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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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나는 학창 시절 내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단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다. 고전 소설을 읽을 때에도 데미안은 마치 이미 읽은 것처럼 느껴졌기에 내 손안에 들어오지 못했다. 그러다가 열림원에서 출판된 데미안을 보는 순간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말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이 도착하자마자 책을 펼쳐 들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10대 남자아이인데, 그 나이 또래 남자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호기심이 많고 자신의 생각을 아주 잘 표현해서 마치 나도 10대 아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느 날 상급자 아이와 같이 있는 순간이 왔는데 그 아이가 무서워서 싱클레어는 두려운 마음에 자신이 도둑질을 한 적이 있다고 거짓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 이야기를 들은 상급자 아이는 싱클레어의 집까지 따라와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을 하며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 부분에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그렇게 추천받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싱클레어는 분명 자신이 하지도 않았던 일을 거짓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협박에 굴할 필요가 없는데, 그 아이가 무서워서 그랬는지 단번이 주눅이 들어버린다. 부모님께 이야기하거나 친구나 학교 선생님에게만 이야기했어도 이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 텐데 싱클레어는 그러지 않는다. 혼자 대단한 상상을 하고 자신의 감정에 몰입해서 자신만의 우주를 만들어 들어가 버린다. 이런 차에 학교에는 데미안이라는 남학생이 전학을 온다. 부유한 미망인의 아들이라는 데미안은 나이에 비해 굉장히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풍겼다. 같은 또래들과 함께 있어도 또래 같아 보이지 않았으며 말투와 행동이 우아하고 고급스러워 싱클레어의 눈에는 마치 왕자님이 농사꾼 아들들 속에서 어울리려고 용쓰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날 상급자 아이에게 또 협박을 들었던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만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그 아이에게 협박 받는 걸 봤음에도 크게 티 내지 않고 어른스럽게, 논리적으로 싱클레어에게 조언을 해준다. 하지만 싱클레어는 겁이 잔뜩 난 상태였기에 데미안에게 상관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날 이후 싱클레어는 그 상급자 아이에게서 자유의 몸이 된다. 자유가 된 싱클레어의 생각은 마치 천국에서 뛰어노는 어린 양과 같았다. 얼마나 억압되어 있었는지 그제야 부모님께 그동안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 이후, 싱클레어는 조금씩 조금씩 데미안에게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나간다.


상급반 아이에게 주눅 들어 기를 펴지 못하던 싱클레어의 머릿속 생각들에 아주 깊은 영향을 받았다. 헤르만 헤세의 이런 표현들이 그를 문학의 거장으로 만든 모양이다. <데미안>이 청소년들에게 추천 도서로 꼽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주인공이 여러 풍파에 휘말리다가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그 풍파에 직접 부딪혀서 어려운 상황에서 헤어 나오는 것. 문학을 읽으면서 간접 경험을 함으로써 무의식중에 나도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이렇게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정말이지, 유명한 고전 소설은 직접 읽어야 그 이유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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