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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홀론 1~2 세트 - 전2권
제레미 오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홀론>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 건, 띠지의 "우주와 시공간을 넘어, 딸에게 가는 아버지의 마음" 문구였다.
우주라는 SF 소재를 아버지와 딸이 이끌어나가는 가슴 찡한 감동 스토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호기심에 이끌렸다.
그런데, 처음 몇 장 읽어보고서는 내 예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홀론>을 쓴 작가 '제레미 오'는 항공우주학을 전공하고 현재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이 인생 루트가 너무 신기해서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는데, 그것보다도 어느 정도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는 다음 내용이 궁금해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첫 장면은 달 옆에 정체모를 동그란 구멍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천문학자들은 그 구멍에 대해서 연구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데, 여러 번의 무인 탐사선을 보내 정말로 구멍이라는 것만 알아내고는 이렇다할 수확 없이 사람들 뇌리에서 그 현상이 사라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전지구적으로 유명한 우주비행사인 '루크'가 비밀리에 탐사선을 하고 그 구멍인 '다크홀'로 비행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루크는 임무 관계자 외의 어느 누구에게도,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말하지 못하고 그저 평소처럼 금방 올 것처럼 아내와 딸과 작별 인사를 하고 출발한다. 동료 두 명과 함께 눈에 띄지 않게 우주선에 탑승하고 발사에 성공해서 지구의 궤도를 타는 것까지 완료했다. 그런데 갑자기 동료들이 반응이 없다. 심장박동 수도 인간의 것이 아닌데다 우주선은 닻에 걸린 듯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가까스로 수동 운전을 해서 혼자서라도 다크홀 탐사를 시도하는 루크.
그런데, 다크홀에 들어서자 칠흑같은 사위 속에 두 동료의 실루엣마저 사라지고 만다. 루크가 거의 삶을 포기하려 했을 때, 우주선이 다크홀을 빠져나오자 바로 앞에 익숙한 행성인 지구가 보인다. 그런데... 지구가 하나가 아니다? 수 백개의 지구가 주욱 늘어서있는 게 보여서 루크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다 '라마'라는 우주 정거장을 발견하고 도킹을 시도하면서 그 지구'들'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나가기 시작하는데, 라마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루크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만다. 루크가 출발한 지구는 '폐기'되었다.
딸 사진을 우주선 모니터 밑에 붙여놓을 정도로 가족을 사랑하는 루크는 당장이라도 다시 지구도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루크의 지구는 사라졌다고 한다. 루크가 그 지구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능을 잃고 폐기처리 되었다는 것이다. 거의 정신이 붕괴된 루크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면서 나 역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없어진 나는, 나로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루크는 라마에서 루크에게 제공하려는 '이주자 교육' 혹은 '이주자 역할' 등을 거부하고 수많은 지구들 속으로 들어가 딸 엠마를 찾으려 한다. 하지만 루크가 있던 지구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지구의 사람들은 루크를 틈만 나면 죽이려 든다. 하루아침에 아내와 딸을 비롯해 고향을 잃어버린 루크의 처절한 몸부림을 지켜보다보면 안타까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