게 지속적 실존을 의탁한다." [중략] 한국 민주주의의 여러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한국의 시민은 그러한 제도의 무고한 피해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제도가 온존하도록 행동한 또는 행동하지 않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P.29

우리는 왜 같은 역사를 반복하고 반복할 수 밖에 없는가. 이 부분을 읽고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윤석열의 계엄령 선포의 원인은 단순히 그 자에게만 있는가? 정말 그렇다고 할 수 있는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나서도 어느정도는 심지어 체감으로도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내가 뽑지 않았으니 뽑은 사람들이 제발 책임지기를... 모든 걸 떠나서 기본적인 책임은 국민에게 있다. 올바르지 않은 선택을 한 자를 설득시키지 못한 사람과 올바르지 않은 선택을 한 자 모두에게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더 비판적인 시각과 공부가 필요함을 절실히 깨닳았다.

물론 이러한 반응은 그간 중국과의 관계에서 홍콩의 민중들이 벌여온 투쟁의 내력에 대한 무지의소산이며, 한국 민주화 역시 국제적 연대와 후원에 힘입어 이루어졌음을 망각하고 이를 한국 민중의 독저작인 성취로만 기억하는 것이다. 더 많은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한 절박한 연대 요청에 기꺼이 응답하지 못하는 난처한 입장을 감수하는 것이아니라, 혁명이란 모름지기 피를 수반하는 것이라며 훈수를 두고 면박을 주는듯한 태도는 앞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매개로 하여 홍콩에 대해 가졌던 애틋한 마음과는 사뭇 다른 것처럼 보였다.

P59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닌]것에 심취한 나머지 민주주의와 평화는 죽음을 무릅쓴 시민들의 희생이다라는 공식으로 이어졌다. 한국 민주화 역시 외부의 관심과 도움을 받았음에도,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고 스스로의 성취로만 기억한다. 홍콩 민중의 절박한 요청 앞에서 연민은 느끼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태도는 불편하고 부끄럽다.

이 책 사이사이에 80년대 민주황 운동과 관련한 여러 문학작품( 소설, 시 , 에세이), 기사, 사진, 예술작품 (조형작품과 미술 등) 등이 제시되는데 사실 읽다가 덮어버린 것이 여러 번이다. 나의경우 특히 소설과 시 부분이 읽기 힘들었는데 마냥 멀게 느껴지던 그 시대의 거리감이 순식간에 코앞으로 다가온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된 소설과 시의 구절들은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주었다.

"어딘가에서 이한열이 모습을 한번 찾아보고 싶어서 이한열이 살아 있으면은 어떤 세상을 살았을까를 내게 묻는 거에요 . 이한열이 이렇게 안죽고 살았으면은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를 내가 생각해보면서 그어린나이에 모든 게 그냥 거기서 그냥 끝났단 말이에요. 그래서 내가 그냥 추상적으로 우리 한열이 이렇게 컸으면은 이런 세상을 살았을 거란 것을 그냥 내 몸으로 한열이를 한번 찾아볼라고 다닌 게 이렇게 30년이네요. 없어요. 아무리 다녀도 없어요."

P337

한국 민주주의라는 극은 온갖 끔찍한 참상과 장엄한 광경을 생산하여 선보여왔지만, 어머니와 아들이 다정하게 구고하 앞에 앉아 있는 소박한 풍경은 영영 지워버릴 수 밖에 없었다.열사들의 어머니이자 모든 청년들의 어머니로 불렸던 배은심이지만 1987년 그날 이후 그는 정작 자신이 낳고 기른 아들로부터는 평생 어머니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P339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국민들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첫 번째 책임이다. 그들의 희생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늘 지켜지고 가꾸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역사를 공부하고, 기념하고, 이야기함으로써 그들의 정신 또한 사회의 부정과 불의에 무관심하지 않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민주주의를 약화시키려는 시도에 침묵하지 않고, 책임 있는 시민으로 행동해야 한다.

투표와 참여, 표현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고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우리 세대는 권리를 누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의무를 다해야 한다.민주주의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현재진행형의 가치임을 늘 마음에 아로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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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오랫동안
루스 베네딕트 지음, 정미나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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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는데 데, 읽기 전 검색해봤더니 일본 문화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고 정확하게 기술되어있는 스테디셀러라는 점을 알게 됐다. 오오….

사실 일본에 몇 년간 살아본 경험이 있는 나한테는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는데 특히 일본에 살면서 일본인과 부대끼면서 느꼈던 묘한 감정들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었다. 그랬구나! 늬들...  


우선 저자인 루스 베네딕트에 대해서 알아보자. 

루스 베네딕트는 문화 인류학자로 루스는 일본을 단 한 번도 방문해 본 적이 없지만, 여러 문헌과 인터뷰 등을 통해서 일본 사회를 섬세하게 기술했다. 게다가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 당시 세계대전 중이었음을 고려하면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일본에 가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이렇게 섬세하고 정확한 기술을 할 수 있다니 읽으면서도 감탄했다. ( 다만 일본인들 처지에서는 와본 적도 없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쓰다니 하면서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겠다 뭐어따용)


이 책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것은 일본인의 습성(이라고 해야 할지)과 루스베네딕트가 생각하는 타문화와의 차이와 그 이유에 관해서인데 책이 꽤 두껍고 문화에 대한 설명이라 진입장벽이 다소 높을 뿐이지 글 자체는 가독성이 좋았다. 술술템 ( 술술 읽히는 책)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일본 문화를 어느 정도 아는 한국인이라면 맞장구도 치고 무릎도 '탁' 치게 하며 읽게 만드는 내용이랄까. 



그러나 일본은 전쟁의 명분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봤다. 모든 나라가 절대적 주권을 가지긴 한 세계는 무정부 상태에 빠지기 마련이므로 이본이 계층적 위계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나서서 싸워야 한다는 주의였다. 당연히 이 위계질서는 일본이 주도해야 했고, 그 근거는 일본만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진정한 계층적 위계질서를 이루어 냈으므로 [중략] 계층적 위계질서에 대한 일본의 전제에 따라 뒤처져 있는 동생인 중국을 키워줄 의무가 있었다.

P33


솔직한 감상평 : 니..니가 뭔데 (광분)

완벽한 제국주의적 사상 아닌가. 이러한 일본의 유구한 생각은 현재의 애니메이션을 보면 확연하게 느껴진다. 최근에 본 에반게리온(알고 보니 그는 혐한이었습니다. 너무 화나)에서 느꼈는데 일본은 기본적으로 일본이라는 나라가 없으면 전 세계가 평화롭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게다가 그 생각에 대해서 일말의 의심도 없다. 진짜 타국민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황당하게 그지없다. 당신네 일본 그 정도 아닙니다.



일본의 지도자들은 민간인의 생활에 대해서도 물질적 환경을 넘어서는 정신의 우월성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했다. 

P37


이 부분의 내용을 읽으면 국민이 춥고 굶어서 다 죽어가는데도 체조를 시켜서 체력을 고갈되게 만든다던가, 군인들에게 잠을 재우지 않고 행군을 시키면서 정신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물론 어느 정도는 한국과 비슷한 부분들이 있어 한국인으로서 이해를 못 하는 영역은 아니지만 ( 미국인 입장에서는 정말 이해 안 갔을 듯) 일본은 사람을 정신적으로 몰아세우는 데 일가견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 집단 따돌림의 나라인가…. 일본 생활을 할 때 너무 놀랐던 게 만 3세 ( 한국 나이로 5세)의 아이들을 엄동설한에 체조를 시킨다든지 반바지, 반소매를 입힌다든지 하는 것들이었는데 (게다가 어린이들 코에는 누렁 콧물이 매달려 있었다…. 잘 자랐니 얘들아) 어른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그렇게 키워야 면역력도 강해지고 정신력도 강해진다. 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는 안 그런가 했는데 기저에는 이런 문화가 깔려있었다니 신기할 지경


일부 병사들은 죽여달라고 부탁했다가 “하지만 당신네의 관습으로 그것이 용납되지 않는다면 기꺼이 모범적인 포로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P56


내가 아는 일본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명확하게 설명해 준 구절. 일본사람들 참 희한하다. 보통의 일본사람들은 여행이나 업무에서 상당 친절하지만 나도 살면서 딱 1번 혐한이라는 것을 당해봤는데 그간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일본어로 친절히 “저 일본어 할 줄 압니다.”(아니까 그만해)라고 이야기했으나 상대편이 더 광광 거리는 바람에 마지막 수단이 한국어로 쌍욕을 해주였던 기억^^…. (비열한 한국인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이게 가장 한 번에 해결됩니다) 일순간에 조용해지면서 눈을 못 마주치던 일본인. 확실히 일본인들은 자기보다 강해 보이거나 기가 세 보이면 꼬리를 내린다. 항상 느끼지만 강약약강의 표본이랄까…. 이해하기 힘든 민족



기리에는 법률상 가족에 대한 의무만 있는 게 아니다. [중략] 반면 동기는 같을지라도 비교적 먼 친척에 대한 도움은 기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먼 친척을 도와야 할 때는 법률상의 가족을 도와줄 때처럼 ‘기리에 얽매어있다.”라고 말한다

P172


체감상 느끼는 일본의 가족범위는 한국에 비해서는 굉장히 좁다. 결혼한 순간부터 부모도 남의 가족이 되며 나의 가족은 나와 배우자 혹은 자식으로 좁혀진다. 한국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본어 중에 義理の母(ぎりのはは 시어머니, 장모님)이라는 말이 있는데 직역하면 의리의 어머니, 이 책에 의하면 기리의 어머니이다. 왜 이런 호칭이 붙었을까 궁금했었는데 책에서 친절하게 기술해주었다. 가족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에게 어떤 호의를 베풀 때는 빚을 지운다고 생각하고 또 호의를 받은 사람도 빚을 졌다고 생각하는 문화. 



일본인이 실패와 모욕과 거절에 민감한 측면은 남이 아닌 자신을 괴롭히기 쉽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일본 소설에서는 학식 있는 일본인이 툭하면 이성을 잃고 분노를 폭발하거나 [중략] 마음속에 그리는 높은 이상에 비교했을 때 모든 노력이 사소해 보이는 그런 권태가 아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따른 권태도 아니다.

P207

내가 일본 소설 ( 특히 고전)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이런 부분이었다. 아니 왜 별안간 우울증에 빠져서 자살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지. 한국인 정서에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았다. 왜 일본에는 집회나 적극적인 시위가 없는 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일본. 한국과는 정말 안 맞는군요,.



사실 이 책은 버릴 부분이 하나도 없어서 발췌해서 감상을 쓰는 게 조금 난처했다. 참고로 이 책에서 조건 없이 일본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명확한 이유가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같은 동아시아인으로서 이 저자가 역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도 있었다. 


이 책은 일본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나 일본 문화에 대해서 뚜렷한 논리를 가지고 비판하고 싶은 사람 혹은 일본이 주는 불쾌감을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미묘하게 불쾌감을 느끼곤 하는데 이 책을 읽고 완벽하게 내 심리가 이해가 됐달까?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주신 서평이벤트에 다시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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