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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
임영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2월
평점 :

<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는 작가분이 프랑스에서 한국 문학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어를 한글로 옮기는 것도 힘들텐데 프랑스어로 한글을 옮기다니, 프랑스 국민인걸까? 하는 궁금증부터 생겨나더라고요.
작가 임영희는 1988년 프랑스로 유학을 와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런데 박사까지 취득했지만 프랑스에서 전공을 살펴 취업하기가 힘들어지자 이것저것 찾아보다 한국어 관련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다가 좀더 나아가 한국을 프랑스에 알리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을 때 한국 문학 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지원한다는 공고를 보게 됩니다.
그렇게 번역 일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게 풀리지는 않는 법이지요.
알음알음 유명한 교수와 관련된 사람이나 이름이 알려진 집단 소속이어야 가능성이 있지, 일반 개인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고 낙담했지만 계속해서 도전한 끝에, 조정래 작가의 소설집 <유형의 땅>을 첫번째로 번역하여 출판에 성공하게 됩니다.
첫 작품에 성공하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번역 일을 찾으며 노력하며 점점 프랑스에서 번역의 바운더리를 키워나가던 어느 날, 북한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게 됩니다.
북한 정부의 시민을 향한 폭력적인 행태 등을 고발한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을 출판하려다가 어마어마한 반대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번역가가 번역할 작품을 선택하고 책으로 출간하는 과정이 이토록 지난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 작가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위험을 감수해서까지 이 실태를 알리기 위해 출판하려 원고를 내놓았는데, 주변에서 이 작품은 반공주의 선전용이다 어쩐다, 문학적 가치가 없다 어쩐다 등등 모순적인 말들을 늘어놓습니다.
작가는 그 이야기들에 휩쓸리지 않고 온전히 작품성과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이 역시 해결해나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을 번역하는 일이란, 어떤 작가의 목소리를 다른 나라 언어로 확성기를 사용하듯 세상에 전달할 수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연히 재미있는 작품을 번역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만 하던 차였는데 조금 더 진지하게 다가가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달까요.
하지만 이렇게 한국이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번역가 한 명이 한국의 여러 문학들을 소개하며 점차 바뀌어가는 인식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에 짜릿함을 느껴봅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