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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 삶의 여백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김신지 지음 / 잠비 / 2023년 1월
평점 :

몇년 전, 직장 생활이란 게 정말 이렇게 지속되어야 하는가 하며 번아웃을 느끼고 있었던 여름이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마침 근처에 있던 교보문고에 들어가 하릴없이 책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사람이 맥주잔에 걸터앉아있는 샛노란 책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을 살펴봤더니 <평일도 인생이니까>라는 책이었다. 바로 집어 들어 목차를 훑어보고 읽어나가다가 약속시간이 되어 홀린 듯이 값을 치르고 교보문고를 나왔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위안을 받았던 책이었는데 그 책을 썼던 김신지 작가님의 새 책이 나왔다. 그것이 바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쩜 그리 책 제목도 공감을 불어일으키는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시간과 돈을 맞바꾸는 느낌이라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던 참이어서 이번에도 자연스레 새 책에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김신지 작가는 <평일도 인생이니까>에서는 직장 생활이 힘들지만, 그만큼 힘들게 일하고 주말에 달콤한 휴식을 취하니 평일도 소중하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면,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에서는 현재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출판한 작가가 되었더니 온 집안에 자랑거리가 되었는데 책 제목을 정확히 몰라서 생겨난 웃픈 일, 아버지를 뵈러 갔다가 아버지 친구분들을 모두 만나 인사하게 되었던 일, 어린시절의 추억도 떠올려보고, 직장 밖의 삶을 꿈꾸다 결국 이루어내는 일 등등..
물론, 직장 밖의 삶에 대해서 가장 흥미롭게 읽긴 했다. 이직 고민을 하고 있는 나도 대출 걱정, 생활비 걱정을 하면서 직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보내는 하루에 적어도 8시간의 시간을 직장 밖에서 보낸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김신지 작가는 이제 그 시간들을 자신을 더 소중히 여기는 데에 쓰기로 했다. 하고 싶었던 읽고 쓰는 일을 하고 있으며,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나도 내 시간을 좀 더 확보하는 데 노력해야겠다' 다짐하게 만드는 책도 출판했다.
그러니 이제 나도 내 시간을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곳에 쓰기로 마음을 먹는다. 시간과 돈을 맞바꾸는 일보다 시간이 지나면 좀 더 보상이 큰일을 하기로, 내 시간을 좀 더 알차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말이다.
나도,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