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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걸었습니다 - 굽이지고 흔들리는 인생길에서 마음근육을 키우는 법
박대영 지음 / 이새 / 2023년 4월
평점 :
절판

책을 고를 때는 항상 표지를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때그때 끌리는 제목과 표지를 선택하는 편인데, <흔들릴 때마다 걸었습니다>는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서 크게 치여버렸다.
인문 감성 에세이라고 표지에서부터 소리치고 있는 듯 푸른 바다와 고요한 하늘 사이로 걷는 사람이 너무 감성적이라 나도 이렇게 걷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흔들릴 때마다 걸었습니다>를 쓴 저자 박대영은 SBS에서 30년째 방송기자로 재직 중이며 도보여행가라는 말을 붙였다. <흔들릴 때마다 걸었습니다> 외에 <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걸었다>라는 도보여행 인문 에세이도 썼다고 한다.
길을 걸으면서 무언가를 생각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최근에 걸었던 걸 생각해 보면 그저 '빨리 출근해서 오늘 할 일을 끝내버려야지', '집에 가면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자', '피곤하다, 빨리 쉬고 싶다' 이런 생각만 했던 것 같은데.
머릿속에 복잡할 때마다 저자 박대영은 걸었다. 저자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자연 속을 걷는다'라는 행위 자체가 그에게 즐거움이라고 한다.
<흔들릴 때마다 걸었습니다>에서는 각 챕터마다 책 한 권씩을 다루고 있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챕터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룬 챕터 2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파트였다.
이 챕터에서 저자는 북한산을 걷는다. 몇 년 전 걸었던 북한산의 그 풍경들을 생각하며 저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북한산을 오르며 함께 걷는 동행자가 있었는데 저자는 그때 '그리스인 조르바'와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였나 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이야기한 이유가 말이다.
하도 유명한 고전소설이다 보니 일찌감치 나도 <그리스인 조르바> 책을 구입해뒀다. 그런데 두꺼운 두께의 질감 때문인지, 이곳저곳에서 들은 이야기가 많았던 탓인지 책꽂이에 꽂아두고 아직까지 펼쳐보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챕터를 읽으면서 다시금 읽어봐야겠다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조르바는 자유와 열정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경험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소설 속 화자인 주인공이 책을 붙들고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결국 주인공은 조르바의 영항으로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느끼고 받아들이게 되고 비로소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는 것에 눈을 뜨게 된다.
자유로운 영혼을 추구하는 책이라서일까, 도보를 여행하는 저자의 이야기와 너무나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는다는 것은 운동일 뿐이라고 생각해온 나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깨닫는 데 걷기다 도움이 된다는 것을 또 책으로 배운다.
이제 날씨도 따뜻해졌는데 가볍게 동네 산책을 나가봐야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