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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위한 원칙
리처드 템플러 지음, 이문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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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의 제공을 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

책을 좋아하지만 독서 편식이 심한 나는 비문학보다는 문학을 특히 더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분야의 책을 무려 20권 넘게 읽었는데, 그 분야는 바로 육아.

임신했을 때부터 육아와 관련한 에세이, 철학서, 지식서, 소설, 만화 등을 꾸준히 읽어왔다.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육아나 어린이에 대한 철학서였다.‘아이를 이렇게 키워라라고 말하는 지식서는 읽을 때는 그렇구나싶지만, 막상 현실 육아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웠다.오히려 철학서나 어린이 관찰기 같은 책을 읽을 때 더 깊이 와닿았고, 실제 육아에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도 많았다. 지식서의 경우 왜 그 방법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유가 충분히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기와 어린이 청소녀은 내가 걸어온 삶임에도 낯설고 이질적으로느껴졌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부모를 위한 원칙을 다룬 책을 읽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읽었던 육아서들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이 책은 크게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부터, 성인이 된 자녀를 대하는 태도까지. 다루는 범위는 넓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한 챕터가 10페이지 내외라 부담 없이 발췌독하기에도 좋다.

 

 

 

주말, 아이를 놀이터에 보내고 느긋하게 앉아 책을 읽어나갔다.

나는 학습에서 메타인지가 중요하듯, 자녀 양육에도 메타인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부에서는 잘 되던 메타인지가 육아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가 금쪽이가 될까 걱정하면서도, 정작 내 양육 태도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일은 쉽지 않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육아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

많은 육아서들이 애매모호하게 표현되는 반면, 이 책은 다르다.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고, 그 이유까지 분명하게 설명해준다.

 

 

어떤 친구가 좋은지 나쁜지는 알 수 없는 법이다. 당신이 마음에들어하지 앟는 그 친구는, 슬픔에 빠진 어느날 아이를 웃게 해줄 수 도있다. P271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들의 노력을 알아봐주고 인정해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해한다.

P 154

당분간은 이 책을 교과서처럼 곁에 두고 계속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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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나는 텃밭에 간다 - 판다 할부지 강철원의 다정한 식물 수업
강철원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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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쓴 솔직한 서평입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강철원씨를 아시나요? 아마 판다 신드롬이 불었던 때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일 겁니다. 저는 동물을 아주 좋아하지만 어쩐지 푸바오보다는 판다 할부지 강철원씨의 인상이 마음속 깊이 남아있습니다. 선한 눈매, 다정한 말투만으로도 푸바오와 동물원의 동식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거든요.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는 날 모친상을 당하셨음에도 의연히 푸바오의 할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셨던 부분은 가슴 깊이 남아있어요.

이 책도 제가 상상한 판다할부지 강철원씨와 닮아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문체가 따뜻하고 섬세해서 줄곧 글을 쓰셨던 분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이 책은 판다나 에버랜드 스토리가 아니라 강철원님의 텃밭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저처럼 식물을 사랑하는 식집사분들께 한 권씩 선물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어머니는 원래 욕심이 없으신 분이었는데, 맷돌 호박한테는 과한 애정을 보이시며 거름 욕심을 내시곤 하셨다. 어머니의 그런 마음을 알고 계셨던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맷돌 호박을 심을 자리에 거름을 잔뜩 가져다 두셨다 [중략] 이렇게 무심한 듯 서로를 챙기는 어머니, 아버지의 손길을 통해 맷돌 호박은 무럭무럭 자라났다.

-P 33

학교가 끝나면 꼴을 베어야 하고, 아버지가 안 계실 때에는 구황작물로 식사를 대신해야 했던 어린 시절이었지만 어린 작가님 눈에 느껴졌던 사랑. 그런 사랑을 느끼면서 자랐기에 동물들의 멋진 할아버지가 될 수 있었겠죠.

내친김에 태양초를 만들어 보겠다고 고추를 널어놓은 채반을 양지바른 곳으로 옮겨보았다.

P41

태양초고추라는 건 태양에 말려서 만드는 거구나. 새로 깨달은 지식.

난 아주 어릴 때부터 가지를 먹었다. 익힌 가지가 아닌 생가지를 말이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밭에 가지를 따러 갈 때는 으레 한두 개 정도는 생으로 뚝딱 먹어치웠다.

P44

나만 생가지 먹었던 게 아니구나. 우리 집도 어릴 때는 주택에 살았기 때문에 항상 부모님이 마당에 가지를 심곤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아빠와 손잡고 내복 바지를 벅벅 긁으며 걸어가 쪼그려 앉아 사이좋게 생가지를 간식 삼아 먹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는 배 아프다고 먹지 말라고 말렸지만 그때 먹었던 가지의 맛은 마시멜로보다 더 푹신하고 달콤해서 중독적인 맛이었어요. 지금은 먹지 않지만 금세 그 식감과 달큼함이 생각날 정도로요. 기억 속에 살짝 잊혔던 추억이 떠올라서 괜스레 뭉클해졌던 부분. 방금 수확한 생가지 진짜 맛있죠.

하루는 밭일을 잠시 내려놓고 [중략] 이미 고라니는 내 맘속에서 텃밭의 침략자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작물이 좀 망쳐진다고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옹졸한 마음을 품게 되었을까, 반성했다. 고라니 입장에서 생각하면 텃밭은 맛있는 먹이들이 한데 모여있는 뷔페식당 같은 곳인데, 본능에 이끌리어 내려오는 건 당연했다.

P166

몇 년 전 주말농장을 하면서 이것저것 농사에 손을 대본 경험이 있는데, 작물에 꽤 여러 동식물이 찾아왔어요. 도심 속 주말농장이라 고라니는 찾아오지 않았지만 이름 모를 여러 곤충의 애벌레와 벌과 나비가 찾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도대체 이 큰 도심에 어디에서 온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차피 취미로 하는 거 그냥 마음껏 뜯어먹고 가라는 생각으로 그냥 두었던 기억이 나는데 덕분에 우리는 못생긴 농작물을 먹었지만, 오히려 싱싱하고 건강한 느낌이라 벌레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텃밭 에세이이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동물과 자연에 대한 사랑, 아내와 딸에 대한 사랑, 친구와 사람에 대한 사랑.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는데 며칠 만에 후루룩 읽었을 정도로 좋았어요. 또한 작물 하나하나를 한 해 한 해 더 크고 먹음직스럽게 키워나가는 과정이 담백하고 다정한 문체로 적혀있어 읽는 재미가 컸답니다. 판다할부지, 아니 강철원 작가님의 다음 책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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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정원
아야세 마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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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의 제공을 받아 작성하였으나, 완독 후 솔직한 감상을 적음을 밝힙니다.

 




처음 책 표지를 보고 얼추 에세이 같은 잔잔한 소설이려나 생각했는데, 의외의 세계관이라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소설은 총 6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위기가 비슷하긴 하나 각각의 단편 소설에 사랑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담겨있어서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각 소설 안에는 다양한 세계관이 설정되어 있는데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콘셉트로 둔 걸까요. 어떤 소설에서는 피크민처럼 ( 설마 .... 작가님 피크민 했던 걸까...)

사람 몸에 꽃이나 식물이 자라는 세계관도 있었고, 어떤 소설에서는 사랑을 하면 몸에 돌이 생기고 그 돌을 서로 교환해야 사랑이 성립되는 세계관도 있었고요. 이성적인 성애뿐 만 아니라, 가족애, 우정 등도 다루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 소설집의 주제를 말해주세요 한다면. 사랑이겠지만.

식상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조금은 섬뜩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에피소드도 있었어요.

일본 소설 특유의 분위기라 비 오는 날이나, 차분한 분위기에서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형제자매나 친척도 없고 부모님마저 이미 떠난 가노는 이 세상 누구와도 호적상으로 이어져 있지 않다. 오로지 혼자, 쏟아지는 빛줄기처럼 하늘에 떠있다

P51 ,230밀리미터의 축복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생각해 봤어요 시간이 흘러 엄마도 내 곁에 안 계실 때 난 정말 고아가 되는 걸까. 하고요. 이제는 한 가정을 책임질 나이에 고아라는 말이 어색하고 우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쩐지 공감되는 문장이었어요. 혼자, 쏟아지는 빛줄기처럼 하늘에 떠있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어떤 이별도 상쾌하거나, 완벽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어두운 관능을 안다. 가늘고 가는, 사랑했던 여자의 목덜미가 그늘지기 기다리는 기쁨

P86

. 너무 일본스럽네

깊숙이에서 꺼내기 어렵지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어둡고 심오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에서 아내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고 사랑 하나를 보고 주인공과 결혼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고 게다가 임신 우울증까지 찾아오게 되죠. 결국 남편을 거부하고 처음 남편은 상처를 받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결핍 있는 자신과 비슷해지는 아내를 보며 만족감을 느낍니다. 이걸 사랑이라고 할 수 있나 싶었지만 어느 면에서는 약간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동족 혐오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지만 사실은 인간은 같은 인간에게 가장 끌리고 안정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하는.

 

 

다른 거야 전혀 다른 것이지. 나나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도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우리가 본 적 없는 곳을 향해 우리 생각 따위는 조금도 하지 않은 채 달려가고 있을 거야.

P237

얼마 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우리 아이를 생각했습니다. 아이 걸음으로 15분 남짓 되는 그 길을 씩씩하게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그 어느 때보다 해방감과 상실감을 동시에 느꼈어요. 그렇구나 어린이는 언젠가 내 곁을 떠나겠구나. 지금처럼 씩씩하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즐겁게 떠나간다면 나 또한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줄 수 있겠구나 하는. 너무 갔나 싶지만

이 책에 대한 서평은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좋은 도서를 추천해 주신 인디캣님께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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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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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하였으나.100% 솔직하고 주관적인 감상을 담았습니다]

독서는 꽤 오래동안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부끄럽게도 고전을 읽기 시작한지는 얼마 안되었어요.

작년부터 독파하기 시작한 제인오스틴의 작품을 좋은 기회로 제공받을 수 있었어요.

제가 처음 읽은 제인오스틴의 소설은 오만과편견이었는데요.

솔직하게 읽어왔던 고전 중에 가장 도파민이 폭발했던 소설이었어요. 속이 갑갑해지기도 했지만(...)

그래서 이성과 감성도 아주 기대를 하며 읽었습니다.

500P가 넘는 분량 때문에 읽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화자가 구어체로 전달해줘서 생동감이 있고, 즐거운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어요.

사실 읽으면서 음..오..아...예...가 반복되긴 했는데요. 도대체 여성들아 왜 주체적인 삶을 못살고 남미새가 되는거니...( 결혼하고 자식까지 둔 내가 할 말은 아니다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엘리너와 매리앤 자매입니다.

엘리너는 매우 신중하고, 절제력이 있는 성격입니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캐릭터이고요. 반면에 메리앤은 활발하고 감정에 솔직한 귀여운 매력이 있는 17살 소녀입니다. 각각 에드워드와 월러비와 사랑에 빠지는데요

여기서부터 두통 유발입니다

엘리너의 남편감인 에드워드는 과거 다른 여성과 약혼을 했던 상태에서 엘리너와 사랑의 감정을 나누었고,매리엔의 남자친구 월러비는 매리엔을 호로록 꼬신다음 성공을 위해서 그녀를 버립니다.

(이게뭐죠?)

결론은 스포라 말할 수 없지만, 확실히 고전에서 도파민을 찾고 싶으시다면 완전 추천입니다.

저도 읽다가 머리를 쥐어짜다가 답답한 가슴을 주먹으로치다가 맥주 한잔 마시고 다시읽다가를 반복했던 것 같아요. 한가지 느꼈던 건 지금이나 옛날이나 사랑이란 참 어려운 거구나. 그리고 어떤 시대라도 사랑이란 감정은 보편적인 거구나라는 것을 다시한 번 깨달은 것 같같아요. 이성만으로는 사랑이 완성되기 어렵고 감성만으로도 위험하다는 것을요. 그치만 그걸 알고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한편으로 결혼이라는 제도로 사랑을 묶어두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 불륜 하겠다는 뜻 아님... 전 저의 반려남자를 사랑합니다! 여보 백년해로 하자! )

소설 속의 주인공들도 사랑의 감정보다도 [결혼]이라는 제도와 사회적 시선때문에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처럼 느꼈거든요. 인간이란 복잡한 존재네요

개인적으로 고전의 묘사나 문체를 꽤 좋아하는 편이라 이 소설도 완전완전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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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 엘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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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의 도서제공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의미들
의미들
수잰 스캔런2025엘리

"그것은 내 인생을 이끌어주고 내게 자살(죽음/절망)과 정신의학( 삶/희망) 둘 다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 신념 체계의 종말이었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난 나는 그간 내가 먹어왔던 모든 약과, 내가 의사들과 나눠온 길고도 비싸며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시간들이 시간낭비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이제 그걸 더 믿지 않게 되었다.

P 353"

작가인 수잰스캘런은 어린시절 어머니를 병마로 잃고, 스무살에 자살시도를 한다. 그 후 3년간 정신병원에 장기 입원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그 시절과 그 전, 혹은 그 후에 대한 회고록이다.

스무살의 수잰은 강박적으로 식이를 조절하거나,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삶을 산다. 그 후 지인인(아마도 그당시의 애인이었을지 모르는) 리오와 자살을 결심하지만 리오는 자살을 수잰은 삶을 택한다. 그러나 그리고나서 완전히 자살이라는 선택지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곁에 두면서 더 스스로를 자해하는 삶을 살게되고 결국에는 정신병원에 장기입원을 하게 된다.

요즘은 정신병이라는 키워드 자체가 마치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는 데-첨언하자면 나 또한 꽤나 정신병이라는 말을 유머로 많이 승화시키는 편이기에 읽으면서 상당한 반성을 했다. 내 나름대로는 겪어봤으니 난 유머로 소비해도 돼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건 사실 정말 정신병이 이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수잰이라는 인물이 비록 먼 나라, 다른 세대의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큼 익숙한 감정을 느꼈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많은 여성들이 겪는 강박—식이장애, 외모에 대한 집착, 지나친 책임감—그리고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시선 속에서 작가가 그것들을 하나씩 마주하고 극복해가는 과정이 공감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의 몸은, 나의 근원은 사라져가고 있었고, 나에게서 엄마를 빼앗아 가고 있었다. 그 무엇보다 내 소녀시절을 형성한 건 나에 대한 엄마의 깊은 사랑과엄마의 사라짐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수수 께끼였다. 일치감치 알아버린, 사랑과 죽음의 불가분한 관계.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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