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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평점 :

내가 기억하는 끊임없이 책을 출간하는 소설 작가가 네 명 있다. 기욤 뮈소,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그리고...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히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출간하는 작품마다 과학과 판타지성이 짙은 이야기어서 감탄만 나왔었다.
베르베르에게 꽂힌 작품은 단연 '개미'.
제목을 어떻게 개미로 지을 수 있는지 단순히 그게 궁금해서 책을 펼쳐들었는데 그 순간부터 소설에 빠져들어 읽었었다.
그 이후 나온 작품들 모두 항간에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에 읽었던 베르베르의 작품은 '기억'이었는데...
열린책들에서 베르베르의 에세이가 나온다고 하여 아주 설레고 기쁜 마음에 거의 달려들듯이 책을 집어 들었다.
자전적 에세이라고 하는데 베르베르가 어떻게 그 많은 작품들의 아이디어를 얻고 쓰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는 책인 것 같았다.
베르베르는 어릴 때부터 남들과 다른 아이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준 영향으로 머릿속에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에 빠져들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다양한 인물들에 흥미를 느껴 깊이 파헤치기도 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스칸디나비아 등 가리지 않고 온갖 나라의 이야기를 꿈으로 꾸기도 했다. 그러다 어머니께서 그림을 배우게 해준 적이 있었는데, 잘 그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현재 자신의 관심사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학교에서도 수시로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어느 날 친구가 죽은 쥐를 먹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을 그림으로 그리기도 했다.
예술가적 재능이 뛰어났던 베르베르는 호기심도 강했는데, 어릴 적 키우던 반려동물들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을 궁금해하기도 했다. 그러다 정원의 나무를 관찰하다가 개미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발견했다. 개미는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치거나 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을 수 있었다. 그러다 개미 몇 마리를 잡아서 유리병에 키워보기도 했는데, 유리병에 담긴 개미를 관찰하던 베르베르는 개미를 관찰하는 자신도 다른 존재에게 관찰을 당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 생기고, 그 질문들을 점점 발전시켜가면서 상상 속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겨보았다. 그러다 여덟 살 때 여덟 장짜리 이야기를 쓰는데, 그것이 바로 '개미'의 초기 버전이었다고 한다.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쓴 소설 작가여서 그런 것일까, 에세이가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자신을 어떤 다른 상상 속 인물로 창조한 듯했다. 정말 특출난 작가는 어릴 때부터 남다는 생각과 행동을 한다니 너무나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야기를 짓는 것뿐만 아니라 베르베르는 수학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입시 시험을 보는데 다음 장이 있는 줄 모르고 남은 시험 문제를 안 풀었다고 한다. 만약 모든 시험 문제를 다 풀었다면 현실 속 유명한 소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없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항상 생각한다.
책장이 넘어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은 끝이 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도 한 권의 472쪽짜리 책으로 끝이 나고야 말았다.
그래도 말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또 새로운 책을 출간했다.
<꿀벌의 예언>이다!
지구에서 꿀벌이 없어지면 인류 멸종까지 단 5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제는 새로운 책이 나왔다고 하면 상상이 되는 게 있다.
환경 문제로 꿀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가 <꿀벌의 예언>을 쓰게 된 게 아닐까?
이번 책은 또 얼마나 재미있을지 궁금할 뿐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