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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 밑줄 긋는 시사 작가의 생계형 글쓰기
김현정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가끔 쓰는 블로그 글 하나 쓰는 데에도 내 집중력을 탈탈 털어 다 쓰고 나면 기운이 주욱 빠지고 피곤해서 단게 땡긴다.
이런 글 쓰는 일을 20년 넘게 연중무휴 써온 사람이 있다.
바로 방송작가 김현정이다.
물론 김현정을 제외하고 다른 방송작가들이며 작가분들 모두 매일매일 글을 쓰고 계시겠지만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를 쓴 작가는 김현정이니 이분만 언급하겠다.
작가 김현정은 2003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시선집중>은 매일 아침에 방송하는 프로그램이어서 방송 전날 밤까지 섭외에 성공해야 해서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그날도 전쟁과도 같은 섭외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쓰레기 만두로 만두 업체들이 줄폐업하던 시기였다. 한 만두 업체 사장님과 통화 하면서 기계처럼 섭외 문구를 늘어놓다가 문득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통화가 끊긴 뒤 다시 연락이 되지 않아 연락처를 알려준 지인에게 알리고 수소문하다 하루가 지나 다음날이 되었는데, 뉴스에서 그 사장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외에도 이라크 무장 세력에게 납치되어 전국민이 납치된 김선일 씨가 무사히 귀환하기를 바라던 때, 현지에 파견된 피디와 연락하다 결국 다급한 슬픈 소식을 들은 적도 있었다.
매일매일 새로운 글을 써야하는 방송작가로써 작가 김현정은 이런 일을 겪어 트라우마가 될 법 한대도, 바쁘게 일을 하며 견뎌냈다고 한다.
작가 김현정의 동네 주민들은 분리수거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이유는, 신문을 네 개 구독하는 작가가 내놓는 신문지를 주워가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채소 다듬을 때, 바닥이 미끄러울 때, 심지어 강아이 배변 치울 때 등 신문지가 요긴하게 쓰인다고 한다. 작가가 이렇게 많은 신문을 읽는 이유는, 수평적으로 읽기 위함이다. 같은 사건을 여러 시선으로 볼 수 있어서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특정 기념일에 예를 들어 수어의 날에는 앵커의 마지막 인사에 수어를 더하는 등 그때그때의 이벤트도 챙겨야한다.
이렇듯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에서는 수천 수만가지 사건을 겪고도 끊임없이 글을 써내야 하는 작가의 고뇌와 분투가 담겨있다.
책을 읽다보면 이렇게나 힘겹게 써내는 사람도 있는데 블로그 글 하나 포스팅하는 게 어렵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