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칭 더 보이드
조 심슨 지음, 김동수 옮김 / 리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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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칭 더 보이드>는 작가 조 심슨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글로 쓴 이야기이다. 조 심슨은 친구 사이먼 예이츠와 안데스산맥의 '시울라 그란데'라는 빙벽을 오르다 사고를 당한다. 그 후 간신히 살아돌아오는 과정을 생생하게 글로 표현했는데, 검색해 보니 2023년에 번역된 <터칭 더 보이드>는 1991년에 <친구의 자일을 끊어라>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바 있었다. 그 후 2004년에 <난, 꼭 살아 돌아간다>로 두 번째 번역이 되었다가 이번에 세 번째로 번역을 하게 된 것이다. 2003년에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으며 한국에는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이 정도면 <터칭 더 보이드>라는 작품이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가졌는지 알 수가 있는데, 나는 이번에 번역된 책으로 처음 알게 되어서 굉장히 유감이다. 이만큼 이야기를 늘어놓았으면 어떤 이야기인지 짐작이 갈 수도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히말라야와 같은 산악 등반 영화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필름을 감는 것 마냥 흘려보내듯이 떠올리게 되었다. 게다가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런 말을 가장 먼저 읽도록 적어놓았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분도 내가 느꼈던 고통을 한껏 즐기기 바랍니다."


이 문구를 읽고서는 책을 읽으며 조 심슨이 언제 사고가 나는지 얼마나 더 읽으면 그 사고 장면이 나오는지 생각하면서 스릴러 영화를 보듯 긴장하며 작가의 서술을 따라갔다. 읽어나가면서 이거 혹시 실제 에피소드가 아니라 이 작가가 지은 소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장면 하나하나 몰입도가 매우 높아서 함께 빙벽을 오르는 사이먼과 조가 바로 내 옆에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바로 옆에서 등반하던 사람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직접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 보고, 바로 앞에 크레바스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다가갔다가 떨어질 뻔한 기분도 마치 내가 직접 겪은 것처럼 생생한 듯했다. 급기야 저자는 책 초반에 곳곳에 등반하는 과정의 코스를 그려놓은 그림을 실어두었다. 어디로 나가아고 있는지, 곧 사고 지점에 닿게 되겠구나 예상하게 만드는 용도로 넣어둔 것이라고 생각하니 저자가 이야기한 '내가 느꼈던 고통'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좀 더 젊고 힘이 넘쳐나고 체력이 좋았던 때에는 겨울 한라산 등반 정도는 별거 아니니까 나도 언젠가 히말라야나 유명한 한 몇 개 정도는 올라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다. 다만, 지금처럼 무더운 날씨에 차가운 산의 공기를 간접적으로 느껴보고자 한다면 <터칭 더 보이드>만한 책이 없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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